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판서블 컴퍼니 파타고니아’

이런 회사가 있다. 소비자에게 자사 제품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는 회사. 입던 옷을 아들에게 물려준 고객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소비자에게 신제품보다 중고품 판매를 권하며 근검과 절약을 강조하는 회사. 회사가 어려워지면 소유주와 경영자, 임원의 급여부터 제일 먼저 줄이는 회사. 바로 미국 아웃도어 의류 전문 기업 ‘파타고니아’다. 파타고니아가 이렇게 독특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의류를 생산하는 데 따른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탄소, 물, 유해한 화학제품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파타고니아 경영 철학의 핵심인 ‘인간과 자연에 대한 책임’을 뒷받침해 준다.
[Book] ‘환경’지키는 착한 기업에 반하다
파타고니아가 중시하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핵심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을 위해) 소비자에게 과도한 소비를 권하지 않는다. 파타고니아는 신제품을 만들어 많이 판매하는 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단 어떻게 해야 환경 피해를 최대한 줄이면서 대를 이어가며 오래 입을 수 있는지 좋은 품질 유지에 대해 고민한다. 둘째, 직원에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1973년 설립된 파타고니아는 지금까지 모든 경영 의사결정에 이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2008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매출 성장률 50%를 달성했고 2013년 미국 아웃도어 의류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다.

착한 기업, 사회적 책임 등 기업의 화두는 사회 공헌이다. 환경오염, 고용 문제, 상생 발전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때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게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이름의 기업이지만 착한 기업으로서 성공한 모습을 보여준다. 책을 통해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추구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본 쉬나드·빈센트 스텐리 지음|박찬웅 외 5 옮김|틔움출판|200쪽|1만2000원



이종우의 독서 노트
‘명작이란 무엇인가’
전문가 70명이 풀어낸 명작 대해부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minvestib.com
[Book] ‘환경’지키는 착한 기업에 반하다
‘읽는다’라고 얘기할 때 우리는 주로 책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일정 경지에 도달할 경우 읽는 대상이 늘어난다. ‘악보를 읽기’도 하고 ‘그림을 읽기’도 한다. 이렇게 읽는 대상 중 최고를 추려 놓은 게 명작이다. 명작이 있느냐 없느냐가 박물관의 명성이 좌우되기도 한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이 훌륭한 유물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지는 것은 모나리자 같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명작이 없기 때문이다.

명작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은 권력에서 신을 거쳐 인간으로 진화했다. 에트루리아박물관에 있는 ‘테베공략 7장군’이 권력 시대의 대표작이다. 레우코테아 여신에게 바치는 사원에 있던 부조인데 점토의 특성을 살려 평평한 면에서 머리처럼 튀어 나온 부분까지 인물의 깊이를 잘 표현했다. 당시 작품들은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을 신처럼 묘사하는 게 특징이었다.

중세로 넘어가면서 신의 시대가 열렸다. 대성당을 꾸미는 모자이크가 대표작이다. 1131년 나폴리를 떠나 항해하던 시칠리아의 왕 로저 2세가 갑작스레 폭풍우를 만났다. 배에 탄 모든 사람이 죽을 지경이 되자 왕은 배가 무사히 항구에 도착하면 대성당을 지어 신을 경배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성당이 체팔루 대성당이다. 건축 배경이 그렇다 보니 작품은 온통 신에 대한 축복으로 이뤄졌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다. 중세 작품의 주인공은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중심에 놓고 다른 인물을 부속해 배치하는 형태를 취했다. 동양도 신을 표현하는데 열심이었다. 부처가 그 대상이었는데, 스리랑카에 있는 ‘플로나루와의 와신상’은 큰 규모와 함께 조용한 기쁨과 감정의 교류라는 동양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명작이다.

르네상스를 계기로 신의 시대가 끝나면서 인간의 시대가 열렸다. 렘브란트의 ‘야간순찰’을 보면 변화를 쉽게 알 수 있다. 신의 시대 때 부속물에 지나지 않던 인간들이 정면에 배치됐고 경직된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바뀌었다. 신에 눌려 딱딱하게 표현되던 인간이 본래의 모습을 찾은 것이다. 명작은 모든 예술가가 자신을 넘어 위대한 어떤 것을 창조해 나가려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그 작품을 만든 이가 알려진 것도 있지만 미상인 것도 많다. 비록 사람은 사라졌지만 명작은 남았다.

크리스토퍼 델 지음|공민희 옮김|시그마북스|304쪽|3만5000원



인문학은 밥이다
[Book] ‘환경’지키는 착한 기업에 반하다
김경집 지음|알에이치코리아|640쪽|2만2000원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인문학자들은 크게 기쁘지 않다. 오히려 걱정되기까지 한다. 저자의 신간 역시 현 세태에 대한 인문학자의 진지한 고찰이다.

저자는 책에서 철학·종교·심리학·역사·과학·문학·미술·음악·정치·경제·환경·젠더 등 총 12개 인문학 분야에 걸쳐 입문자들이 꼭 알아야 할 맥락과 배경 지식을 담았다. 또한 각 학문이 추구해야 할 사회적 목적에 대한 제언도 덧붙이고 있다.



유대인 창의성의 비밀
[Book] ‘환경’지키는 착한 기업에 반하다
홍익희 지음|행성:B잎새|328쪽|1만7000원

현재 유대인은 정치·법조·경제·금융·언론·예술·교육 등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는 유대인은 잘 알려지지 않은 존재다. 최근 들어 우리 정부가 화두로 꺼내든 ‘창조 경제’의 모티브를 창업 국가 이스라엘에서 빌려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대인의 창조적 저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책은 유대인의 문화적이고 창조적인 두뇌의 비밀을 풀기 위해 그들의 교육 시스템과 독특한 정신세계 그리고 문화적 환경을 면밀하게 탐구한다.



함께 일해요
[Book] ‘환경’지키는 착한 기업에 반하다
존 그레이·바바라 애니스 지음|나선숙 옮김|더난출판사|368쪽|1만4800원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로 유명한 존 그레이가 직장 내 남녀 관계에 대해 썼다. 저자는 직장에서 자신이 배제됐다고 느끼는 여자들의 잘못된 감정이나 여자들은 질문이 너무 많고 감정적이라는 남자들의 오해 등 남녀가 서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8가지 사각지대를 분석한다. 연구 대상은 포천 선정 500대 기업 중 60곳 이상의 남녀 임원 및 직장인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남녀 간의 사각지대를 제거할 해결책을 제시한다.



배신의 식탁
[Book] ‘환경’지키는 착한 기업에 반하다
마이클 모스 지음|최가영 옮김|464쪽|2만 원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와 오레오를 만든 크래프트, 특별한 순간에 함께한다는 슬로건으로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코카콜라와 펩시, 든든한 아침 식사라는 콘셉트로 소비자의 입맛을 당기는 포스트와 켈로그. 이들은 어떻게 전 세계 가정의 식탁을 지배했을까.

책은 가공식품 기업의 음모와 그들이 우리의 입맛을 어떻게 길들여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지 낱낱이 고발한다. 그들이 만든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몸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Book] ‘환경’지키는 착한 기업에 반하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