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는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열광하는 극소수의 팬들만(1%) 그의 홈페이지로 초대하고 그들과 같이 거리에서 춤을 추고 인권 운동을 같이한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대중매체 광고는 그때 그 상품에 관심이 없으면 소비자가 기억하지 않는다. 대중매체 광고의 효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즈음 대중매체 광고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지난 9월 16~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미국마케팅협회(AMA)의 연례 세미나 주제는 ‘스톱 마케팅. 스타트 인게이징(Stop Marketing. Start Engaging)’이었다. 내 상품에 관심도 없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 논리적·이성적·개념적 마케팅은 이제 그만두자는 것이다.

그 대신 고객과 교감(engaging)을 시작하자는 제안이다. 레이디 가가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인용됐다. 레이디 가가는 그래미상 5개를 포함해 205개의 유명한 연예인 상을 받았으며 그녀의 비디오를 SNS에서 5억 명 이상이 봤고 현재 그의 팬 수는 1억5000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 레이디 가가는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열광하는 극소수의 팬들만(1%) 그의 홈페이지로 초대하고 그들과 같이 거리에서 춤을 추고 인권 운동을 같이한다. 그녀는 그 1%의 열광팬들에게 몬스터(MONSTER)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그녀가 만든 검은색 향수를 전달하고 그녀의 심벌인 해골 탈을 상징물로 준다. 그 1%가 레이디 가가를 만든다. 그들은 28세밖에 되지 않은 레이디 가가를 엄마(MOTHER OF MONSTER)라고 부른다. 레이디 가가는 그 팬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자랑도, 자기 홍보도 하지 않는다. ‘더 착하게 더 용감하게’ 살자는 자신의 가치를 주장할 뿐이다. 동성 연애자, 장애인, 외로운 노인, 가난한 어린이를 위한 사회운동을 팬들과 같이한다. 그 열광하는 팬들이 온 세계의 사람들에게 레이디 가가를 알린다. 자랑한다. 그 가치를 전한다. 순전히 자발적으로 보수도 받지 않는 레이디 가가의 판촉 사원들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SNS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받는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가치를 전하는 그림·글·사진·상품·서비스다. 진(참됨, 감추지 않음), 선(착함, 나와 타인을 똑같이 좋아함), 미(아름다움, 인간의 손때가 없는 원래의 모습)가 아마 그 대표적인 가치일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기업과 상품을 홍보하는 회사가 우리나라에도 2000개가 조금 넘는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거의 모두가 ‘일방적 자랑’이다. ‘광고’다. ‘교감’이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와 대화를 하지 않는다. 자기주장만 늘어놓을 뿐이다. 체험을 나누고 있지 않다.

‘귀사를 믿고 귀사의 상품을 마치 내 분신처럼 좋아하는 소수(수십 명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의 소비자를 모으십시오. 그들이 스스로 SNS와 광장에서 모이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들에게 귀사의 가치를 전파하십시오. 작은 가치라도 귀사가 이것만은 우리가 해야겠다고 마음속에서 외치는 가치를 전달하십시오. 아무 것도 자랑하지 마십시오. 귀사가 전파하고자 하는 가치가 진정한 것이면 귀사의 팬들은 꾸준히 그리고 어느 순간 갑자기 늘어납니다.’



노익상 한국리서치 대표
[CEO 에세이] 1%의 고객에만 집중하라
1947년생. 1966년 경기고 졸업.
1971년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1973년 고려대 사회학 석사. 1978년 한국리서치 설립, 대표이사 사장(현). 2002년 고려대 사회학 박사. 2007년 대한산악연맹 부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