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3분기 실적 시즌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10월 4일 예정)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2012년 3분기, 32조1000억 원) 11.7%, 직전 분기 대비(2013년 2분기, 30조6000억 원) 17.5% 증가한 35조9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되며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은 34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5%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회계 처리에 따른 순이익 감소의 영향으로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강도가 크게 나타난다. 아직까지 3, 4분기 이익 전망치가 높게 형성돼 있어 하반기 이익 모멘텀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국내 증시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최근 1개월 동안 1.8% 하향 조정됐다. 3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되면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 전년 동기 대비 이익 모멘텀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투자의 맥] 이익 전망치 하향세…돌다리 두드릴 때
12개월 예상 PER 9.9배까지 상승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해당 분기 동안 각각 8.0%, 6.4% 하향 조정됐고 실적 시즌에 진입한 이후에는 각각 12.4%, 5.9% 추가 하향 조정됐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분기 시작 시점인 7월 초 이후 현재까지 5.9% 하향 조정됐다.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 하향 조정률을 감안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실적 시즌 이후 추가로 10% 하향 조정된다고 가정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32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에 그친다. 다만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분기별 영업이익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섹터별로 보면 산업재·경기소비재·의료·정보기술(IT)·통신서비스 섹터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유로존과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경기 민감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연관성이 높은 소재·산업재 섹터는 아직까지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오랜 기간 부진했던 업황이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이익 모멘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스피가 2000선 언저리에 머무르는 가운데 3분기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어지며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약화됐다. 한국 주식시장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률(PER)은 9.9배(에프엔가이드 기준)로 최근 2년간 평균(9.5배) 수준을 웃돌고 있다.

코스피가 반등했지만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이 동반되지 못하면서 12개월 예상 PER는 6월 말 9.0배에서 현재 9.9배로 상승했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12개월 예상 PER 8.5~10.0배의 박스권 상단까지 올라와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형성되고 있다. 물론 PER 9.0배 수준이 높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보험, 통신 서비스, 자동차·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밸류에이션 추가 상승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10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기업 실적이 전망치를 웃도는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실망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