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매일 주식시장의 뉴스와 심지어 기업공시 자료를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그들의 생애주기적 자산 관리에서 최적의 선택이 아니다.


직장인들은 사회생활 초기부터 금융자산 관리에 관심이 많지만 실제 직접 금융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금융자산에 전혀 관심을 쏟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노후를 대비한 최적 금융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이러한 행동을 어떻게 봐야 할까. 만약 이들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면 정부 및 금융회사들은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까.

필자는 이들의 이러한 무관심(ignorance)과 적극적으로 금융자산을 관리하지 않는 타성(inertia)이 직장인들의 합리적인 최적의 선택일 수도 있으며 도덕적 해이 같은 이해 상충의 문제가 없는 금융자산 운용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직장인들이 본인의 일상 작업과 관련이 없는 일, 예를 들어 매일 주식시장의 뉴스와 심지어 기업공시 자료를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그들의 생애주기적 자산 관리에서 최적의 선택이 아니다. 금융 상품을 직접 운용하는 직업에 있지 않으면서 금융시장 및 최적 자산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간과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자산인 그들의 직장 내 전문 지식, 즉 인적자산(Job specific human capital)을 쌓을 수 있는 시간 비용이다.

최근 미국 와튼스쿨 연금문제연구소(Pension Research Council at the Wharton School) 연구 논문에 등재된 필자의 연구(공저자 올리비아 미첼, 라이몬드 마우러)는 위의 문제를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직장 내 전문 지식은 직무상 관련된 일에 많이 참여할수록 더욱 많이 축적된다.

연구 결과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자신의 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금융자산 관리에 매우 적은 시간만 사용해도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인적자산을 축적하는 데 많은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합리적인 선택은 현재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inertia)이다. 즉 ‘금융자산’의 최적 조합(financial portfolio)을 찾는데 급급한 나머지 자신의 ‘전체 자산(금융자산과 인적자산)’의 최적 조합을 찾는 데 실패하는 것이 더 큰 손실일 때가 많다.

그렇다면 최적의 금융자산 조합을 찾는 게 최선의 선택이 아닌 이러한 아이러니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위 연구에 따르면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이해 상충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자산 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전 생애에 걸쳐 2% 정도 투자자 후생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간단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이해관계의 상충 없이 최적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시간적인 비용을 줄일 수만 있다면 직장인은 자신의 직장 내 전문 지식을 더욱 많이 쌓을 수 있고 이는 미래의 더욱 많은 노동 수입으로 연결될 것이다.

점차 전문화·분화돼 가는 산업구조에서 자신의 직장 내 전문 지식을 충분히 축적하는 것은 개인과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또한 열심히 일한 만큼 축적된 금융자산을 잘 운용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상충 관계가 없는 전문 금융자산 관리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직장인들이 최적의 금융자산을 관리하는 데 매력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경제 산책] 직장인 자산 관리의 왕도(王道)
김회광 성균관대 SKK GSB 교수

2004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2011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석사. 2013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박사. 성균관대 SKK GSB 교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