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상대방에게 긍정적 감정을 유발하고,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전략과 감정을 잘 다루는 강력한 ‘틀’, 설득을 위한 프레임을 제공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프레임은 설득하려는 사람이 늘 의식해야 할 ‘5가지 핵심관심’이다. 인정, 친밀감, 자율성, 지위 그리고 역할이라는 5가지 핵심관심에 대해 두루두루 관심을 가질 때만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이는 목관 5중주를 연주할 때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프렌치호른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조화를 이룰 때만이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사실과 같다.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 인정받지 못할 때 상대방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그리고 행동의 가치가 폄하됐다고 느낀다. 반면에 자신의 생각과 느낌 등이 전달됐다고 느껴지면 인정받는다고 느낀다. 후자의 경우에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핵심관심이란 설득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핵심관심은 상대의 감정적 경험을 이해하는 렌즈이자 당신과 상대의 긍정적 감정을 자극하는 지렛대이다. 상황을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 진단하기 위한 렌즈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틀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이 책에서 인상적인 대목 가운데 하나는 마치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설득력 역시 얼마든지 키울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방법은 여러분도 한 번 도입해보면 좋을 멋진 조언이다. 어떤 협상이건 간에 마치고 나면 혼자서라도 검토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대부분 협상 검토를 꺼리지만 협상 검토의 목적은 협상에서 겪은 경험을 통해 나날이 성장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만하다. 더 구체적인 방법은 일지를 만들어서 협상에서 배운 것들을 적어두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누구든지 자신만의 협상 지침서를 갖게 될 것이다.
설득의 틀에 더해서 이 책에는 설득에 임하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성공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주의해야 한다. 만일 상대에 의해 자신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설득은 물 건너가 버릴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하면 될까? 상대가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고, 상대와 상의해서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하고, 여전히 상대방이 거부권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이 책은 설득을 위한 기본틀 위에 구체적인 팁들을 듬뿍 담고 있다. 설득 전문가의 이론과 경험담이 잘 버무려진 책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작은 팁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공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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