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력 ‘부각’中…‘대세 상승’ 시작
10월 18일 코스피 지수가 2050을 돌파했다. 2년 만의 최고치다. 배경은 지난 8월 이후 이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속 매수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한국 증시에서 어떤 매력을 봤기에 돈을 쏟아부었을까. 또 앞으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계속해 한국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까. 대다수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지수 2000 이후의 한국 증시를 ‘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예상해 봤다.Q1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한국 주식을 집중 매수했을까.
지난 7월 24일부터 10월 24일까지 3개월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4조7151억 원어치, 코스닥 시장에서 647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912에서 2033까지 100포인트 넘게 올랐다. 이대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 총 10조 원어치를 시장에 내다 팔았던 외국인의 귀환이 코스피 상승의 원동력이었다”며 “9월 26일을 기점으로 외국인은 연간으로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 대해 임정석 B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즉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되는 미국·유럽·중국 경기가 모두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재조명 받고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3가지 측면에서 외국인 자금의 유입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첫째, 글로벌 매크로 전망이다. 과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는 글로벌 경기에 연동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즉 경기가 좋을 때 한국 증시에 투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대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지금을 경기 상승기로 보고 있다. 둘째, 여러 지역별·국가별 기업 이익 성장 추이를 봐도 한국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2013년에 비해 2014년에 한국·미국·유럽 지역의 기업 이익 성장이 강화되는 반면 일본·중국 및 이머징 국가의 기업 이익 성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한국 증시가 아직 저평가 상태라는 점이다. 블룸버그의 자료에 따르면 과거 주요 강세장 국면에서 아시아 다른 국가와 비교해 올해 한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누적 매수 규모가 현저히 낮다. 이는 상반기 중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의한 결과다. 즉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이제야 채워지고 있는 단계라는 뜻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미국계가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계 자금은 7월부터 10월 18일까지 8조3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 순매수를 이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계 자금은 유럽계 자금보다 장기 투자 성향을 보인다. 즉 미국계 자금이 순매수에 나섰다는 것은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이어질 것이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급격한 매도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또한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인 주가수익률(PER)과 주가순자산배율(PBR)로 봐도 아직 한국 증시는 외국인들에게 투자할 매력이 있다. 김승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약 9배)는 전 세계 평균 대비 66%에 불과하며 2007년 이후의 평균인 79.8%를 아직 밑돌고 있다. 또 PBR 기준으로도 한국 증시는 1.09배에 불과하다. 이는 선진국 대비 41.5%, 신흥국 대비 7.8% 할인된 수치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9월 24일부터 10월 24일까지 1개월간 2.5%나 상승하며 ‘급등’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 세계 증시 역시 평균 수익률은 2.4%를 기록했다. 즉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체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앞으로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얼마나 더 사들일 수 있을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따르면 향후 약 7조 원에서 10조 원까지는 별문제가 없어 보인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누적으로 44조7741억 원어치를 매수했다”면서 “최고치였던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현재 누적 매수 규모가 37조2346억 원이니 앞으로 7조5395억 원어치의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3조8176억 원어치를 산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 때문에 경기 회복이 내년으로 이어진다면 누적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오승훈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뮤추얼 펀드의 자금 이동 데이터를 통해 한국의 비중을 추정해 보더라도 아직 적정 수준까지는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2013년 2분기 말 기준 전 세계 주식형 펀드의 총 규모는 11조3000억 달러다. 이 중 펀드 분석 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커버하는 주식형 펀드 규모는 6조5000억 달러로 약 57%다. EPFR에 따르면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는 글로벌 이머징 마켓(GEM) 펀드,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 퍼시픽 펀드, 글로벌 펀드 등 4개다. 이들 펀드의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한국의 비중은 8월 말 기준 4.8%다.
그러나 2003년 이후 이들 펀드 내 한국 투자 비중의 평균치는 6.63%다. 만약 이들 펀드가 2010년 이후의 고점 수준인 6.1%까지 한국 비중을 늘린다면 현재 비중 대비 1.3% 포인트가 늘어날 수 있다. 2009년의 비중 확대 사례를 통해 1%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약 16조5000억 원어치의 외국인 순매수가 필요하다. 6.1%까지 1.3%를 높이기 위해서는 22조 원어치의 순매수가 필요하다. 9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2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10조 원어치를 매수할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 오승훈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매수 강도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외국인 순매수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Q2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3개월 동안 유가증권 시장에서 무려 14조715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국내 자산 운용사들은 같은 기간 6조852억 원어치나 팔아 치웠다. 왜 자산 운용사들은 한국 주식을 계속 팔고 있을까.
주식은 사는 사람이 있으면 파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역사적으로 주가 상승기는 외국인이 끌고 자산 운용사 및 연·기금 등 기관이 받치고 개인이 파는 구도였다. 그러나 이번의 주가 상승은 자산 운용사의 매도세가 거센 게 특징이다. 최근 자산 운용사가 주식을 파는 이유는 크게 보면 한 가지다. 바로 ‘펀드 환매’ 때문이다. 실제로 7월 24일 92조6800억 원을 기록했던 주식형 펀드의 규모는 10월 24일 현재 85조9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른바 ‘비자발적 장기 투자’를 하던 펀드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투자 추이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자산 운용사의 자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입한 펀드에서 나온다. 크게 보면 개인과 자산 운용사는 궤를 같이한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3개월간 6조5765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결국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코스피 지수가 2000대에 근접하자 ‘원금 회복’을 위해 주식을 팔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펀드 환매에 의한 자산 운용사의 매도세는 8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승민 애널리스트는 2004년 이후 유·출입된 주식형 펀드를 지수대별로 구분해 봤다. 그 결과 코스피가 2000 이상에서 유입된 금액은 약 18조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또 이 지수대 이상에서 유출된 금액은 약 15조6000억 원이다. 이를 통해 보면 현재 2000 이상에서 펀드에 가입해 남아 있는 잔액은 약 2조80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보다 자세히 분석해 보자. 유승민 애널리스트는 “2000 이상에서 유입된 금액의 대부분은 2011년 중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펀드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2007년 2000을 웃돈 기간은 불과 2개월 남짓이었다. 이후 5년이나 시간이 흘렀다. 3년 미만의 펀드 보유 기간을 고려할 때 이 지점에 가입한 펀드는 손실을 감수하고 이미 상당 부분 환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최근 지속되고 있는 펀드 환매는 대부분이 2011년 펀드에 가입한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2011년 중 2000 이상에서 들어온 펀드 순유입 금액은 약 6조7000억 원이다. 그러나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는 지난 주말까지 약 5조3000억 원이다. 유승민 애널리스트는 “이 중 일부는 상반기 중 부진한 시장 흐름에 따른 손절매가 포함됐을 것”이라며 “손절매 물량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2011년 이후 2000 이상에서 들어온 자금의 실제 환매 대기 물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재미있는 점은 최근 주가 상승에서 가장 큰 수익률을 낸 투자 주체는 지수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분율 변동 기준으로 7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된 업종은 반도체·소프트웨어·기계·자동차·통신서비스다. 그런데 이 기간에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조선·은행·화학·소프트웨어·에너지 등으로 전체적으로 소재·산업재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매수가 집중됐던 업종의 수익률은 중간 수준이다. 소재·산업재가 강세를 보인 것은 이들 업종에 자산 운용사의 매수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시장 상승은 외국인이 주도했지만 주도 업종은 자산 운용사가 결정한 셈이다. 노근환 애널리스트는 “흥미롭게도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5개 업종 중에서 반도체·소프트웨어·통신서비스는 기관이 가장 적극적으로 매도한 업종”이라면서 “결국 이들 업종을 매도한 자금으로 자산 운용사는 소재와 산업재에 집중 베팅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근환 애널리스트는 “다만 자산 운용사의 자금은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외국인과 비슷한 투자 성향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기호 센터장은 “외국인 매수 장세에서 자산운용사는 일종의 ‘수동적 매도 주체’였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 자산 운용사의 매도가 조만간 일단락되면서 1~2개월 정도의 단기적 매수 주체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투자자들이 ‘좋은 주식을 사 달라’며 가입하는 펀드는 어떤 주식이든 ‘사야만 하기’ 때문이다.
Q3 코스피 지수가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선뜻 투자하기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주식시장은 어떤 흐름을 가지고 움직일까.
현재 대다수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주식시장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즉 지난 몇 년간의 부진을 깨고 ‘대세 상승기’에 들어섰다는 의견이 말 그대로 ‘대세’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까지 코스피는 추세적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수로 보면 240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 즉 최근 2년간 부진했던 거대 경제권의 회복이다. 유럽은 마이너스 성장을 마감하고 2014년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유럽은 2013년 2분기 이후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중국 또한 2012년 3분기(7.4%)와 2013년 2분기(7.5%)가 경기 감속의 막바지 국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가속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낮지만 더 이상의 경제성장률 하강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한국 경제의 성장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이다. 부진했던 경제권의 회복과 미국 경제의 순항은 결국 한국 경제 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조윤남 센터장은 이에 따라 “한국 경제도 2014년 최소 3.5%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이 3.5%라는 것은 금리 또한 이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다면, 그것도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금리 상승이 시작되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 조윤남 센터장은 이 때문에 “2014년 증시 수급의 주체는 한국인”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이 나타나게 되면 증시의 레벨업이 가능하고 이는 경기의 급반등 또는 빠른 기업 이익의 증가가 없더라도 주가는 꽤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올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2150까지 가능할 것으로 봤다. 2011년 하반기 이후 코스피의 PER는 8~10배에서 등락했다. 현재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보기 때문에 PER 10배인 2150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기호 센터장, 유승민 애널리스트 등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의 예상도 비슷했다. 지기호 센터장은 “코스피에서 2009년 이후 5년 만에 대세 상승 신호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지기호 센터장은 “코스피의 9월 말 종가인 1996은 PER 8.7배로 2000년 이후 평균 PER 9.9배보다 낮다. 그리고 PER 추이에 이동평균선(12개월)을 추가해 이동평균주가(MAO:Moving Average Oscillator)로 매수·매도 신호가 발생하도록 적용하면 1차 매수 신호는 MAO 값이 최악에서 조금씩 개선되는 시점(2013년 7월)이고 2차 매수 신호는 PER가 이동평균선을 위로 올라서는 시점이다. 즉, 2차 매수 신호는 올 12월쯤에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따지면 내년(2014년) 주식시장은 ‘강세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봐도 “특히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412조 원으로 증가했으며 외국인으로서는 11월 추수감사절(11월 3째주), 연말 배당 투자 등의 이슈가 남아 있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급격히 줄일 이유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지기호 센터장에 따르면 외국인이 주식을 원간 기준으로 대량 매수한 이후로는 통계적으로 주가가 1~2개월 더 상승했으며 이에 따르면 주가는 12월까지는 별 무리 없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애널리스트 또한 자신이 개발한 지표인 GMO(Group Momentum Oscillator)를 활용해 코스피 시장을 분석한 결과 현재의 주가 상승에 “과열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적어도 이 지표가 80% 이상이 되면 단기 과열 징후라고 볼 수 있는데 아직은 5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코스피200 종목 중 절반이 조금 넘는 주식들이 이제야 중기 상승 추세에 올랐다는 의미다. 유승민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중기 저항선인 2050을 돌파하면서 심리적 부담 등은 있겠지만 기술적 분석으로 본다면 크게 의미 부여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11~12월 중 한차례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당분간은 큰 폭의 조정보다 상승 추세 지속에 무게를 두는 쪽”이라고 밝혔다.
Q4 코스피가 추세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면 앞으로 어떤 업종에 투자해야 수익을 더 높일 수 있을까.
상당수의 애널리스트가 주목하는 투자 유망 업종은 한마디로 ‘시클리컬(경기순환: cyclical) 업종’이다. 임정석 센터장은 “경기 상승 국면에 항상 경기 상승의 수혜를 극대화하는 시클리컬 업종의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다 구제적으로 보면 조윤남 센터장은 조선·은행·화학 업종의 추가 상승을 기대했다. 먼저 조선 업종은 2014년부터 전개될 호황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상선 발주 회복 및 선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업종은 금리 상승에 따른 마진 개선과 대출 성장에 따른 이익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화학 업종은 중동 및 중국 공급 우려감 완화되고 세계 경기 회복에 기반한 재고 확충 사이클의 시작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조윤남 센터장은 “다만 환율 등의 요인으로 한국 대표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는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시 소재(화학)·산업재(건설·기계·조선·운송)·금융(은행) 섹터를 주목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경기 상승의 수혜 업종이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잦아들더라도 국내 기관이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업종이 이들 업종이기 때문이다. 홍순표 애널리스트튼 “화학·건설·기계·조선·운송·은행 섹터는 지난 8월 23일 이후 외국인과 함께 국내 기관의 순매수가 동시에 이어지고 있는 만큼 외국인의 속도 조절이 있더라도 수익률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재(화학 등)·산업재(조선·기계 등)는 업황 사이클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정할 때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진영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국내 500대 대표 기업 중 2015년까지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는 292개 기업의 순이익을 합산한 결과 소재 및 산업재는 2013년에 순이익 저점을 형성한 이후 2014년부터 턴어라운드 양상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화학 업종은 유럽과 중국의 경기 회복에 따라 제품 수요 증가와 제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고 조선 업종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익 개선세가 전망되고 있다. 다만 김진영 애널리스트는 조윤남 센터장과 달리 자동차 및 IT 업종도 “이익 안정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관심 대상으로 꼽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Q5 주식 투자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 앞으로 꼭 체크해야 할 리스크는 무엇일까.
대다수의 애널리스트는 지금을 글로벌 경기 상승기의 초입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큰 리스크는 확실하다. ‘급격한 경기 하락’이다. 홍순표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주요 경제지표들을 통해 볼 때 미국 경제의 일시적 둔화 가능성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예상했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잠정치)는 75.2로, 당초 예상했던 74.5는 물론이고 2012년 이후 평균 수준(77.7)을 밑돌았다. 이 지수는 전월 대비 마이너스 3.0%(3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9.0%(2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를 기록하면서 미국 가계의 소비 심리가 2~3개월째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기업 실적에 대해 선행성을 갖고 있는 제조업 관련 서베이 지표들도 부진한 결과가 나왔다. 10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컨센서스(4.5)와 전월치(6.3)를 밑도는 1.5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제조업 지수는 컨센서스(7.0)를 웃돌았지만 전월치(22.3)를 밑돌았다.
이대상 애널리스트는 또 “4분기 중국 경기가 재하강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유동성 단속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지난 10월 23일 중국 인민은행은 은행권 유동성 공급을 하지 않으면서 단기 자금시장 경색 조짐이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유동성 단속에 나선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부동산 가격 안정 또 다른 하나는 ‘그림자 금융’으로 표현되는 금융 산업에 대한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다.
한국 시장만 놓고 본다면 ‘환율’이 큰 걱정거리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는 자국 통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국면에서 오른다”며 “원화 강세가 과도하게 진행되면 반전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위기 이후의 회복 국면에서 외국인은 대체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60원 이하에서는 순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주가 강세 사이클의 정점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원대에 진입하는 국면에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리스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외국인 투자자와 함께 매수세를 뒷받침하던 연·기금의 매수 강도 둔화 역시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기금의 매수 기조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러나 전체적인 매수 강도는 지난 석달간 나타났던 월 1조 원 규모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 이유는 최근 증시 회복세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전체 자산의 20%)에 근접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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