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팅거, 에팅커 런던 대표

밖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멋보다 내재된 개성을 추구하는 게 영국식 명품의 특징이죠. 시간을 거슬러도 이러한 품격은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포커스] “영국 명품은 화려한 멋보다 개성 추구”
영국 가죽 명품 브랜드 에팅거의 로버트 에팅거 대표는 100년이 넘더라도 지속될 수 있는 멋을 강조했다. 에팅거는 1934년 영국에서 처음에 설립자 게리 에팅거가 만든 가죽 여행 가방 제조 브랜드로 시작해 유럽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후 지갑과 가죽 액세서리 등을 생산하는 영국 명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3세 경영인 로버트 에팅거 대표는 “지갑 등 에팅거 제품 디자인의 특징은 겉면은 심플하고 단조롭지만 안에는 고급스럽고 비비드한 색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영국의 장인 정신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영국 버밍엄에서 가까운 월설이라는 지역에 가죽 장인들이 모여 작업하는 공장이 들어서 있다. 에팅거 제품의 공정은 총 6가지로 진행된다. 80%가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마무리 바느질 등만이 기계를 이용해 이뤄진다. 최고급 가죽을 찾아 수급하는 것부터 시작해 두께를 얇게 펴는 작업 등이 이뤄진다. 그리고 제품 크기에 맞게 커트한 후 한 번 더 가죽을 얇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한다.

제품의 모서리를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가죽을 광내는 등의 공정으로 이뤄진다. 일부 맞춤 제품은 고객의 요구에 맞게 브리프 케이스 등을 2~3주에 걸쳐 만들 때도 있다. 에팅거의 가죽 장인은 최소 5년 이상의 훈련을 거쳐야만 될 수 있고 숙련공 80여 명이 완성도 높은 제품을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에팅거 제품의 품격을 알 수 있는 것은 제품에 새겨진 세 개의 깃털 문장이다. 이는 영국 왕실의 웨일스 시퍼 왕자의 문장으로 1996년 에팅거가 왕실을 위해 해왔던 일들을 공식으로 인정받아 문장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영국 왕실의 인증은 5년만 유지돼요. 재심사를 받아 연장되죠. 에팅거는 현재 15년 동안 왕실 인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에팅거는 2001년 월폴(Walpole) 멤버가 됐다. 월폴 멤버는 영국의 명품 제품들이 모인 멤버십으로 다양한 분야의 최고 브랜드들이 모여 있다. 버버리?벤틀리?알렉산더매퀸?파이낸셜타임스?소더비 등 영국을 대표하는 170여 개의 브랜드를 포함하고 있다.

에팅거는 초기부터 고급 선물로 영국 및 유럽에서 통용됐다. 이 때문에 현재에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벤틀리, 블랙베리 등과 컬래버레이션으로 통해 에팅거 제품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 에팅거는 영국을 넘어 세계의 명품으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인기를 얻던 에팅거는 2010년 일본 긴자 명품 거리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그리고 중국?한국?두바이 등에도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에팅거 대표는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해 있고 일본에만 170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며 “이미 에팅거의 명성에 익숙한 아시안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60%나 늘어날 정도로 성장세에 있다.

“아시아에서는 영국과 조금 다른 취향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스페셜 에디션 제품도 제작해요. 예를 들어 장지갑은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이죠. 또한 젊은 층도 명품 소비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아시아에서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많이 해요.”

에팅거 대표는 에팅거는 어떤 제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에팅거는 최고의 영국 디자인과 장인 정신”이라고 답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