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00명이 뽑은 ‘10년 후 한국의 대표 기업·대표 CEO’

[자동차·조선·철강금속] 현대차·현대중·포스코…구관이 명관
▶자동차
= 자동차 분야에서는 예상대로 현대자동차가 78.3%로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가져가며 차세대 선두 주자로 뽑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의 불황, 급격한 원화 강세 등 환율 변동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해외시장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4일 현대자동차는 2012년에 441만357대를 판매, 매출액 84조4697억 원, 영업이익 8조4369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6%, 영업이익은 5.1% 증가한 수치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총 466만 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공통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성장세가 중국·미국·브라질 등 해외시장에서의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3년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브릭스(BRICs) 시장의 자동차 판매 증가가 예상되며 중국에서의 신공장 가동 효과 및 일본 차 판매 감소에 따른 반사 수혜, 브라질에서의 HB20(아가베 빈찌) 판매 호조 등으로 당분간 현대차그룹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B20은 계약 후 7개월 이상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의 중요성 또한 수차례 강조되고 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8월 이후 아반떼 후속, K3, 싼타페 등 수요 증가율이 높은 세그먼트에 신차를 잇달아 투입한 현대·기아차의 판매 전망이 매우 밝다”고 전망했다. 최중혁 애널리스트 또한 “현대차그룹의 중국형 아반떼(랑둥), K3 등이 20~30대 현지 중산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애널리스트는 “현대자동차의 최근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다. 기술적인 발전과 함께 유럽 등 글로벌 디자이너들을 끌어들이면서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했고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만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수요를 만족시키게 됐다. 향후 10년간은 각국의 연비 규제 정책 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이슈가 강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기술 발전과 경쟁력을 갖춘다면 여전히 선두 그룹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2015년까지 현대자동차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모던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급화 전략을 통해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인 것.

현대자동차는 대부분의 신차 출시 일정을 2015년에 집중하며 제2의 도약을 꾀하는데, 제네시스 사륜구동 모델, 콤팩트 세단, 아우디 A7과 같은 4도어 쿠페 스타일의 ‘HDC-14(프로젝트명)’ 등이 2015년까지 출시 예정이다.
[자동차·조선·철강금속] 현대차·현대중·포스코…구관이 명관
▶조선= 조선 분야에서는 업계의 맏형에 대한 변치 않는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이 52%의 지지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최악의 상선 발주 시장을 견딘 조선 업계의 올해 전망 또한 아직 답답한 상황이다. 이러한 불황 속에서 현대중공업은 2013년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52.3% 많은 297억 달러로 잡았다. 매출 목표도 지난해보다 7% 정도 늘어난 26조8570억 원으로 세웠다. 업계의 불황을 공격적인 영업 전략으로 극복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양 플랜트 발주에 답이 있다고 판단했으며 친환경, 연료 절감형 선박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이 분야의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주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6억 달러에 수주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현대중공업은 풍부한 컨테이너선 건조 경험과 함께 고연비·친환경 선형을 적용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 1월 20일에는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인 스타토일사와 원통형 부유식 선체 상부 설비인 가스 생산 플랫폼을 11억 달러에 단독으로 수주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해양 플랜트 분야 대표적인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 받고 있는 심해저 플랜트(subsea)에 대한 기술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5억 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에지나(Egina) 프로젝트, 35억 달러의 브래스(Brass)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 지연됐던 대규모 프로젝트가 재개된다고 가정하면 해양 및 플랜트 부문에서 수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2013년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LNG선, LNG-FSRU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등의 수주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건설 기계, 초고압 변압기 등의 수출도 증가가 예상된다”며 낙관론을 제시했다. 지난해 창사 40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구조적인 개혁안을 실시하는 등 강한 개혁 의지 또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금속= 철강·금속 부문에서 차세대 선도 그룹으로 대중의 지목을 받은 기업은 30%의 지지를 얻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해 3월 창립 44주년 기념식에서 철강·소재·에너지를 3대 핵심 사업으로 선정해 ‘2020년 매출 200조 원 달성’과 ‘글로벌 100대 기업 진입’이라는 ‘포스코 패밀리 2020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포스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철강 본업에서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철강·소재·에너지를 주축으로 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자는 것이다.

우선 철강 사업 성과를 가속화하기 위해 국내외 상공정 프로젝트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말 인도네시아 제철소(300만 톤) 준공, 2014년 베트남 전기로(100만 톤) 및 포항 3 파이넥스(200만 톤) 준공, 인도 및 중국 파이넥스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을 5000만 톤 수준으로 확대해 세계 톱 3 수준의 규모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미 종합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리튬·마그네슘·티타늄·니켈·망간 등에 대한 개발 및 생산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신사업 영역이 에너지 분야라고 결정, 적극 투자에 나선 상태다. 포스코 계열의 대우인터내셔널이 탐사에 성공한 미얀마 가스전도 올해부터 본격 상업 생산을 시작해 에너지 사업이 본격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앞장서 몽골·카자흐스탄·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중국을 아우르는 U축과 북미·중미·남미를 연결하는 I축을 기준으로 이른바 ‘U&I’ 글로벌 철강 벨트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a벨트인 모잠비크·짐바브웨 등 아프리카에서도 자원 개발에 힘쓰고 있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