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워 Z
[영화] '정치성' 가미한 좀비 영화, 월드 워 Z <World War Z> 外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브래드 피트, 미레일 에노스, 매튜 폭스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함께 영화계를 휩쓸었던 뱀파이어의 행방은 온데간데없다. 이제는 좀비다. ‘28일 후’, ‘레지던트 이블’, ‘웜 바디스’, ‘워킹 데드’, ‘좀비랜드’ 등의 영화 및 ‘미드(미국 드라마)’에서 지속됐던 좀비의 인기는 ‘월드 워 Z’에서 절정에 달한다. 현대사회의 은유로 좀비가 자주 등장하는 건 아무래도 전염적 속성 때문일 것이다. 공기·새·조류·포유류·곤충·핵폐기물을 비롯한 환경오염에 따른 잦은 전염병 발발에 대한 인간의 공포는 흉측하고 본능만 살아 숨 쉬는 좀비라는 형체를 통해 구체화된다.

세계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인간들이 순식간에 정체불명의 좀비로 바뀌면서 도시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유엔 소속 조사관 제리(브래드 피트 분)는 가까스로 가족들과 함께 위험한 상황에서 빠져나오지만 곧 전 세계를 누비며 이 재난의 원인을 찾아낼 적임자로 지목된다.

맥스 브룩스의 원작 ‘세계 대전 Z’를 둘러싼 치열한 판권 경쟁에서 브래드 피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물리쳤다. 30억 명의 인류가 순식간에 좀비화되는 상황에서 뛰어난 지정학적 재미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 브래드 피트는 자신의 민주당적 성향에 잘 맞는 이 작품을 차별화된 여름 블록버스터로 완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촬영 지연과 2억 달러에 가까운 제작비의 폭등을 두고 감독 마크 포스터와 주연배우이자 프로듀서인 브래드 피트 사이가 극도로 나빠졌다는 등의 소문이 돌았다.

원래 예상보다 반 년 정도 늦게 개봉하게 된 ‘월드 워 Z’는 다소 맥 빠지고 느리고 지루한 드라마 파트와 숨 돌릴 새 없이 몰아치는 격렬하고 스펙터클한 좀비 액션 파트가 교차하면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선조 격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베트남전의 공포를, ‘28일 후’가 20세기 후반의 제약 관련 공포를 활용했다면 ‘월드 워 Z’는 이데올로기와 국익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어리석은 인류에 대한 암울한 근심을 가득 담고 있다.



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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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처드 링클레이더
출연 잭 블랙, 매튜 매커너히, 셜리 매클레인

텍사스 작은 마을의 장례사 버니는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따뜻한 서비스를 아끼지 않으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괴팍한 미망인 마조리 부인과 버니는 곧 가까운 사이가 되지만, 마조리 부인의 집착에 점점 지쳐가던 버니는 언젠가부터 홀로 마을을 오간다.



퓨어
[영화] '정치성' 가미한 좀비 영화, 월드 워 Z <World War Z> 外
감독 리자 랑세트
출연 알리시아 비칸데르, 사무엘 프롤러, 조세핀 바우어

스무 살의 문제 소녀 카타리나는 유튜브에서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본 뒤 남루한 삶을 버리고 예테보리의 콘서트홀 매표소 직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예술의 세계라고 믿었던 그곳에는 유부남과의 위험한 관계, 거짓말 그리고 배신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로봇G
[영화] '정치성' 가미한 좀비 영화, 월드 워 Z <World War Z> 外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미키 커티스, 요시타카 유리코, 하마다 가쿠

가전 회사의 세 연구원은 로봇 박람회를 앞두고 가까스로 개발한 로봇을 박살내고 만다. 해고의 위기에 처한 그들은 인형극을 빙자한 오디션을 열고 70대 노인 스즈키를 로봇으로 분장시킨다. 의욕 충만한 할아버지는 박람회에서의 돌발 행동으로 일본 최고 스타가 된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