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한 회사가 고객인 내게 주목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했고 고객에게 귀 기울이는 것이 어떠한 비용 절감보다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죄송하지만, 이제부터 OO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님께서는 수하물을 보내실 때 추가 요금을 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우리 항공사는 더 이상 식사 및 음료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복도 좌석을 희망하시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위와 같은 안내를 들어봤을 것이다. 항공 업계는 몇 년째 금융 위기의 타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있다. 사업적으로 이러한 감축은 이해해야 하지만 고객 서비스에 관한 절충은 또 다른 문제다.

얼마 전 아들을 겨울방학 동안 미국에 있는 필자의 부모님께 보내야 했는데, 일 때문에 동행할 수 없었다. 열한 살이면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나이이므로 몇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아동 인솔 서비스를 문의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항공사로부터 아동 인솔은 높은 위험부담이 있어 서비스를 지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 국적 K항공에는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고 필자 또한 자주 이용하는 항공사이기에 이 항공으로 예약했다. 많은 아시아권 항공사들의 고객 서비스가 훌륭하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이번 경험은, 특히 이 항공사의 고객 서비스 수준에 한 번 더 감탄하는 계기가 됐다.

출발 2주 전에 모든 정보를 입력, 항공표 예약을 마치자마자 K항공은 미국에 있는 필자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아이를 픽업하는 것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확인했고 비행 전날에 또 한 번 확인 전화가 왔다고 한다. 비행 당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더니 항공사 측에서 아이의 정보가 정리된 케어 패키지를 준비하고 친절한 인솔 담당자가 나와 아들을 탑승 게이트까지 인도했다.

아들이 말하길, 인천공항에서 미국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언제나 누군가 함께 곁에 있으면서 필요한 것은 있는지,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배가 고픈지 등 계속 물어보더라고 한다. 애틀랜타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릴 때도 또 다른 인솔자가 아이를 필자의 부모님께 인도했고 중간에 전화로 어떻게 아이를 만날지에 대해 안내하기도 했다. 필자의 어머니는 아이를 인도받으며 항공사의 세심한 인솔 서비스에 감동했을 뿐만 아니라 인솔 담당자가 아이가 비행 중 무엇을 했는지 14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1시간 간격으로 기록한 리포트를 전달 받고 매우 놀라워하셨다.

특히 항공 업계가 불황과 극심한 경쟁으로 힘든 시기에 편의 시설, 좌석, 기내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부대 서비스가 아닌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 한층 더 노력하는 항공사를 찾기는 어렵다.

한국 항공사들이 이러한 아동 관련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많은 한국 유학생들의 어머니들이 자녀의 안전한 비행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 엄마들의 모성애와 아이에 대한 헌신에 대해 익히 보아 왔고 그 방식의 장단점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 어머니들 덕이든 아니든 이런 이유가 사실 K항공이 우리 가족에게 한 서비스의 감동을 상쇄하지는 않는다. 이로써 K항공은 충성 고객 한 명을 더 유치한 것이다.
[CEO 에세이] 한 항공사의 고객 감동 서비스
마가렛 키 버슨-마스텔러코리아 대표

1973년생. 1996년 미국 워포드대 영문학·사회학과 졸업. 1999년 연세대 국제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1999년 현대산업개발 해외재무팀, 2009년 에델만재팬 사장. 2010년 버슨-마스텔러코리아 대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