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은 세계 시가총액 2%에 불과해

투자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보통 두 가지를 결정한다. 첫째, 주식·채권·부동산 등과 같이 넓게 분류된 자산 유형을 자산 배분(asset allocation)하는 것이다. 둘째, 각 유형의 자산 안에서 실제로 보유할 특정 증권이나 투자 대상을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최근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해외 자산에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배분할지 여부와 국가별 포트폴리오 구성 및 환 헤지 여부 등 해외 자산 배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물론 한국도 좋은 투자처이지만 해외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한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 시가총액의 2~3%에 불과해 한국 시장에만 투자한다면 98%의 다양한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투자 비중은 9.2%로, 싱가포르 290%, 일본 60%에 비해 현저히 낮다. 예전부터 해외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이 중국과 같은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고 있다. 2013년 자산 시장 성과를 보면 글로벌 자산 배분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도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 GDP의 약 2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은 인구 성장률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GDP에서 개인 소비 비중이 70%가 넘고 주택 경기가 완연하게 회복됨에 따라 민간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설비 노후화에 따른 대체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제2의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이라는 에너지 혁명을 통해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최고 투자처
유로존은 위기국들의 채권 금리 안정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독일·이탈리아·포르투갈) 등 체계적 위험 요소가 감소하고 있다. 우호적 통화정책 역시 지속되고 있다. 신용 성장률, 기업 설비투자 회복 사이클 진입으로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1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해 향후 GDP 성장률 회복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영국은 산업 생산이 급증하고 실업률이 빠르게 감소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과 함께 움직이던 GDP 성장률과 PMI 모두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부자학 개론] 성공 투자 원한다면 ‘해외투자’ 시작할 때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통한 경기 회복과 엔화 약세가 향후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적극적인 금융 완화를 배경으로 엔화 약세, 주가 상승, 금리 안정이라는 실적을 냈다. 아베노믹스는 성공적으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물가 상승 전환, 수출 증가, 소비 증가, 경제성장률 견인 등 실물경제에도 그 효과를 발휘했다. 추가적인 금융 완화와 법인세 인하로 기업 실적을 빠르게 개선, 고용 시장 회복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 고리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올해는 특히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고객 성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 방법을 고려해 봐야 한다. 높은 수익을 얻기 원하는 투자자는 미국이나 유럽 펀드를,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줄이면서 상승 자산에 투자하고 싶다면 중위험·중수익 자산 배분 펀드가 바람직해 보인다. 투자 경험이 많고 금융 소득 종합과세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해외 주식 직접 투자가 좋은 대안이고 선진국 통화 강세를 예상한다면 환 노출 해외 펀드 투자가 좋은 방법이다.


남경욱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