정부 ‘규제 완화’ 나서…차바이오앤 최대 수혜주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하나대투증권 이알음·이정기·황세환·이원식 애널리스트가 펴낸 ‘병원 산업’을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 등은 정부의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으로 병원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화제의 리포트] 한국의 병원 산업, 드디어 ‘성장판’열렸다
정부는 2013년 12월 13일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서는 특히 보건·의료 분야의 변화가 눈에 띈다. 이 분야의 주요 내용은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목적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며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범위 또한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의료법인 간의 합병을 허용했고 ▷신의료기기 조기 출시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법인 약국을 허용하는 한편 ▷공항·지하철·도심지 및 주요 관광지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외국어로 표기된 의료 광고를 가능하게 했다. 이와 별도로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 허용을 포함한 보건·의료 부문 투자 활성화 관련 법안이 발표되는 등 의료기관의 수익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며 병원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 관광 보다 활성화될 듯
현재 국내법은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자격을 의사와 비영리법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병원은 병원에서 발생한 수입을 반드시 병원에만 재투자(시설 보수, 의료기기 구입, 직원 월급 등)해야 한다는 제약을 두고 있다. 병원에 대해 제약이 있는 주요 원인은 건강보험 제도에 있다. 한국은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환자는 30%의 본인 부담금만 부담하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정부의 부담이 큰 제도다. 그래서 의료 수가, 즉 가격이 제한되고 있다. 가격이 제한되니 병원의 이익 창출 역시 제한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의 의료 서비스 산업 규모는 꾸준한 성장 추세에 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9.3%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 성장세와 달리 병원들의 순이익률은 정체 상태다. 한국 병원들의 평균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2011년 기준으로 2.5% 수준이다. 특히 2009년 이후 의원급 병원을 제외한 중·대형 병원들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제한된 의료 수가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 병원들이 병상 수 확대라는 외형 중심의 성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프라 및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병원은 병원의 제한된 수익만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병원 산업은 내수 시장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언제까지고 규모를 늘릴 수 없다는 뜻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한계에 다다르면 투자 여력은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 수가를 올려야 하는데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이나 정부의 부담을 생각할 때 의료 수가를 쉽게 올리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정부는 국민의 복지 증진을 위해 포괄수가제도,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등의 제도를 도입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이는 곧 앞으로 의료 수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을 막기 위해, 즉 병원의 수익성을 보존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결국 정부가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통해 규제를 완화해 주고 대책이 잘 작동한다면 병원의 성장성은 커진다.

정부의 부담이 커지지 않으면서도 의료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외 환자 유치, 즉 의료 관광객을 늘리는 것이다. 또 해외에 있는 병원을 세우거나 현지 병원을 인수·합병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직접 해외 진출은 여건상 그리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의료 관광이 더 주목받고 있다. 다행히 한국의 의료 관광 환자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 관광 시장은 차별적 기술을 보유한 성형외과·안과·피부과가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의료 관광객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49%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면 한국의 병원 산업은 매출 규모를 키우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의료 관광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영리 병원들은 연간 1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영업이익률 또한 1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볼 때 해당 업종 내 대표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차바이오앤·아이센스·인성정보를 관심 종목으로 제시한다.

차바이오앤은 지난 1월 23일 광학사업부의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 존속회사인 차바이오앤은 디오스텍(신설 회사) 분할 이후 향후 병원 사업 및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차바이오앤은 두 가지 주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먼저 1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2014~2015년 중 미국 병원을 추가로 인수·합병할 계획이다. 또 아시아 시장 내 세포 치료제 전문 병원을 설립해 고부가가치 병원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투자 포인트는 차그룹이 보유한 병원 운영 노하우와 국제줄기세포임상센터의 높은 기술력 및 시설이다. 또 다양한 줄기세포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차움’으로 쌓은 차별화된 건강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경쟁력 있는 의료 장비 기업도 ‘주목’
차바이오앤이 병원 사업에 보다 집중함에 따라 사업의 가치가 더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 중소형 병원들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평균 15배의 주가수익률(PER)을 적용받는다. 이 멀티플(미래 수익 창출력)을 적용하면 이 회사에 대해 시가총액 8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차바이오앤의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 2000억 원 정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앤의 목표 주가를 1만5000원으로 정했다.

아이센스는 의료·환경·산업용 센서 및 계측기를 개발, 제조하는 회사다. 2013년 기준 주요 매출처는 혈당 스트립(시험지) 84.2%, 혈당 측정기 11.3%, 혈액 분석기 3.9%, 기타 0.6%다. 현재 원격의료 부문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기는 혈당 측정기다. 당뇨 환자는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혈당 측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가 본격 시행되면 집에서 혈당을 측정한 뒤 측정 데이터를 의사에게 보내 진단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6% 늘어난 1099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3% 늘어난 17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화제의 리포트] 한국의 병원 산업, 드디어 ‘성장판’열렸다
인성정보는 정보기술(IT) 인프라 사업과 원격의료 관련 IT 기기, 솔루션 개발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다. 종속회사를 통해 소프트웨어 도매 사업, 네트워크 장비 도매 사업을 아우르는 IT 엔니지어링 기업이다. 이미 2001년부터 원격의료 관련 사업을 시작했고 ‘하이케어’라는 자체 브랜드도 가지고 있다.

인성정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개발한 ‘HX-461’이 한국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2013년 유럽의 로보틱테크놀로지와 약 45억 원의 공급 계약을 체결해 프랑스 시장에 원격의료기를 공급 중이다. 2015년까지 추가로 3000대의 단말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의 정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원격의료 장비에 대해 유일하게 수주 실적을 갖추고 있어 원격의료가 본격 시행되면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