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팅 ‘그리디씽커스’… 현장 조사 결과 기존 사업 모델은 한계

카이스트 E5 사례로 액셀러레이팅 팀 노현호 대표의 ‘그리디씽커스’를 소개한다. 이 팀의 사업 모델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형태의 외식 매장 운영 혁신 시스템’이고 이 시스템의 이름은 ‘노웨이팅 노스트레스’다. 붐비는 식당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대기열을 관리해 주는 시스템이다. 보통 대기열 관리 시스템은 FM 주파수 대역을 쓰는 진동벨 또는 호출벨을 사용한다. 그러나 실내에서 대기가 가능한 대형 레스토랑이 아니면 도입하는 곳이 많지 않다. 그리디씽커스의 노현호 대표는 진동벨 구축 비용이 고가이기 때문에 저렴한 구축비용의 모바일 서비스, ‘노웨이팅 노스트레스’ 앱을 개발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시장 반응 수용하는 용기 필요
초기 개발한 ‘노웨이팅 노스트레스’의 기능은 크게 3가지다. 식당에 설치된 근거리 무선통신(NFC) 태그(QRcode)에 고객의 스마트폰을 가까이 대면 해당 고객이 순번을 부여 받게 되고 대기 리스트에 등록된 고객은 자신의 예상 대기 시간을 받아볼 수 있다. 고객은 식당 근처 시설(카페나 미술관) 예상 대기 시간을 보낼 방안을 제안 받고 식당에서 자리가 준비되면 대기 순번 손님에게 알람(메시지 형태)을 주도록 구현됐다.

노 대표는 이 시스템을 많은 식당에 판매해 큰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노 대표가 필자를 만난 시점은 이 소프트웨어의 구현이 약 50% 완료된 시점이었고 일단 필자는 노 대표에게 시장조사에 대한 멘토링을 시작했다. 이미 노 대표가 자기 사업에 대해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사업 모델 수정과 앱 기능 보완에 대해 멘토링하는 것보다 현재 구현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시장 반응을 조사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조사 방법은 대상 레스토랑 100개의 모집단을 선정, 대면 조사하는 방식으로 시작했다.
[전화성의 어드벤처] 시장 수요 맞춰 ‘전자 메뉴판’으로 전환
그러나 시장조사의 결과는 처참했다. 100개의 식당 중 단 한 개의 식당도 이 시스템을 도입할 의사가 없었다. 고객 대기열 관리를 위해 정보기술(IT) 시스템이 쓸데없이 많이 도입된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멘토링의 방향은 다시 사업 모델 수립으로 돌아와 레스토랑에 필요한 IT 니즈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다행히 시장조사 중 하나의 시장 니즈를 포착했는데, 외식 시장에서 레스토랑 홀 점원의 인건비 상승에 대해 무언가 절감해 줄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사업 모델의 방향을 레스토랑의 인건비 절감 모델로 변경 및 보완했고 이에 따라 탄생한 기능이 전자 메뉴판 기능이다.

손님이 매장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바로 전자 메뉴판이 실행된다. 전자 메뉴판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해당 테이블과 메뉴 정보가 매장의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으로 자동 전송된다. 전자 메뉴판을 통해 홀 서버의 기능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기능으로만 축소되기 때문에 매장 운영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이 실현될 수 있다. 이 모델은 주문 건당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기 때문에 레스토랑과 그리디씽커스 모두 윈-윈 할 수 있다. 또한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도 모바일 메뉴판을 보고 메뉴를 결정하고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직관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시장조사를 통해 건당 수수료 기반으로 예상 매출을 추정했을 때 2015년에는 약 1000개 매장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고 건당 150원의 수수료로 추정한 매출은 연 6억 원 규모였다.

스타트업 벤처 액셀러레이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시장조사다. 특히 기술집약적인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일수록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의 시장이 당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액셀러레이터들은 시장조사 결과에 따른 적극적인 사업 모델 수정 및 연구·개발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