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박찬욱
출연 미아 바시코브스카, 니콜 키드먼, 매튜 구드
![STK-7222.NEF](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97433.1.jpg)
‘스토커’는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스타 앤트워스 밀러가 쓴 시나리오로 만들어졌다. 남들이 듣지 못하는 극히 미세한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을 가진 소녀 인디아가 성인의 세계로 옮겨가는 과정을 고딕 호러와 스릴러의 이종 교합으로 형상화했다.
죽음과 고독에 훨씬 익숙했던 이 조숙한 소녀는 삼촌 찰리를 통해 처음으로 유혹의 감정을 알게 된다. 그와의 육체적 접촉으로, 혹은 자신과 닮아 있는 타인과의 강한 정신적 공명을 거치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 혹은 그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다. 그래서 피투성이 클라이맥스가 지나고 나면 소녀는 최후의 승자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게 된다.
박찬욱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은 앤트워스 밀러의 매우 성긴 시나리오로부터 놀라운 이미지들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고전 영화들, 말하자면 ‘의혹의 그림자’와 ‘싸이코’의 그림자가 강하게 드리워진 가운데 다소 낯설어 할 관객들을 위한 배려도 충분하다.
몇 안 되는 등장인물들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리감을 표현하기 위해 둘 사이 대화에 벽을 배치한다든지, 인물별로 붉은색·초록색·회색 등의 색깔을 부여함으로써 캐릭터를 설명해 준다든지 하는 상징은 사실 매우 손쉬운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징들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든지, 관객을 향한 잔소리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게 명장의 솜씨다. 언어적·문화적 관습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자신의 영화적 감수성을 비교적 자유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박찬욱 감독의 해외 진출은 긍정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차이니즈 조디악
감독 청룽
출연 청룽, 권상우
![[영화] 스토커 Stoker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97434.1.jpg)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감독 홍상수
출연 이선균, 정은채, 예지원, 유준상
![[영화] 스토커 Stoker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97435.1.jpg)
플라이트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덴절 워싱턴, 돈 치들, 켈리 라일리, 존 굿맨
![[영화] 스토커 Stoker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97436.1.jpg)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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