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장

북한산성 입구에 파주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 요리 전문 식당이 있다. 이 동네에서 8대째 살아 온 토박이로 45년째 음식점을 경영한 부모님의 대를 이어 이근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만석장’이다.
[맛집] 대를 이은 두부 요리의 참맛
콩은 단백질 40%, 식물성 지방 20%, 탄수화물 35%를 함유하고 있다. 미국의 건강 전문 잡지인 ‘헬스’가 세계 5대 건강식품에 포함한 콩은 쌀보다 122배의 칼슘, 26배의 인, 16배 정도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고 노화·비만·혈압조절·당뇨·항암·두뇌발달 등에 효과가 있다.

이런 콩 중에서도 장단콩은 예로부터 파주 임진강 쌀, 장단지역에서 재배되는 인삼과 함께 ‘장단삼백’으로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명품 콩이다. 큰 일교차와 청정 자연환경의 마사토에서 자라기 때문에 단단할 뿐만 아니라 이소플라본의 함량이 다른 지역의 콩보다 높고 맛도 훨씬 고소하다.

만석장에서는 1년 동안 80여 가마니의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로 다양한 요리를 한다. 매일 만드는 두부를 이용한 단품 요리로는 두부버섯전골과 두부김치전골이 있는데 여러 종류의 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인 두부정식도 있다.

두부정식은 국물이 시원한 나박김치와 대나무 용기에 담겨 나오는 연두부로 시작된다. 따뜻한 기운을 품은 연두부의 고소한 맛과 향이 입 안을 부드럽게 감싼다. 흑임자 가루를 섞은 흑임자 두부에는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날치 알을, 두부에는 잘 익은 김치를 얹어 낸다.

480kg이나 되는 고추를 직접 말려 빻은 태양초와 1800포기의 배추로 김장을 담가 특별 제작한 냉장고에 보관한다. 빛깔이 곱고 아삭아삭한 김치가 어우러진 두부김치는 별미다.

노란 배춧속과 상추에 싸먹는 돼지보쌈, 뜨겁게 달군 철판에 담아내는 떡갈비, 언제 먹어도 친근한 잡채와 샐러드도 정갈하다. 부추 즙으로 색을 낸 팽이버섯전·표고버섯전·녹두전을 먹고 나면 기분 좋은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식사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제철 나물을 비롯한 밥반찬과 함께 두부버섯전골이 나온다. 가을에 말린 무청 시래기를 삶아 겉껍질을 손질해 볶은 시래기나물에도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두부버섯전골은 도톰하고 넙적하게 썬 흑임자 두부와 두부·능이버섯·표고버섯·새송이버섯·민물새우·바지락 등 10종류의 재료로 우려낸 육수로 끓인다. 전골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능이버섯 향기가 풀풀 날아오른다. 바지락과 민물새우가 우러난 시원한 국물도 일품이다. 단체 손님을 위한 예약 메뉴로는 한방백숙·닭볶음탕·한방오리백숙 등의 보양식이 있다. 북한산의 기운을 받으며 45년 손맛이 담긴 두부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 만석장이다.
[맛집] 대를 이은 두부 요리의 참맛
영업시간 10:00~21:00
메뉴 두부버섯전골 3만5000~4만 원, 두부김치전골 3만5000~4만 원, 두부정식 1만6000~2만 원, 한방백숙 4만5000원
위치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278-32
문의 (02)385-2093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