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소비 시즌 시작… IT·자동차 수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 완화 축소 시기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고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 등으로 최근 코스피가 조정을 보이고 있다. 미국 양적 완화 축소와 관련해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정책 위원들이 향후 열리는 몇 차례 회의 내에 양적 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언급으로 재차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러나 미국의 연말 소비가 주식시장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29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이 시작된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뜻하는 것으로, 미국 연말 쇼핑 시즌(Holiday seasons)은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본격 시작되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진다. 통상적으로 연간 소매 판매 중 연말 소매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가까이 돼 소비에 대한 기여도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미국 내수 서서히 살아나는 중
현재 전미소매연합회는 연말 쇼핑 시즌 소매 매출이 전년보다 3.9% 증가한 6021억 달러를 전망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연말 쇼핑 시즌 소매 매출이 평균 3.3%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말 쇼핑 시즌 동안 미국 소비 경기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연방 정부 셧다운 기간 중 갤럽이 조사한 금년 크리스마스 시즌 개인당 선물 지출 예상 금액을 보면 1인당 786달러로, 2012년의 770달러 대비 2.1%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2008년의 616달러를 저점으로 5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연방 정부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연말 소비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을 살펴봐도 올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소매 업체들이 양호한 매출을 올릴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10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0.4% 증가하며 9월의 보합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련 판매가 회복되며 소매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변동성이 큰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 판매도 0.2% 증가해 소비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이처럼 연방 정부 셧다운이 16일 동안 진행된 10월에도 소매 판매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기록하며 연말 쇼핑 시즌의 소비 증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소비 심리가 주춤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개월 연속 감소, 소비의 출발점이 되는 고용도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주가 상승 등에 따른 자산 효과, 판매 업체들의 공격적인 할인 판매 등으로 연말 쇼핑 시즌의 소비 증가 폭이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미국 연말 쇼핑 시즌 영향권 진입을 앞두고 연말 특수 기대감이 점차 주식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판단된다.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준으로 미국 S&P500 지수와 한국 코스피의 지난 4개년(2009~2012년) 평균 주식시장 흐름을 보면 연말 연초 기대감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국내 주식시장의 업종별 대응에 있어서는 연말 쇼핑 시즌에 초점을 맞춰 수혜가 예상되는 정보기술(IT)·자동차 등 경기 민감 대형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정문희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