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중심 차별화 불가피…노령화·인구감소 영향 주목해야

좌담 참석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 실장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부동산 시장 봄날은 오는가_전문가 좌담] “부동산 시장 더 이상의 추락은 없다”
폭설이 맹위를 떨치며 동장군의 위세가 매섭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만큼은 벌써 봄기운이 도는 듯하다. 취득세 영구 인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그동안 업계 관계자들이 줄곧 폐지를 요구해 왔던 ‘3대 대못’이 뽑히며 본격적인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거래량, 경매 낙찰가율, 미분양 해소, 대출 증가 등 주요 지표도 일제히 상승세다. 부동산 시장 ‘바닥론’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학계·금융계·업계를 대표하는 전문가 3인이 향후 부동산 시장을 전망했다.


사회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돈다고 하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박상언 대표(이하 박 대표) 일단 지표를 보면 알 수 있어요. 부동산 관련 지표 중 가장 중요한 게 거래량인데, 지난해 1월에 비해 4배나 늘었죠. 경매 낙찰가율도 매매의 선행 지표로 보는데, 역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낙찰가율과 매매가는 함께 움직입니다. 미분양도 급격히 해소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 컨설팅 수요도 늘었습니다. 지방, 심지어 외국에서도 많은 문의가 오고 있죠.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바닥을 다지며 올라가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홍석민 실장(이하 홍 실장) 올 들어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은행권에선 주택 담보대출이 증가하고 있죠. 작년에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대출 같은 정책 모기지가 대출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이와 함께 일반 대출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주택 경기 회복의 선행 지표라고 볼 수 있죠.

심교언 교수(이하 심 교수)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상승 추세라기보다 ‘더 이상의 추락은 없다’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재건축 시장의 강세, 신규 분양 호전 등 개선 추세는 확실합니다. 이것이 L자형으로 급격히 상승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최근에는 철저하게 주택 수급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데, 위례, 미사지구 등이 비슷한 시기에 몰려 있어 공급 물량 폭탄이 될 수 있어요. 부동산은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와 연계됩니다. 우리 경제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인지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죠.


최근 시장이 기지개를 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심 교수 모든 게 수요 공급의 문제입니다. 최근까지 주택 구입 수요가 없다가 4·1대책, 8·28대책으로 살아나기 시작한 거죠. 공급(입주) 물량도 그리 많지 않았어요. 수요는 바닥에서 조금씩 올라오는데, 공급은 과거보다 줄어든 거죠. 수도권은 2000년 이후 50~70%가 공공 물량이었다가 최근에 정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급이 주니 가격이 오르는 거죠. 정부가 내놓은 수요 진작 대책들도 효과를 봤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전세 문제가 크다고 봐요. 전셋값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고 물량 자체도 없으니 수요로 전환될 수밖에 없죠. 전셋값의 비정상적 급등 현상이 매매 수요를 견인했다고 봅니다.

대폭적인 규제 완화도 역할을 했어요. 1+1 재건축, 용적률 완화, 수직증축 리모델링, 취득세 영구 인하 등으로 시장 분위기 자체가 좋아졌어요. 정부도 내수 경기를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핵심은 부동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은 부동산 투자 비중이 월등히 높은 나라죠. 부동산 가격과 김치냉장고 판매량 추세가 거의 같다는 재미있는 통계도 있는데, 요즘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홍 실장 부동산 시장이 바닥이냐 아니냐를 정확히 짚어내기는 어려워요. 실제로 바닥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지금까지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에요. 5년 전 최고점과 비교하면 실질 주택 가격이 20% 정도 떨어졌죠. 만약 여기서 더 빠진다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큽니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가 경기인데, 현재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조건들을 통해 사라졌던 수요가 부활했다기보다는 잠재돼 쌓여 가던 수요가 올 들어 터진 것이라고 봅니다.


취득세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이른바 ‘3대 대못’이 뽑혔는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홍 실장 지금까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비슷한 대책을 너무 많이 써먹다 보니 약효가 떨어졌던 겁니다. 예를 들어 취득세 인하 같은 거죠. 그런 면에서 이번 영구 인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택을 구입하라는 시그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양도세 중과 폐지는 주택 시장을 살리는 큰 정책입니다. 거래가 이뤄지려면 돈 있는 사람들이 집을 사줘야 하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한 사람이 주택을 샀을 때 여러 채가 팔리는 효과가 나타나요.

심 교수 세금은 ‘비정상의 정상화’의 상징적인 조치입니다. 세금이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해요. 거래와 관련된 비용을 줄이는 게 경제학의 기본입니다. 그 대신 소유와 관련해 더 부과하는 게 효율적이죠. 지금까지는 경기에 따라 옥죄고 풀어주고를 반복했어요. 이번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 선진화의 기반을 닦았다고 봅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당연히 풀어줘야 해요. 종부세도 재산세율로 조정하면 될 것을 굳이 만들 이유가 없어요.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게 많습니다.

박 대표 취득세에 비해 양도세는 저항이 큰 세금이에요. 양도세 중과 폐지는 주택 구입에 대한 좋은 시그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부동산의 경우 투자가 아닌 투기로 보는 시각이 컸어요. 종부세·양도세 중과 같은 세제가 등장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단기 투자인 주식이 오히려 투기에 가깝죠. 요즘 같은 상황에선 분양가 상한제도 사실 의미가 없어요.


부동산 시장은 경기와 밀접한데, 미국 등 해외시장의 동향은 어떻습니까.
심 교수 미국은 엄청나게 잘 되고 있습니다. 케이스 실러 지수가 거의 위기 전으로 회복됐죠. 일부 대도시는 투기장에 가깝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입니다. 아직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연체율이 높은 것은 뇌관입니다. 연체율이 20%에 달하고 있죠. 현재는 위기 때 압류됐던 물건들이 풀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린다고 보는데, 정상적으로 시장이 작동한다고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해요.

박 대표 교포들의 컨설팅 의뢰가 실제로 늘고 있어요. 미국 시장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올랐는데, 매매가 잘 된다고 하더군요. 대도시 중심으로 지역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동부권에는 버블 기미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신흥국 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테이퍼링 같은 경제 현안들이 부동산 문제와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봐요. 금리가 인상된다고 해서 주택 가격이 무조건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게 통계적으로 증명됐거든요. 1990년대 중반을 보더라도 금리와 주택 가격이 동시에 뛰었죠. 일본은 경제 불황과 부동산 침체가 함께 왔는데,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케이스입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부동산이 동조되지는 않아요. 다만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적 차별화는 가능해요.

홍 실장 미국의 경기와 우리 경기가 동조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미국이 살아나면서 우리도 함께 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 정도로 봐야 할 겁니다. 일본도 주택 경기가 대도시 위주로 살아나고 있어요. 특히 초고가 주택이 다 팔리는 등 분양 시장이 좋아지고 있죠.


고액 자산가들의 동향은 어떻습니까.
박 대표 강남 큰손들의 포트폴리오는 주택·상가·오피스텔·빌딩 등으로 분산돼 있어요. 주택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해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죠. 주택에 한정해 보면 반포·잠실5단지 등 재건축에 관심이 많고 청담동·삼성동 등지도 뜨는 지역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제로 이들의 투자가 늘고 있어요. 그동안 강남 재건축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졌어요. 용적률 완화 등 호재가 생기면서 올해 말까지 가지고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잡혀 간다고 봅니다. 희소가치가 있는 명품 부동산은 아무리 시장이 가라앉아도 거래되는 게 부자들의 특징입니다. 2008년에도 반포 198㎡(60평)는 30억 원 이상 가도 거래가 됐어요.

홍 실장 100억 원 이상 가는 초고액 자산가들은 오피스 투자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30억 원대 자산가는 주택 등 임대 사업에 관심을 두는 편이죠.

심 교수 50억~150억 원 사이 부동산의 수익률은 2~3%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실제 임대 수익은 억 단위죠. 고액 자산가는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경향이 강합니다. 틈새 상품도 많이 보는 듯해요. 단독주택 등을 사서 다세대주택으로 개조해 자식들에게 증여하는 경우도 많이 봤죠. 나중에 개발 계획이 서면 가구 하나가 아파트 한 채니까요.


세종시 등 부동산 시장의 부활을 이끌 유망지를 꼽으신다면.
심 교수 요즘 세종시 분양 실적이 좋지 않아요. 한 방에 너무 많이 올랐어요. ‘땅값이 2~3배 올랐다’고 말하면 바보 소리를 들을 정도로 호황이었죠. 혁신도시는 공사나 공공 기관 이전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는 유망하지만 이후에는 불황의 늪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시점을 잘 선택해야 하죠. 몇몇 광역시는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하는 지역이 있는데, 이런 곳은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타 지방은 인구를 고려하면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100만 명 이하 도시가 아니면 기대하기 어렵죠. 또 노인 인구 비율이 25% 이상인 곳, 심지어 40%에 육박하는 곳도 있는데, 이런 지역도 주택 가격 상승은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고용이 계속 발생하느냐도 중요한 요소예요.

버블 세븐은 영원히 버블 세븐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블루칩은 관성이 있어 잘 바뀌지 않거든요. 버블 세븐은 이제 특정 지역이라기보다 전국구화됐다고 봐요. 지역적인 수요가 아니라 누구라도 돈 을 벌면 살고 싶어 하는 곳이 된 거죠. 맨해튼 같은 상징성을 띤다고 할까요. 당분간은 추세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박 대표 지방 경기가 좋지 않은 듯해요. 컨설팅 물량이 많이 줄었죠. 세종시는 3~4년 전 포스코건설 첫 분양 시 2000명이 넘게 몰렸어요. 지금은 미분양까지 생겼죠. 원룸도 공사 인부들이 떠나며 공급과잉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토지는 꾸준히 거래되고 있어요. 소위 ‘칼질(큰 땅을 산 후 도로 등을 건설하거나 용지 전환 등을 통해 가격을 올린 후 잘게 쪼개 되파는 일)’해서 파는 기획부동산이죠. 지방 부동산 중 최근 가장 뜨거운 곳은 제주도예요. 물론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아파트 연세(1년 단위로 내는 세)가 연 9~10%씩 오르고 있어요. 외지인들이나 중국인들이 값을 많이 올려놓았죠.

홍 실장 세종시는 단기 공급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어차피 계획도시이기 때문에 지방 청사들이 내려오고 인구 유입이 지속돼 당분간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장기적으론 목표 인구를 채울 수 있는지 주의 깊게 봐야 해요. 버블 세븐에서 제일 유망한 곳은 역시 강남 재건축입니다. 요즘 신규 주택은 과거와 설계 자체가 달라요. 자연히 새 집을 선호하죠. 유망 지역을 꼽으라면 위례신도시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85㎡ 이상은 주의해야 합니다. 세곡, 마곡 보금자리를 봐도 85㎡ 이상에 미분양이 많죠. 소위 ‘착한 가격’이 형성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는 지리적 입지가 아주 좋거나 85㎡ 이하 평형, 착한 가격,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충족하거나 다 만족시켜야 유망하다고 볼 수 있어요.
[부동산 시장 봄날은 오는가_전문가 좌담] “부동산 시장 더 이상의 추락은 없다”
올해 유망 투자 상품을 추천하신다면.
박 대표 재건축은 사업 시행 인가 전인가가 중요합니다. 용적률 완화 대상이거든요. 단독주택이나 재건축 모두 건설 회사들이 지분제로 참여하는 곳을 눈여겨봐야 해요. 방배동5구역 등 몇 곳 없죠. 건설사가 지분제로 들어간다는 건 그만큼 사업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도시형 주택,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진짜 문제는 분양이 아니라 입주, 즉 공실입니다. 여기서도 임대 관리 회사가 선택한 부동산이 좋습니다. 그만큼 상품성이 있다는 의미니까요.

토지는 하남시를 주목할만 해요. 현재 인구가 13만 명인데, 보금자리주택이 완공되면 23만 명까지 늘어나고 지하철도 연장되는 호재가 있습니다. 분양 시장은 위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마곡지구도 괜찮아요. 추가하자면 영종도를 주목해야 합니다. 카지노 오픈으로 제2의 마카오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어요. 아파트 분양 시장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청담동·삼성동 특히 한국전력 부지 근처가 유망합니다.

홍 실장 강남 재건축 외에도 대학가 주변의 투룸에 임대 사업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급 면에서 보면 아파트와 원룸 사이에 있는 투룸 시장은 규모 자체가 작아요. 하지만 선호도는 투룸이 월등하죠. 매우 신중하게 투자해야 할 상품 중 하나는 호텔·리조트입니다. 높은 투자수익률을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지분 등기로 돼 있기 때문에 매각하려고 해도 잘 안 돼요. 구분 등기가 안 돼 있어요(구분 등기는 면적이나 특정 공간을 지정해 등기한다. 따라서 특정 호수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 주장이 가능하다. 반면 지분 등기는 특정 면적이나 공간의 등기가 아닌 일정한 지분에 한해서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심 교수 품목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상품·지역별로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 신규 개발의 80%가 교외였어요. 지금은 반대죠. 도심 개발이 주류입니다. 우리도 비슷한 경향을 띠고 있어요. 소득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단독주택 같은 틈새 상품으로 갈 것이라고 봅니다. 일반인들의 투자는 자산 규모 여력에 달려 있어요. 정부에선 펀드·리츠 같은 간접투자 상품을 장려하는 추세인데, 시장 수익률 이상을 보장하는 간접투자가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버와 관련된 것은 뭐든지 좋다고 봐요. 정부도 노인 관련 정책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이에 부응하는 시설은 당분간 호황일 겁니다.


베이비부머 은퇴, 인구 감소, 경기 하락 등 ‘대세 하락’을 주장도 있습니다만.
심 교수 대세 하락은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을 때 상황을 가정한 거예요. 일본도 부동산이 죽었을 때 GDP 자체가 쪼그라들었죠. 당장 고점 대비 20%만 빠져도 전세에, 깡통에 이 난리가 나지 않습니까. 만약 절반이 빠지면 한국 경제가 마비된다고 봐야 해요. 은행 부실이 기업 부도로 이어지는 거죠. 인구 감소 주장도 바꿔 말하면 1~2인 가구가 엄청나게 는다는 뜻이에요. 그만큼 새로운 수요가 생긴다는 뜻이죠. 인구가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긴 하지만 큰 의미는 없어요. 그 대신 경제는 큰 문제죠.

베이비부머 문제는 주의 깊게 봐야 해요. 에코부머가 나타나 수요를 채워준다는 건 한계가 있어요. 영국이나 일본에선 ‘에이징 인 플레이스’라고 해서 살던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게끔 하는 정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충격을 최대한 줄이려는 거죠.

박 대표 일본의 단카이세대 예를 많이 드는데, 일본도 지역적 차별화가 뚜렷합니다. 베이비부머 선호 지역과 경제활동 선호 지역이 극명하게 갈리죠. 결국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은 40~50분 거리의 직장 인근에 몰리게 마련입니다. 베이비부머도 은퇴 후 양극화될 겁니다. 굳이 도심에 나올 필요가 없다면 김포·파주 같은 외곽에, 경제활동 인구는 도심에 거주하는 거죠. 무엇보다 중요한 지표는 GDP와 개인 가처분소득입니다. 베이비부머 은퇴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성장률이 떨어진다면 충격이 올 수 있어요. 일본처럼 성장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형성됐을 때는 대세 하락론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최악의 상황이죠.

홍 실장 부동산도 경제의 한 축이기 때문에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요. 중·장기 전망이 쉽지 않은 이유죠. 우리은행 연구소에서 2000년대 수요 예측을 조사한 결과 2018년이 절정으로 조사됐습니다. 주택 가격이 과거처럼 급등하는 시기는 끝났어요. 투자가 아니라 거주 개념으로 가는 거죠. 오른다고 해도 완만하게, 하락한다고 해도 역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겁니다. 하지만 지역적으로는 요동치는 곳도 있을 겁니다. 서브마켓의 세분화인데, 이런 지역은 주의 깊게 볼 가치가 있어요.


사회·정리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