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도록 단골손님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음식점이 있다. 변하지 않는 맛과 정성으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식당’에 선정 된 ‘역전회관’이다.
[맛집] 바싹불고기·낙지구이 ‘명물’, 역전회관
‘역전회관’은 1962년 용산역 앞에서 창업했다. 용산역을 출발하는 열차 손님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식사 메뉴와 일품요리로 명성을 얻어 왔고 지금은 마포의 새 터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층마다 분위기를 달리한 4층 건물에 손님들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예약석과 고객 휴게실 겸 행사장을 마련했다.

씹는 맛이 일품인 육우의 배 밑 부위인 치맛살만 사용한 바싹불고기는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역전회관의 대표 메뉴다. 얇게 저며 썬 치맛살을 황금 비율로 만든 전통 불고기 비법 양념에 2일 동안 재어 냉장고에서 숙성한다. 구이판에 촉촉하게 구운 불고기와 달리 센 불에 재빨리 바싹하게 굽는다고 해서 이름이 바싹불고기다.

주문과 동시에 양념된 고기를 앞뒤로 뒤집으며 넙적하고 둥글게 모양을 잡으며 굽는다. 얇은 고깃결 사이사이에 스며든 불향이 코끝으로 날아들고 달달한 양념 맛이 입 안에 안기듯 감겨온다. 바싹불고기는 밥과 함께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즐겨도 좋고 깻잎에 한 젓가락 놓고 마늘과 고추, 매콤한 양념장을 올린 쌈으로 즐겨도 좋다. 불향 입은 불고기와 향긋한 깻잎향이 어우러진 별미로 한 쌈이 두 쌈되고 두 쌈이 세 쌈 된다.

산낙지로 구운 낙지구이도 역전회관의 특별한 요리다. 낙지 본래의 맛이 돋보이는 비법 양념을 즉석에서 버무려 바싹불고기처럼 직화에 재빨리 구워낸다.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불향을 품은 낙지 맛이 일품이다. 선지술국은 뚝배기에 가득 담긴 선지 덩어리 때문에 국물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푸짐하다.

육회를 뜨고 남은 부위의 고기와 양지머리 등의 고기만으로 육수를 낸다. 사골 육수와 달리 맑고 깨끗하고 달달한 고기 단맛이 국물에 녹아들어 있다. 고기 육수에 콩나물과 파를 넣고 끓여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뒷맛으로 애주가들의 칭송이 자자한 술국이다. 바싹불고기를 기본으로 낙지구이·보쌈·낙지초회·낙지볶음·삼합·낙지볶음 등을 선택하고 선지술국을 더한 세트 메뉴도 있다. 네 사람이 먹기에 넉넉한 구성으로 가격까지 할인되기 때문에 인기가 대단하다.

당진 햅쌀로 지은 윤기 자르르한 쌀밥에는 갓 버무려 내는 싱그러운 배추겉절이를 얹어 먹어도 좋다. 매일 끓여 내는 쇠고기무국·배추나물·시금치숙주나물·물미역무침·콩자반 등의 밑반찬에도 50년의 손맛이 스며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맛과 정성으로 차린 추억의 밥상을 만날 수 있는 곳, ‘역전회관’이다.
[맛집] 바싹불고기·낙지구이 ‘명물’, 역전회관
영업시간 점심 11:00~15:00, 저녁 17:00~22:00(토·일·공휴일 정상 영업)
메뉴 바싹불고기 2만8000원, 낙지구이 시가, 낙지초회 시가, 바싹불고기백반 1만4500원, 낙지백반 1만4500원, 선지술국 1만 원.
위치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173-21
문의 (02)703-0019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