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한국 식품 수출의 주춧돌이 되겠습니다”
약력 : 1957년생.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석사. 중앙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21회. 농산물유통국장. 농업연수원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현).



한국 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휴대전화와 자동차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철강과 조선 시장에서 글로벌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케이팝 등 한국의 문화 상품들도 ‘한류 붐’을 일으키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식품·외식 시장에서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세계인이 인정하는 글로벌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유럽연합(EU) FTA 등으로 식품 시장의 문은 활짝 열렸다. 국내시장에서 티격태격할 수 없는 형편이다. 식품 산업의 글로벌화가 절실한 이유다. 한국 식품의 질적인 성장과 해외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다.

aT는 5월 14일부터 1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우리나라 식품 산업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식품대전 2013(Korea Food Show 2013)’을 개최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 식품 박람회인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식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다. 김재수 aT 사장으로부터 식품 박람회가 갖는 의미와 한국 식품의 글로벌화 방안을 들었다.


‘대한민국 식품대전 2013’이 올해로 5회째를 맞았습니다. 이번 행사를 소개해 주시죠.

우리나라 식품 산업은 세계 식품 산업의 성장 속도에 비해 느린 편이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식자재, 전통 웰빙 식품 등 소규모로 유통되는 식품 산업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케이푸드(K-Food)가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규모 식품 관련 박람회가 절실했습니다. 대한민국 식품대전(KFS)은 ‘케이푸드, 세상과의 소통’이란 슬로건 아래 국내외 식품 산업의 발전상과 케이푸드의 미래상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대전입니다.

올해 열리는 대한민국 식품대전이 예년 행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200여 개에 달하는 중소 식품 업체 홍보관이 별도로 마련됩니다. 이곳에서 중소기업 식품의 우수성을 집중 홍보하게 됩니다. 해외 혁신 식품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취업 전문 업체인 리크루트와 함께 개최하는 ‘2013 식품 산업 채용 박람회’는 식품 분야 구인 기업과 구직자가 만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이 밖에 우리 농수식품의 주요 수출국 및 수출 가능 지역의 해외 대형 유통 업체와 바이어를 초청해 수출 상담회를 개최하는 BKF(Buy Korean Food 2013)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0여 명의 바이어가 183개의 국내 식품 및 외식 업체와 활발한 수출 상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시아 식품 포럼’ 등 다양한 식품 관련 세미나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식품 분야의 저명인사를 초청해 개최하는 이번 세미나는 ‘아시아 식품 포럼(Asia Food Forum)’과 ‘식품 산업 전망 분석 콘퍼런스’로 나눠 진행합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아시아 식품 포럼’은 세계 식품 산업 트렌드와 혁신적 변화를 주제로 국내 식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모색하자는 취지입니다. 관련 전문가 및 종사자, 학계·자문위원 등 250여 명이 참석합니다. ‘식품 산업 전망 분석 콘퍼런스’에서는 R&D·인력·식생활 교육·정보 등 분야별로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알아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번 행사 기간에 열리는 ‘우리 술 대축제’는 어떤 행사인가요.

‘우리 술 대축제’는 그동안 야외에서 방문객을 대상으로 시음과 관람 위주로 진행했습니다만 이번에는 국내외 유통 업체와 바이어가 참여하는 산업전(B2B) 형태로 열었습니다. ‘8도 우리술 명품관’에서는 전통주 생산 업체 제품을 8도로 나눠 전시합니다. 주제관에서는 전통주 종류에 따라 생막걸리, 청·약주, 과실주, 증류식 소주 등으로 분류해 일반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도록 했습니다.

aT는 우리나라 식품 산업을 육성하는 전문 공기업입니다. 국내 식품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세계 식품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약 5조4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세계 주요국들은 식품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식품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현재 국내 식품·외식 시장은 50인 미만의 식품 제조업체가 80%를 차지합니다. 또 전체 외식 업체의 90%가 5인 미만인 영세 사업체입니다. 외식업은 체계화된 창업 전문 교육이나 컨설팅 부재로 창업과 휴폐업이 반복되고 있고 해외에 진출한 외식 프랜차이즈도 현지화 전략 부족으로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aT는 국내 식품 기업을 종합적으로 관리·지원·육성하기 위한 창구 단일화의 일환으로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 지원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사업 전문성이 떨어지는 중소 자영업자는 케이푸드 지원센터를 활용해 창업, 메뉴 개발, 고객 서비스 향상, 해외 진출 지원 등을 컨설팅 받아 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습니다.
[스페셜 인터뷰] “한국 식품 수출의 주춧돌이 되겠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식의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향후 한식 세계화의 방향과 전략은 무엇인가요.

우리 한식은 해외에 자랑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웰빙 식단입니다. 우리의 전통 식단은 영양소 밀도가 높으면서 열량은 낮아 비만을 예방하는 등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류 드라마와 케이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우리 한식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 또한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aT의 한식 세계화 사업은 ‘세계인이 즐기는 한식’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식 인프라 구축, 한식 전문 인력 양성, 한식당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해외 주요 지역에 한식당 협의체를 육성해 한식 세계화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한식 조리 특성화 학교 선정 및 지원, 해외 한식당 종사자 교육 등 한식 조리사들의 전문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식의 세계화는 외국인들의 입맛을 바꾸는 일로 꾸준한 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한 사업입니다.

그동안 한식 세계화를 위해 우리의 한식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체험하도록 함으로써 한류 열풍과 함께 세계적인 식문화로 정착하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유망 외식 프랜차이즈가 해외로 진출해 세계 각국에 자리 잡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한식의 국제화는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 상품으로 접근해야 하며 우리보다 먼저 자국 음식의 세계화에 성공한 일본·중국·태국·베트남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입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