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지배구조 개편 등 ‘빅 이슈’ 수두룩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HMC투자증권 이광수 애널리스트가 펴낸 ‘건설업-변화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를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살아남기’가 더 급했던 2013년과 달리 2014년은 건설사들이 도약을 위해 여러 가지 변화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제의 리포트] 최악 벗어난 건설업 체질 개선 경쟁 불붙는다
[화제의 리포트] 최악 벗어난 건설업 체질 개선 경쟁 불붙는다
한국 굴지의 대형 그룹들은 대부분이 건설업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만큼 한국 기업사에서 건설업과 부동산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 과거였고 또 현재다. 그룹에서 건설업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건설사들은 주요 계열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공장 건설 등 그룹 발전과 투자에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오너의 개인 지분 및 그룹 지배 구조를 볼 때 포기할 수 없는 부문이 존재하며 ▷부동산 등 건설사들의 보유 자산이 장기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자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업황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면 향후 안정적인 현금 창구가 될 수 있다.

사실 2012년 이후 한국 건설사들은 살아남기도 바빴다. 국내 주택 시장 불안과 중동을 중심으로 한 저수익 공사에 따른 실적 부진 때문이다. 한순간도 구조적인 변화, 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 등은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또 그룹의 계열사들 역시 적극적으로 건설사 지원에 나섰다. 건설업은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에는 건설사들이 다소 ‘여유’를 찾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수익 해외 공사가 마무리되고 주택 부문의 재고 자산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은 건설사들이 변화를 통해 체질을 바꿀 첫해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첫째, 국내 건설 시장 위축에 따라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둘째, 재무구조 악화에 따라 기업 내의 자본 확충 방안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의 건설사들이 저수익 해외 공사로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 자금 시장도 건설사들에 냉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더욱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강구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셋째, 건설사들의 실적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13년은 살아남기도 바빴던 한 해

그룹 및 건설사별로 예상되는 변화를 살펴보자. 대림산업은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경쟁 관계에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실적 부진에 빠져 있는 반면 대림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사업 확대와 경영 전략이 실현된다면 향후 대림산업의 빠른 성장이 가능할 수 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행보가 중요한 이유다. 건설업의 특성상 CEO의 경영 판단과 전략의 중요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향후 대림산업의 변화는 첫째,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으로부터 이해욱 부회장으로의 경영 및 지분 승계다. 이미 이준용 회장이 경영에서 퇴진한 상황이므로 자연스러운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대림산업 건설 계열사인 고려개발과 삼호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변화가 감지된다. 주택 사업 위축에 따라 어려워진 이들 두 회사가 변화를 통해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 사항이다. 셋째, 대림산업 화학 부문 계열사의 시너지를 위한 계열 분리 및 합병도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화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장기적인 기업 가치 상승이 목적이다. 넷째, 발전(IPP) 부문 확대와 본격적인 수익 실현도 대림산업 및 대림그룹의 중요 사항이다. 2014년부터 포천파워의 전력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주력했던 발전 부문의 본격적 성장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건설사는 현대건설·현대엠코·현대엔지니어링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2014년은 현대건설의 도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계열사들과의 관계 변화도 전망된다. 포인트는 두 가지다.

먼저 현대건설이 지분 72.6%를 가지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가능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은 과거 오랫동안 논의됐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직접적인 상장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상장 준비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목동에 있던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옥이 현대건설이 있는 계동으로 옮겨간다. 이 같은 물리적 변화가 양사 간의 어떤 화학적 변화를 이끌어 낼지 궁금하다.

또 다른 포인트는 현대엠코의 변화 가능성이다. 비상장 회사인 현대엠코는 대주주 지분율이 높다. 최대 주주는 정의선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의 보유 지분율은 25.1%다. 최근 현대엠코의 실적은 급성장했다. 2010년 이후 매출이 연평균 40% 성장하고 있다. 빠른 외형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은 역시 현대차그룹과 관련된 매출 증가다. 그러나 현대엠코는 2013년부터 그룹 수주가 빠르게 줄면서 향후에는 새로운 사업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 그룹, 주택 사업 어떻게 정리될까

2013년 최악의 한 해를 보낸 GS건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2014년이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2월에 규모가 큰 임원 인사가 예정돼 있고 최근 주택과 건축 사업부의 통합 등으로 변화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GS그룹으로서는 GS건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회사이자 자산이다. 2014년 그룹에서 어떠한 변화를 통해 GS건설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 주목해 바라봐야 한다.

예상되는 첫 번째 변화는 적극적인 자산 매각이다. 알짜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중에서 파르나스호텔(자기자본 7000억 원) 매각이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이다.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둘째로 GS그룹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관심 사항이다. 풍부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M&A를 통한 그룹 내 인프라 사업군의 변화가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시기에 이뤄질 소유권의 변화도 주목할 점이다. 대주주 이해 관계에 따라 GS건설의 소유 구조 재편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화제의 리포트] 최악 벗어난 건설업 체질 개선 경쟁 불붙는다
[화제의 리포트] 최악 벗어난 건설업 체질 개선 경쟁 불붙는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분 구조의 변화가 화두다. 삼성물산은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이례적인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매입은 향후 방향의 변화를 예견케 한다.

우선 예상되는 가장 빠른 변화는 ‘공동 수주’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협업을 통한 수주와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발전 플랜트를 비롯한 해외 공사 수주에서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력과 수행 능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이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10억 달러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를 11개 이상 수주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과 협업이 가능하다면 일시에 대형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경쟁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로 예상되는 변화는 ‘합병’ 가능성이다. 합병의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그룹 내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막고 향후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삼성물산의 계열사 지원과 소유권 강화의 목적 또한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합병의 방법과 법률적 문제들은 부수적인 사항들이라는 판단이다. 결국 합병이라는 큰 틀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방향성이 정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