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현대상사·삼성물산…‘삼각편대’주목해야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철도,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향후 철도 사업의 성장으로 차량 제작 업체는 물론 건설사와 종합상사 모두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KTX 열차 객실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먹다가 다른 승객에게 폭언을 한 20대가 모욕 혐의로 입건됐다./ 사진=연합뉴스
KTX 열차 객실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먹다가 다른 승객에게 폭언을 한 20대가 모욕 혐의로 입건됐다./ 사진=연합뉴스
흔히 갖고 있는 철도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이 구식 기술에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라는 것이다. 국내에는 과거 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현대정공 등이 사업을 했지만 사업 통합으로 현대로템만이 유일한 철도차량 업체로 남아 있고 철도 관련 대형주가 증시에 상장돼 있지 않다 보니 생긴 편견이라고 본다.

철도 산업은 이미 역사가 200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성숙 산업으로 느껴지기 쉽다. 그렇지만 철도 산업의 성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성장의 이유는 첫째, 기존 시장에서의 고속화 및 전철화 등에 따른 인프라 투자 증가. 둘째, 개도국들의 신규 철도망 확충. 마지막으로 기존의 노후화된 철도차량 교체 수요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제의 리포트] 다시 달리는 철도 산업…신흥국 공략이 ‘답’
차량 시장이 전체 산업 60% 차지
세계 최대 철도 시장인 서유럽에서도 철도 산업은 매년 약 2%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남미·아프리카·중동·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성장률은 당분간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이들 지역은 경제성장과 맞물리면서 국내 교통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함께 자원 개발 등 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가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철도 시장의 규모는 약 188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 중 철도차량 시장은 약 1100억 달러로 규모가 가장 크다. 철도차량 시장은 알스톰·봄바더·지멘스 등 3강 업체를 중심으로 15개의 메이저 업체들이 매출 720억 달러 정도를 일으키는 ‘과점 시장’이다.

글로벌 철도차량 시장에서 알스톰·봄바더·지멘스 등 3강 업체의 매출은 거의 정체 수준이다. 반면 중국의 CNR·CSR, 한국의 현대로템의 매출 증가는 두드러진다.

지역별로 보면 서유럽 중국 일본은 지역 내 메이저 업체들이 견고하게 시장을 다지고 있다. 이를 제외한 미국·중동·남미·동남아·인도 등의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들이 한국 기업이 공략할 수 있는 주 타깃 시장이다. 특히 인도와 중국은 전 세계 철도 여객 수송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여객 관련 수요가 견조한 시장이다. 여객의 경우 객차가 화차에 비해 평균 단가가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이저 업체가 없는 인도가 가장 각광받는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제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철도 산업은 향후 해외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기록할지에 사활이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철도 사업은 열차 제작 업체뿐만 아니라 종합상사 및 건설 회사들의 역량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철도차량 납품 및 건설 그리고 각종 관제 시스템이 일괄 공급되면 영업이익률이 훨씬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철도 산업에서 종합상사의 역할은 두 가지다. 해외의 철도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 그리고 해외의 철도 프로젝트에 열차를 납품하는 것이다. 현대로템도 미국·터키 등 현지 생산 시설이 있는 곳은 직접 영업을 해왔지만 기타 지역에서는 일본계 종합상사와 함께 협업해 왔다. 최근의 변화는 현대상사와 협업이 늘어나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등 CIS 지역에서 현대종합상사와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건설 회사의 역할은 당연히 대형 토목 프로젝트의 공사를 담당하는 것이다. 국내 건설 업체들은 최근 해외의 메트로 사업에 대한 수주를 늘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삼성물산·GS건설·SK건설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아드 메트로, 카타르 도하 메트로, 인도 델리 메트로, 싱가포르 메트로 등의 공사 수주는 지난 10년간 해외 철도 공가 수주액을 10배 이상 능가하는 규모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하나대투증권은 철도차량·종합상사·건설회사 등이 철도 산업 성장의 수혜를 모두 볼 수 있다고 예상한다. 각 섹터별 추천 종목으로 철도차량(현대로템)·종합상사(현대상사)·건설(삼성물산)을 업종 추천주로 선정했다.

현대로템은 크게 보면 철도차량과 함께 중기계·플랜트 사업을 하는 회사다. 중기계 및 플랜트 부문은 최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K-2전차 양산 개시로 중기계 부문의 실적은 2013년을 저점으로 회복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플랜트 부문 역시 현대제철 고로 공사 완공 이후에도 유지 보수 등의 물량 확보를 위해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대·기아차의 증설과 관련해 프레스·도장설비·운송설비 등 관련 기자재 납품을 통해 성장한다면 플랜트 부문의 매출은 연간 최소 1조 원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부진했던 중기 부문의 마진율이 개선된다면 결국 철도차량 부문이 얼마나 성장할지가 실적의 열쇠가 될 것이다.


삼성물산, 철도 수주액 ‘3조5000억’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부문은 성장성이 가장 큰 부문이다. 현대로템은 국내 철도 공사의 증가 및 해외 메트로 수주 증가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의 목표 주가는 4만5000원을 제시한다. 목표 주가는 CAF·니폰사료·긴키사료 등 유럽과 일본의 중견 메이저 기업의 성장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은 것이다.

현대상사는 국내 종합상사 중 유일하게 해외 철도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로템과 협업을 통해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사업은 단순 수출 중개가 아니라 현대상사의 현지 프로젝트 개발력이 맞물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상사와 한국가스공사가 공동 출자한 ‘예멘LNG’ 사업은 이제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예상 주가는 6만1000원으로 종전보다 올려 잡는다.
[화제의 리포트] 다시 달리는 철도 산업…신흥국 공략이 ‘답’
철도 사업은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개도국의 경우 보통은 선진국의 원조 및 자금 지원으로 프로젝트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으로 이뤄지는 해외 철도 프로젝트에 참여해 현지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한국도 경제 규모 확대로 해외 경제협력기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철도 관련 업체들에 긍정적인 요소다. 특히 주목할 것은 메트로 공사다. 인도 및 싱가포르 지역은 대규모 메트로 공사 발주가 이어지고 있어 한국 건설 업체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이뤄지는 ‘제2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도 건설 업체들의 철도 프로젝트 수주를 늘리고 있는 원인이다.

철도 사업과 관련해 가장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작년 해외 철도 프로젝트에서 3조50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목표 주가는 7만6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높였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