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S 개원 20주년 기념 국제 포럼 열려…정부·기업·금융 등 총망라

산업정책연구원(IPS, 이사장 이윤철)은 ‘대한민국 대표 싱크탱크(Think Tank)가 바라본 중앙정부·지방정부·대기업·금융부문의 10대 과제’를 주제로 한 IPS 개원 20주년 기념 국제 포럼을 11월 25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의 중앙정부·지방정부·대기업·금융부문을 대표하는 국내 싱크탱크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경제·경영연구소와 기업·학교 및 기타 정부 기관 종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 급변하는 경제·사회 환경에서 더 큰 사회적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주요 연구소들의 역할 조명과 함께 한국 사회가 풀어 나가야 할 10대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컴퍼니] 싱크탱크가 본 한국 경제의 10대 과제
IPS, ‘시대정신’ 반영하는 연구 기관 지향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IPS의 지난 20년간의 성과를 돌아보며 앞으로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는 연구 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포럼을 시작했다. 또한 안세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의 20주년을 축하하는 축사가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 번째 세션에서는 IPS 연구원과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 가치 창출) 이론의 창시자인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Michael Eugene Porter) 교수가 공동으로 새로운 미래 경영의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CSV 개념을 짚어보고 CSV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실천한 각계의 선도 기업을 발굴, 시상하는 ‘포터 프라이즈(Porter Prize)’ 론칭 행사를 진행했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기업 가치와 사회 가치를 연계하는 CSV 활동에 대한 개념을 소개하고 CSV의 결과가 아닌 원인과 과정을 평가하는 ‘포터 CSV’상에 대한 취지와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IPS는 개원 20주년을 맞아 포터 프라이즈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공유 가치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실천에 기여한 개인 및 기업, 기관의 공로를 인정하고 CSV 활동과 성과 공시를 독려함으로써 지속 가능 경영 성과 보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20주년 국제 포럼에서 이 상을 제정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 Think Tanks and Civil Societies Program)을 통해 전 세계 싱크탱크를 평가하고 랭킹을 선정해 싱크탱크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는 미 펜실베이니아대 제임스 맥건(James McGann) 소장이 싱크탱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기조연설했다.
[컴퍼니] 싱크탱크가 본 한국 경제의 10대 과제
맥건 소장은 싱크탱크의 사회적 역할은 연구를 사회에 적용 가능한 정책으로 연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상위에 랭크되기 위한 관건은 리더의 리더십, 연구 분야의 전문성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한국 싱크탱크에 전하는 말은 연구원의 중립성이 보장돼야 하고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민간 기업의 경제적 지원 및 사회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오후 세션의 ‘중앙정부·지방정부·대기업·금융부문의 10대 과제’에서는 각 부문을 대표하는 국내 4대 연구소가 현재 중점적으로 연구 중인 한국의 10대 과제와 실효적 정책 대안을 도출하고 국내 싱크탱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관련 전문가 패널들이 논의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 경쟁정책연구부장은 한국 경제의 현황을 되짚어 보고 성장·고용·복지의 선순환을 위한 주요 정책 과제를 중앙정부 차원의 큰 틀에서 제시했다. 이창현 서울연구원 원장은 전 세계 대도시로 손꼽히는 서울의 성장 뒤에 가려진 서울 시민의 삶의 질에 주목하며 고령화와 저성장 뒤에 가려진 서울 시민의 삶을 재조명, 시민이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를 제시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저성장 하에 양적인 아닌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춰 근본적인 현 상황의 원인을 파악해 보고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남국 동아비즈니스리뷰 편집장은 “저성장 기조 하에 한국의 발전 전략은 삶의 질에 포커스를 두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철 한국경제학회 회장은 한국의 경제 발전은 ‘신뢰’없는 사회라는 부분을 지목했고 박흥수 한국경영학회 회장은 “정부 정책을 제공받는 입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 국민의 아픈 배를 치료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싱크탱크 간 교류 활성화될 듯
마지막 세션인 대기업·금융부문의 10대 과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해는 저무는데 갈 길이 멀다’고 한국 경제를 정의하며 위기와 갈등 속에 한국의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복지와 연계되는 성장 담론을 바탕으로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 금융 부문에 대해 발표한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금융 부문의 지속 성장을 위한 10대 핵심 과제를 크게 국내 경제 활성화, 금융시장 효율화, 금융 산업 고도화 등 세 가지 부문으로 나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패널 토론에서 김영기 (주)LG 부사장은 기업의 탐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경제 주체들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기찬 지속경영학회 회장은 사회에 만연한 갈등 해결이 전제돼야 하며 정부와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기 이전에 개개인이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가치관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승규 한경비즈니스 취재팀장은 과거와 다른 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으로 성장의 주체가 명확해져야 하고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을 준비한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은 “국가 경쟁력 및 산업계 연구를 이끌어 온 민간 연구소로서의 IPS 연구원을 비롯한 싱크탱크가 걸어온 길을 재조명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싱크탱크의 향후 20년, 200년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첫 장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싱크탱크 간 활발한 교류와 함께 실질적인 협력의 장이 지속적으로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정책연구원(IPS)은…
대표적 민간 연구 기관… 경제·경영 부문 ‘권위’
산업정책연구원(IPS)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 기관으로, 1993년에 설립돼 세계 각국의 산업 정책에 대한 학술 연구 및 정부 관계자 정책 자문과 일반 기업에 대한 전략 수립, 정부 관리와 기업 경영자에 대한 교육을 주요 업무로 활동하고 있다. 경쟁력본부·브랜드디자인본부·지속경영본부·CSV본부로 구성돼 있으며 NCR(National Competitiveness Report: 국가 경쟁력 보고서) 발간 및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윤경SM포럼 등 정기적인 학술 세미나와 심포지엄을 활발히 개최함으로써 일반 대중을 위한 경제·경영 마인드 제고의 장을 제공하고 연구 결과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지식 정보를 공유해 왔다. 그 결과 2011년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한국 100대 싱크탱크 경제·산업 분야’에서 민간 연구 기관 중 1위, 전체 연구 기관 중 19위를 차지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