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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비즈]개그우먼 이국주 “빅 사이즈 의류 사업, 미래 빵빵해요”
많은 연예인들이 부업으로 의류 쇼핑몰들을 창업하곤 한다. 그 수가 많다 보니 그만큼 성공 사례도 많고 실패 사례도 많다. 특별한 전략이나 연구 없이 인지도와 유명세만 믿고 쇼핑몰을 열었다가 금세 접은 이들도 한둘이 아니다.

“제 주변에서도 은근히 쇼핑몰을 준비했던 분들이 많더라고요. 망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요. 개그맨 박준형선배님도 개그만 하는 게 오히려 돈을 잘 벌 수 있다고 충고해 주시더라고요.(웃음)”

3개월 전 빅 사이즈 여성 의류 쇼핑몰 ‘쭈당당’을 오픈한 이국주(28) 씨는 뚱뚱하지만 그 뚱뚱함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신감 넘치는 ‘뚱녀’ 캐릭터로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개그우먼이다. 개그맨들끼리 팀별로 일대일 승부를 펼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뚱뚱한 체형들을 소재로 기발한 아이디어로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특유의 통통 튀는 캐릭터로 유창한 입담을 자랑한다.

“개그를 위해 아이디어를 짜고 방송 출연하는 시간을 빼면 요즘은 거의 매일 사무실에 붙어 있어요. 성격상 제 일을 남의 손에 맡겨 두지 못하거든요. 하다못해 사무실에 나와 정리하고 포장하는 잡다한 일이라도 해야 마음이 놓이죠.”

물론 밤에는 직접 도매시장에 나가 상품들을 보고 연구하고 어떤 옷들을 매입할지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밤 12시에 시장에 나가 새벽에 돌아오는 일은 이제 거의 일상이 됐다.



케이블 방송 ‘코미디 빅리그’서 맹활약

‘코미디 빅리그’에서의 활약으로 개그우먼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녀가 쇼핑몰을 오픈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12월 무렵의 일이다.

“실은 옛날부터 옷에 대한 관심은 많았어요. 빅 사이즈라고 해서 패션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빅 사이즈이기 때문에 오히려 패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심사숙고 끝에 내게 맞는 옷들을 골라 입곤 하죠.”

사실 그녀가 방송에 입고 나온 옷들 중에는 빅 사이즈 옷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귀엽고 캐주얼한 옷들이 많았다. 흔히 살찐 체형의 여성들이 대부분 몸매를 감출 수 있는 헐렁한 옷, 조금이라도 날씬해 보일 수 있는 무채색의 옷들을 선택하는데 비해 그녀는 체형을 굳이 가리려고 하지 않고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다양한 패션을 소화해 내는 모습들을 선보였다. 그러다 보니 그녀와 비슷한 체형의 사람들은 그녀가 입고 나오는 옷에 대해 의외로 많은 관심을 보이곤 했다. 그녀가 방송에 입고 나온 옷들이 어디 것인지, 가격은 얼마나 되는지 묻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그래서 개그맨 선배님들이나 동료들이 저더러 ‘완판녀’라고 장난삼아 놀리기도 많이 놀렸었어요.(웃음)”

옷에 관심이 많은 만큼 옷을 많이 사기도 했다. 옷을 자주 구매하는 쇼핑몰 중 한곳에서는 700만 원어치 이상의 옷을 구매하기도 했을 정도다.

“새삼 내가 옷을 많이 사 입었다는 걸 깨달았죠. 그런데도 정작 내 마음에 딱 드는 옷은 얼마 없었어요. 결국 이럴 바에야 차라리 내가 직접 쇼핑몰을 차려 내 마음에 드는 옷들을 골라 입는 게 낫겠다 싶었죠.”

쇼핑몰 이름을 ‘쭈당당’이라고 지은 것은 뚱뚱하다고, 빅 사이즈라고 움츠리지 말고 ‘이국주’처럼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옷을 입으라는 의미에서였다.

“원래는 말라깽이는 없다는 의미에서 ‘무말랭이’라는 이름을 지었었는데, 검색창에 무말랭이라고 치면 반찬 가게가 먼저 나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사업자 등록부터 하고 웬만큼 오픈 준비를 다 마친 상태였는데도 다 엎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죠.”

난생처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사업인데도 그녀는 별로 두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겁이 없는 게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쇼핑몰 오픈을 구상하고 준비, 실행에 이르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하지만 겁이 없다고 해서 ‘무작정’은 아니다. 연예인인 만큼 사업 쪽에서 잘못하면 본업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매사에 조심, 또 조심하려고 한다.

“그래서 사무실의 직원들에게 늘 이야기해요. 고객들이 항의하면 그게 옳든 그르든 늘 진심으로 대하라고요.일단 먼저 사과하고 해결하려고 하죠.”
SAMSUNG C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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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사업을 열심히 해서 진짜 ‘완판녀’가 되고 싶어요.
패션 방송에서 먼저 찾아주는 개그우먼 이국주도 멋지지 않을까요?”



“패션 방송에서도 찾는 개그우먼 되고 싶어”

다른 회사들처럼 광고를 하지 않는 것도 바로 그런 조심성 때문이다. 연예인이 하니까 궁금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몰렸다가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빅 사이즈 의류 쇼핑몰은 많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는 쇼핑몰이 아니거든요. 고객층이 한정돼 있어 크게 한 방을 노린다고 해서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광고보다 직접 입어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성장하는 쇼핑몰로 만들고 싶어요.”

그녀가 운영하는 쇼핑몰을 들어가 보면 옷들만이 아니라 눈을 사로잡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대부분의 모델들이 개그우먼이라는 사실이다. 그녀 자신은 물론이고 장도연·김진아·장희영 등 ‘코미디 빅리그’에 함께 출연하는 다수의 개그우먼들이 그녀가 직접 코디한 옷들을 전문 모델들 못지않게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모두들 고맙죠. 모델비도 따로 안 주는데 솔선수범해 도와주고 있으니까요.(웃음) 일단 비용이 절감되고,고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많이 도움이 되죠. 하지만 그보다는 다들 친하니까 촬영 현장이 편하고 재미있다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배우면서 일하는 게 가장 즐겁다는 그녀다. 기획·옷 매입·촬영 등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이지만 그 새로움이 그녀를 더욱 설레게 한다는 것이다.

“일이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요. 그래서 방송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고요. 패션 사업을 열심히 해서 언젠가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 ‘완판녀’가 되고 싶어요. 패션 방송에서 먼저 찾는 패셔니스타 이국주도 괜찮지 않을까요?(웃음)”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제공 이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