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자지만 한국선 가맹점 비중 낮아…드라이브 스루 매장 인기

퀵 서비스 레스토랑(Quick Service Restaurant) 시장의 선두 주자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록이 1955년 첫 프랜차이즈 매장을 연 이후 전 세계에 ‘햄버거 왕국’을 건설해 왔다. 3만4000여 매장 가운에 80% 이상을 프랜차이즈로 운영하고 있는 등 글로벌 최대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1988년 강남구 압구정동 1호점이 첫선을 보인 이후 현재까지 34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가맹점은 53개, 15.4%로 글로벌 기준에 비해 프랜차이즈 비율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국맥도날드도 2010년부터 가맹 사업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최근 다시 한 번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올해 중 가맹점을 2배 늘려 103개의 가맹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버거 업계 빅 3인 롯데리아·맥도날드·버거킹 중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롯데리아다. 지난해 12월 기준 1157개 매장 중 1036개, 90% 이상이 가맹점이다. 30년 넘게 직영 체제를 고수해 온 버거킹코리아도 소유주가 두산그룹에서 보고펀드로 바뀐 뒤 지난해 강남권에 첫 가맹점을 냈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5년 이내 총 300개 매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버거 업계 창업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맥도날드 프랜차이즈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중요한 성공 요인은 동일한 품질과 서비스를 전 매장에 균일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시스템 없이 몸집만 불리는 프랜차이즈는 난관에 봉착하며 주먹구구식 확장 전략은 결국 가맹점주의 피해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맥도날드는 가장 큰 성장 요인을 상생 원칙에서 꼽는다.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사업은 창업주인 레이 크록의 ‘세 다리 의자’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레이 크록은 “당신들이 1달러를 벌면 그다음 우리가 1달러를 번다”고 말하며 맥도날드 본사와 프랜차이즈 파트너와 협력업체가 삼각형을 이뤄 동반 성장할 것을 강조했다. 이런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맥도날드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창업] ‘연내 2배’ 프랜차이즈 확대 나선 맥도날드
가맹점주 까다롭게 고른다
우선 가맹점주를 까다롭게 선정한다. 한국맥도날드가 2010년 가맹점 확대 방침을 밝힌 이후 현재까지 매장 수가 53개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 류지은 과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사와 지속 가능한 상생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가맹점주를 ‘프랜차이즈 오너’라고 부른다. 오너처럼 책임지고 비즈니스를 할 것을 기대해서다. 그래서 ‘부업’이 아닌 ‘전업’으로 매장을 운영할 이를 찾는다. 자본을 투자할 뿐만 아니라 직접 오너가 매장을 책임지고 관리 운영할 것을 주문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자기 사업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이들을 선호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투자 개념으로만 접근하면 가맹점 승인을 내주지 않고 공동투자나 위탁 경영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프랜차이즈 오너는 오픈하는 매장이 있는 지역에 거주해야 한다. 만약 서울에서 대전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면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가맹 계약은 기본 10년 단위로 맺는다. 장기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계약 기간을 길게 잡고 있다. 맥도날드는 10년 이상, 대를 이어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이상적인 방향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한 명의 오너가 사업을 확장해 다수 매장을 운영하며 해당 지역에서의 고용 창출과 사회 공헌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미국에서는 한 명의 오너가 한 주에 있는 맥도날드를 모두 운영하는 사례가 있으며 한국에서는 한 명이 최대 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3개 매장을 운영하는 이도 여럿 있으며 현재 총 40명이 5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 시너지 창출을 위해 같은 지역 내 매장을 오픈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만약 10년 이상 사업을 지속할 경우 재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10년 단위 계약…이익률은 18~19%
모든 계약 방식은 임대 혹은 전대 계약이다. 다시 말해 맥도날드가 직접 건물주와 임대 계약을 진행하고 가맹점 사업자는 맥도날드에 임차료를 지급하는 것이다. 창업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매장을 오픈할 수 있다. 첫째, 기존 직영 매장을 가맹점으로 인수하는 방법이다. 이때 매출액이나 수익 구조를 미리 그려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전 세계 맥도날드가 고수하는 방식이다. 신규 창업자는 투자금과 거주 지역 등을 고려해 본사가 제안하는 직영 매장에 창업할 수 있다. 이후 사업이 확대돼 두 번째 매장을 낼 때는 기존 직영 매장이 아닌 신규 매장에 오픈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점주들이 선호하는 매장은 ‘드라이브 스루’로, 전국 130개 매장 중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는 인스토어 매장, 배달이 가능한 딜리버리 매장, 24시간 매장, 맥 카페 운영 매장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매장 플랫폼과 위치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가맹점을 열기 위한 총 비용은 약 6억~8억 원 선이다.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는 만큼 수익성은 괜찮을 걸까. 맥도날드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맹 사업을 시작한 사람 중 중도에 망하거나 계약을 해지한 사례는 단 하나도 없다”며 “까다롭게 파트너를 뽑는 만큼 수익 구조는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매장을 연 첫해의 예상 이익률은 18~19%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부문은 식재료비·인건비·서비스비(로열티 개념, 총 매출의 5%) 등이다.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 또 하나 독특한 부분은 모든 식재료는 별도의 협력 업체와 거래한다는 점이다. 본사가 식자재를 판매, 납품하는 구조가 아니라 오뚜기·신세계푸드 등 검증된 협력업체와 프랜차이즈 매장 간 직접 계약을 통해 식자재를 직영점과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받게 한다. 식자재 공급에서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맥도날드 본사는 점주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컨설팅, 마케팅, 제품 및 품질관리 등을 지원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창업 문외한도 프랜차이즈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게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예비 점주를 위한 9개월 교육과정이 유명하다. 맥도날드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은 필수적으로 하루 8시간씩 9개월간 교육을 받아야 하며 매장에서 직접 크루(아르바이트)부터 매니저까지 체험해야 한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 때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맥도날드 가맹점주들은 30~60대로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으며 창업 이전 모두 사회 경험이 있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대를 이어 경영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김수환 맥도날드 부산 사직점·초읍DT점 오너
[창업] ‘연내 2배’ 프랜차이즈 확대 나선 맥도날드
“사람 소중히 여기는 경영 마인드에 공감”

김수환 프랜차이즈 오너는 1994년 대기업에서 퇴직한 후 1996년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1호 매장을 부산 사직점에 오픈했다. 지난해 11월 2번째 매장을 인근에 열어 맥도날드의 성공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

“포스코 기업문화실에서 근무하던 시절 맥도날드 기업 문화를 접하면서 호감이 생겼고, 맥도날드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프랜차이즈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1996년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1호 매장인 부산 사직점을 오픈했습니다.”

맥도날드 매장 운영에는 평균 60~70명의 인력을 필요로 한다. 김 오너는 앞으로도 사직점과 초읍DT점을 기점으로 매장을 차츰 늘리고 싶은 포부를 갖고 있는데,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더 큰 성장의 무대를 열어주고 싶다고 한다.

“맥도날드는 성장에서 ‘사람’을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내 경영 마인드도 이와 똑같습니다.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의 성장 근간은 직원들의 성장이라고 믿습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