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박찬욱
출연 미아 바시코브스카, 니콜 키드먼, 매튜 구드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 분)의 열여덟 번째 생일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빠가 숨을 거둔다. 아빠의 장례식 날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 찰리(매튜 구드 분)가 등장한다. 엄마 이블린(니콜 키드먼 분)은 젊고 다정한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인디아는 찰리를 경계하면서도 자신과 어딘지 닮아 있는 그에게 점점 이끌린다. 찰리의 등장으로 스토커가(家)에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인디아의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스토커’는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스타 앤트워스 밀러가 쓴 시나리오로 만들어졌다. 남들이 듣지 못하는 극히 미세한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을 가진 소녀 인디아가 성인의 세계로 옮겨가는 과정을 고딕 호러와 스릴러의 이종 교합으로 형상화했다.
죽음과 고독에 훨씬 익숙했던 이 조숙한 소녀는 삼촌 찰리를 통해 처음으로 유혹의 감정을 알게 된다. 그와의 육체적 접촉으로, 혹은 자신과 닮아 있는 타인과의 강한 정신적 공명을 거치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 혹은 그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다. 그래서 피투성이 클라이맥스가 지나고 나면 소녀는 최후의 승자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게 된다.
박찬욱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은 앤트워스 밀러의 매우 성긴 시나리오로부터 놀라운 이미지들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고전 영화들, 말하자면 ‘의혹의 그림자’와 ‘싸이코’의 그림자가 강하게 드리워진 가운데 다소 낯설어 할 관객들을 위한 배려도 충분하다.
몇 안 되는 등장인물들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리감을 표현하기 위해 둘 사이 대화에 벽을 배치한다든지, 인물별로 붉은색·초록색·회색 등의 색깔을 부여함으로써 캐릭터를 설명해 준다든지 하는 상징은 사실 매우 손쉬운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징들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든지, 관객을 향한 잔소리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게 명장의 솜씨다. 언어적·문화적 관습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자신의 영화적 감수성을 비교적 자유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박찬욱 감독의 해외 진출은 긍정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차이니즈 조디악
감독 청룽
출연 청룽, 권상우 전 세계 경매장에서 고액으로 거래되는 국보급 청동상 12개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모험가이자 보물 사냥꾼 JC(청룽 분)와 파트너 사이먼(권상우 분)이 고용된다. 호주·프랑스·중국 등을 무대로 한 총 제작비 1000억 원의 초대형 프로젝트.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감독 홍상수
출연 이선균, 정은채, 예지원, 유준상 영화과 대학생 해원(정은채 분)은 캐나다 이민을 떠나는 엄마(김자옥 분)와 만난 다음 우울해진다. 해원은 옛 연인 유부남 교수 성준(이선균 분)에게 오랜만에 연락해 만난다. 해원과 친한 스튜어디스 연주(예지원 분) 역시 유부남 중식(유준상 분)과 7년째 만남을 계속한다.
플라이트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덴절 워싱턴, 돈 치들, 켈리 라일리, 존 굿맨 정원 102명, 올랜도~애틀랜타행 사우스젯 227 항공기가 이륙 직후 난기류와 기체 결함으로 지상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파일럿 휘태커(덴절 워싱턴 분)의 기지로 비행기는 기적적으로 비상착륙에 성공하지만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면서 그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처한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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