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맥
국내 주식시장이 6월 들어 재차 하락 전환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 불확실성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 등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5월에 순매수로 전환됐던 외국인이 6월 들어 재차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6월 중(12일까지 코스피 기준) 2조1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당분간은 미국의 양적 완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현시점에서 외국인이 국내시장으로의 복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뱅가드 펀드 매물 부담이 7월 초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수급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PBR 1.0배, 상승 방아쇠 될 것
향후 주식시장에서 선진국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6월 들어 미국 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 우려가 본격화되며 선진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안전 자산인 국채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으며 선진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긍정적 요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 세계 경제가 충분히 회복되고 있다는 신뢰가 쌓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파른 금리 상승이 불확실한 전 세계 경제의 둔화를 재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확산할 수 있다. 이는 분명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이머징 시장의 가산 금리인 신흥시장채권지수+(EMBI+) 스프레드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 국채 금리 상승이 이머징 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이머징 마켓 전반의 주식시장이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결국 이러한 문제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6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의 정책 태도가 중요하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시장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이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 보면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률(PER)은 현재 7.9배로 연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최근 3년 평균치(8.7배)를 크게 밑돌고 있어 국내 증시가 확실하게 저평가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분명 한국 주식 투자에서는 호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선진국 및 이머징 대비 한국의 할인율은 각각 40.8%, 18.9%로 과도하게 할인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또 다른 평가 지표인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배율(PBR)도 현재 1.0배에 불과해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에도 PBR 1.0배 수준이 국내 주식시장 반등의 방아쇠로 작용했다.
올 들어서도 코스피의 저점 확인은 12개월 예상 PBR 1.0배 수준에서 이뤄졌다. 12개월 예상 PBR 1.0배 전후 수준에서 코스피 저점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6월 들어 코스피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12개월 예상 PBR 1.0배 수준까지 하락한 현재 과도하게 위축되기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저가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정문희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