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가 최근 설립한 비영리 로비 단체 ‘포워드어스(FWD.us: Forward US)’가 대표적이다. 이 단체는 IT 업체로부터 기부금을 모아 자신들의 정책 제안을 TV 광고 등으로 내보내거나 정치인들에 대한 로비 활동에 돈을 쓰고 있다. 빌 게이츠와 함께 MS의 스티브 발머 회장과 법무 책임자 브래드 스미스, 투자가 숀 파커 등이 포워드어스에 동참했다. 빌 게이츠는 저커버그와 함께 모임의 공동 창설자로 등재됐으며 발머 회장과 스미스는 기부자로 참여한다.
포워드어스의 주된 목적은 이민 개혁법이다. 미국 IT 업계는 우수 인재 확보에 목말라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해외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국의 전문직 인력에 대해 취업 비자 발급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을 이민 개혁법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루폰의 전 CEO 앤드루 메이슨, 야후의 CEO 마리사 메이어,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 넷플릭스 창업자 겸 CEO 리드 헤이스팅스 등도 포워드어스의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저커버그가 2000만 달러를 기부했고 다른 기부자들도 200만~500만 달러씩 내놓았다. 모금 목표는 50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미 연방법에 따르면 공익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단체 ‘501c’는 무제한 자금을 기부 받을 수 있으며 기부자들의 명단을 국세청에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민간 정치 모금 단체인 ‘슈퍼팩’이 기부자 이름을 연방선거위원회에 통보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민 개혁법 등 개정 요구
구글이 주요 기부자로 알려진 ‘디지털4th’도 주목을 끄는 로비 단체로 부상했다. 올해 초 발족한 이 단체는 미국인권자유연합,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등과 함께 1986년에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ECPA)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ECPA에 따르면 개인이 이미 열어 보거나 180일이 지난 e메일 데이터와 전자 문서 등을 정부가 간단한 소환장만으로 열람할 수 있어 수사 등 업무를 위한 데이터 정보 제공 요구가 잦았다. 구글·아마존·애플·이베이·트위터 등은 PC를 수색할 때와 마찬가지로 영장을 동반해야 e메일 열람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입법 로비를 펼치고 있다.
세금 개혁에서도 IT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T&T·인텔·버라이즌 등은 2012년 말 설립된 비영리 단체 ‘세금연합’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큰돈을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들은 아직 로비 활동과 기부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물론 구글과 MS 등은 대놓고 워싱턴 로비 활동을 밝히고 있지만 이들도 아직은 기부금 내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K스트리트의 로비스트들은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워싱턴 정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는 ‘머니게임’이었다. 무제한으로 정치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슈퍼팩이 합법화되면서 이들이 쏟아부은 TV 광고가 막판 판세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실리콘밸리가 워싱턴의 비밀 자금에 대해 교훈을 얻었다”고 촌평했다.
워싱턴=장진모 한국경제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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