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완화’ 나서…차바이오앤 최대 수혜주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하나대투증권 이알음·이정기·황세환·이원식 애널리스트가 펴낸 ‘병원 산업’을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 등은 정부의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으로 병원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화제의 리포트] 한국의 병원 산업, 드디어 ‘성장판’열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80786.1.jpg)
의료 관광 보다 활성화될 듯
현재 국내법은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자격을 의사와 비영리법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병원은 병원에서 발생한 수입을 반드시 병원에만 재투자(시설 보수, 의료기기 구입, 직원 월급 등)해야 한다는 제약을 두고 있다. 병원에 대해 제약이 있는 주요 원인은 건강보험 제도에 있다. 한국은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환자는 30%의 본인 부담금만 부담하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정부의 부담이 큰 제도다. 그래서 의료 수가, 즉 가격이 제한되고 있다. 가격이 제한되니 병원의 이익 창출 역시 제한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의 의료 서비스 산업 규모는 꾸준한 성장 추세에 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9.3%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 성장세와 달리 병원들의 순이익률은 정체 상태다. 한국 병원들의 평균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2011년 기준으로 2.5% 수준이다. 특히 2009년 이후 의원급 병원을 제외한 중·대형 병원들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제한된 의료 수가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 병원들이 병상 수 확대라는 외형 중심의 성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프라 및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병원은 병원의 제한된 수익만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병원 산업은 내수 시장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언제까지고 규모를 늘릴 수 없다는 뜻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한계에 다다르면 투자 여력은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 수가를 올려야 하는데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이나 정부의 부담을 생각할 때 의료 수가를 쉽게 올리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정부는 국민의 복지 증진을 위해 포괄수가제도,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등의 제도를 도입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이는 곧 앞으로 의료 수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을 막기 위해, 즉 병원의 수익성을 보존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결국 정부가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통해 규제를 완화해 주고 대책이 잘 작동한다면 병원의 성장성은 커진다.
정부의 부담이 커지지 않으면서도 의료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외 환자 유치, 즉 의료 관광객을 늘리는 것이다. 또 해외에 있는 병원을 세우거나 현지 병원을 인수·합병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직접 해외 진출은 여건상 그리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의료 관광이 더 주목받고 있다. 다행히 한국의 의료 관광 환자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 관광 시장은 차별적 기술을 보유한 성형외과·안과·피부과가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의료 관광객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49%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면 한국의 병원 산업은 매출 규모를 키우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의료 관광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영리 병원들은 연간 1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영업이익률 또한 1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볼 때 해당 업종 내 대표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차바이오앤·아이센스·인성정보를 관심 종목으로 제시한다.
차바이오앤은 지난 1월 23일 광학사업부의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 존속회사인 차바이오앤은 디오스텍(신설 회사) 분할 이후 향후 병원 사업 및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차바이오앤은 두 가지 주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먼저 1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2014~2015년 중 미국 병원을 추가로 인수·합병할 계획이다. 또 아시아 시장 내 세포 치료제 전문 병원을 설립해 고부가가치 병원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투자 포인트는 차그룹이 보유한 병원 운영 노하우와 국제줄기세포임상센터의 높은 기술력 및 시설이다. 또 다양한 줄기세포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차움’으로 쌓은 차별화된 건강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경쟁력 있는 의료 장비 기업도 ‘주목’
차바이오앤이 병원 사업에 보다 집중함에 따라 사업의 가치가 더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 중소형 병원들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평균 15배의 주가수익률(PER)을 적용받는다. 이 멀티플(미래 수익 창출력)을 적용하면 이 회사에 대해 시가총액 8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차바이오앤의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 2000억 원 정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앤의 목표 주가를 1만5000원으로 정했다.
아이센스는 의료·환경·산업용 센서 및 계측기를 개발, 제조하는 회사다. 2013년 기준 주요 매출처는 혈당 스트립(시험지) 84.2%, 혈당 측정기 11.3%, 혈액 분석기 3.9%, 기타 0.6%다. 현재 원격의료 부문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기는 혈당 측정기다. 당뇨 환자는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혈당 측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가 본격 시행되면 집에서 혈당을 측정한 뒤 측정 데이터를 의사에게 보내 진단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6% 늘어난 1099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3% 늘어난 17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화제의 리포트] 한국의 병원 산업, 드디어 ‘성장판’열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80787.1.jpg)
인성정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개발한 ‘HX-461’이 한국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2013년 유럽의 로보틱테크놀로지와 약 45억 원의 공급 계약을 체결해 프랑스 시장에 원격의료기를 공급 중이다. 2015년까지 추가로 3000대의 단말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의 정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원격의료 장비에 대해 유일하게 수주 실적을 갖추고 있어 원격의료가 본격 시행되면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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