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화 개혁 주문하는 위용딩 사회과학원 학부위원

위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올해 중국 경제가 7% 이상 성장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배제할 수 없는 리스크가 곳곳에 있다고 경고했다. 위용딩 학부위원은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을 지낸 석학으로, 최근 베이징에서 인터뷰했다.
[GLOBAL_중국] “수출 기업이 위안화 절상 막는 기득권층”
올해 중국 리스크를 전망해 달라.

올해 중국 경제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성장률이 7.5~8%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7% 이하로 내려가면 중국은 넉넉한 재정으로 경기 부양에 들어갈 것이다. 올해만 놓고 보면 배제할 수 없는 리스크가 적지 않다. 은행 융자 비용은 커지는데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금융 위기 발생, 기업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7% 이하로 급락할 가능성, 부동산 거품 붕괴, 재테크 상품 가격 급락으로 금융회사의 유동성 부족과 대출 위축 가능성, 지방정부 부채 증가로 부실채권 증가, 통화팽창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자본계정 자유화가 속도를 내면서 문제 발생, 중국의 사스나 일본의 지진 같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 등은 가능성이 작지만 경계해야 한다.


작년 말 18기 3중전회에서 개혁안이 통과되면서 올해가 개혁 원년이라는 기대가 크다.
18기 3중전회는 개혁과 개방을 지속하기로 해 기업의 신뢰를 높인 데 의미가 있다. 경제 개혁 내용을 보면 국유 기업 개혁이나 토지개혁 등 10년 전의 16기 3중전회와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정치 개혁이 주목할 만한 큰 진전을 이뤘다. 당 대회에서 인권을 강조하고 고문을 금지하고 노동교화소를 폐지하기로 공개적으로 결정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과학계·예술계·학계에 행정직급을 취소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중국 개혁의 장애물로 기득권층의 저항을 꼽는데.
복잡한 문제다. 환율 자유화를 놓고 보자. 위안화 환율은 저평가가 뚜렷하다. 무역수지와 자본수지의 쌍둥이 흑자가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과도한 흑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위안화를 절상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수출 기업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그들이 바로 기득권층이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은 해외여행을 하는 중국인들에게는 구매력이 높아지는 이로운 현상이다. 정부는 서로 다른 계층의 이익을 보살펴 국가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장화로 개혁해야 하는 이유다. 시장의 (전체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원 분배 기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상하이자유무역구의 금융 개혁 방안이 예상보다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외환 위기를 지켜보면서 나는 개방에 대해 비교적 보수주의자가 됐다. 정부가 자본계정 자유화 가속화를 강조하지만 나는 원래 계획대로 점진적으로 추진하면 된다고 본다. 증시에 유입된 외자도 3%(시총 비중)가 안 된다. 이를 확대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상황에서 규제를 없앨 수는 없고 비중을 점차 높여 나가면 된다.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경제성장 동력을 투자와 수출 위주에서 소비로 다변화하는 노력이 11차 5개년(2006~2010년) 계획부터 본격화됐지만 진척은 더디다. 어떤 문제가 있는가.
기득권층과 관계가 있다. 성장 방식 전환이 더뎌지면 외화보유액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1인당 GDP가 6000달러인 나라가 6만 달러인 나라에 돈을 빌려주는 불합리도 지속될 것이다. 더욱이 중국은 해외에서 빌린 돈보다 빌려 주는 자금이 더 많지만 빌릴 때는 고리이고 빌려주는 것은 미국 국채 금리처럼 싼 이자여서 실제로 매년 이자 수입이 아니고 이자 유출이 생기는 불합리가 있다. 중국의 손실이다.


베이징 =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