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물건’을 만났다. 아우디 SQ5는 아우디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5의 스포트 버전이다. 아우디 S4·S5·S6·S7·S8처럼 양산 차 보디에 스포츠카 솔(soul)을 심은 차다. 그러나 세단형 버전의 개조차 S 시리즈에 비해 SQ5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몰 때 여러 가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도로에서 달려드는 차들을 순식간에 따돌려 버리는 강력한 주행 성능은 기본이다. 1박 이상의 레저 활동에는 넉넉한 뒷좌석 승차 공간과 트렁크가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비포장도로에도 주행이 가능해야 하고 비와 눈이 내릴 때는 안정적인 접지가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유지비도 적게 들어야 한다. 추가로 조용한 실내에서 프리미엄급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이 모든 걸 만족시키는 차가 SQ5다.


제로백 5.1초, 웬만한 스포츠카 능가
우선 강력한 주행 성능. SQ5의 제로백은 5.1초(자동변속기 기준), 이 정도면 말 다했다. 포르쉐의 대표 주자 911 카레라(1억2310만 원)의 제로백 4.8초(수동변속기)에 근접했다. SQ5처럼 디젤 연료를 사용하면서 가격이 비슷한 포르쉐 카이엔 디젤(8800만 원)의 제로백은 7.8초(자동변속기)에 불과하다. 일반 버전 Q5의 V6 3.0TDI 엔진에 2스테이지 트윈 터보를 단 결과다. 6기통 엔진의 V자형으로 벌어진 양쪽으로 직접 연결된 ‘트윈’ 터보를 장착했고 2-스테이지 터보 방식은 저속이든 고속이든 지체 없는 터보의 개입을 보장하며 디젤엔진의 한계를 극복했다(BMW는 이를 ‘트리플 터보’라고 이름 붙였다). ‘오토·다이내믹·컴포트·이피션트·인디비주얼’이 선택 가능한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를 ‘다이내믹’으로 바꾸면 rpm(분당 엔진 회전수)을 높은 상태로 유지하며 순식간에 변속되도록 한다. 사운드 액추에이터가 만드는 스포츠카 느낌의 아련한 배기음이 추가된다.
[카&라이프] 아우디 SQ5, 디젤엔진의 한계 초월한 ‘슈퍼 SUV’
Farbe: Estorilbl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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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이므로 공간 활용의 장점은 당연지사. 제아무리 스포츠카라도 캠핑 여행, 스키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가족들의 눈총을 받을 것이다. 안정적인 상시 사륜 구동인 콰트로(Quattro) 시스템은 악천후가 아니더라도 고속 주행에서의 코너링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안겨 준다. 뛰어난 가속력에 비하면 일반형 Q5와 동일한 연비(복합 리터당 11.9km)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아이들링 오토 스톱 기능은 온·오프가 가능하다. 다만 ‘이피션트’ 모드에서 측정한 공인 연비와 공격적인 ‘다이내믹’ 모드에서의 연비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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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속도계가 두 번째 백 자리 숫자를 넘었는데도 체감 속도는 절반밖에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진동과 소음이 억제돼 있다. 그 상태에서도 3100rpm 수준으로 고속 주행이 지속 가능하다. 뱅앤올룹슨 오디오의 맑고 깊이 있는 사운드는 초고속에서도 무뎌지지 않았다. 아우디 Q5의 최고가 라인의 가격은 7590만 원(Q5 3.0TDI 다이내믹)이다. 이 정도 구매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1060만 원을 더 털어서라도 SQ5(8650만 원)를 사는 것을 추천한다. 가격 대비 성능을 생각하면 SQ5는 정말 ‘사고픈’ 물건이다.


우종국 xyz@hankyung.com | 사진 아우디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