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르노 중독자의 달콤한 로맨스

‘돈 존’

M136 Scarlett Johansson and Writer/Director Joseph Gordon-Levitt star in Relativity Media's "Don Jon". Photo credit: Daniel McFadden ©2013 Relativity Media, LLC. All Rights Reserved.

감독 조셉 고든 레빗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스칼릿 조핸슨, 줄리안 무어

‘25금’을 표방하지만 실은 매우 건전한 영화다. 한국에서도 ‘조토끼’라는 별명으로 친근하게 불리며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조셉 고든 레빗이 각본·연출·주연을 맡았다. ‘돈 존’은 대다수 남성들의 영원한 벗 포르노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로 이 영화는 미성숙한 청년의 성장담이다. 물론 야하다.

클럽에서 존(조셉 고든 레빗 분)이 유혹하는 여자들은 100% 넘어왔다. 그에게 여자가 부족한 순간은 없었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완벽한 섹스는 포르노 속 여성들만이 구현해 주기 때문에 그는 포르노를 끊지 못한다. 그러던 존 앞에 두 여자가 나타난다. 포르노 속 그녀들보다 훨씬 더 섹시한 바바라(스칼릿 조핸슨 분)와 어딘가 나사 하나가 풀린 듯 한 에스더(줄리안 무어 분).

존이 열중하는 포르노와 바바라가 탐닉하는 로맨스 영화는 같은 종류의 판타지다. 양쪽 모두 자신의 욕구만 채우기에 급급하거나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영혼 없는 존재로 취급하는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돈 존’의 교훈적인 면모는 여기에서 등장한다. 영상 속 판타지만으로는 삶의 결여를 채울 수 없다는 걸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올 텐데, 그땐 컴퓨터를 끄고 바깥으로 나가라고 진지하게 권유하는 것이다. 나 이외의 존재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진정한 현실감각을 되찾을 때에야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으며 진짜 성인만이 섹스 문제를 생식기를 넘어서는 무언가로 이해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나 힐, 매튜 매커너히

공격적인 주가조작으로 순식간에 엄청난 돈을 긁어모으게 된 조단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로 등극하며 ‘월 스트리트의 늑대’로 불린다. 이른 성공에 취한 그는 회사 직원들과 창녀들에게 돈을 뿌리고 파티와 마약에 탐닉한다. 곧 FBI가 벨포트의 검은돈의 행방을 주시한다.



플랜맨

감독 성시흡
출연 정재영, 한지민, 차예련

일상을 분 단위로 계획하며 그에 맞춰 살아가는 계획적인 정석(정재영 분)은 짝사랑하던 여인으로부터 프러포즈를 거절당한 뒤 충격에 빠져 처음으로 무계획적인 삶을 결심한다. 그의 천방지축 후배 소정(한지민 분)이 정석을 돕겠다고 나서지만 소정 때문에 정석의 인생은 단 하루 만에 온통 뒤죽박죽이 된다.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감독 짐 자무시 출연 틸다 스윈튼, 톰 히들스턴, 미아 와시코브스카

뱀파이어 커플 아담(톰 히들스턴 분)과 이브(틸다 스윈튼 분)는 각각 미국 디트로이트와 모로코 탕헤르에 거주한다. 아담이 인간 세상에 대한 염증으로 고뇌하자 그를 위로하기 위해 이브가 찾아온다. 재회의 기쁨은 잠시, 이브의 통제 불능 여동생 에바(미아 와시코브스카 분)가 재앙을 몰고 온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