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1993년 데뷔한 이후 5세대에 이른 닛산의 스테디셀러 알티마(Altima)는 현대자동차로 치면 쏘나타처럼 긴 시간 동안 꾸준히 판매되며 검증된 제품이다. 완성도 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모델이다. 미국에서는 쏘나타·캠리(도요타자동차)·어코드(혼다)와 경쟁하는 모델이지만 한국에서는 ‘수입차 프리미엄’이 작용해 그랜저와 경쟁하는 가격대에 포진해 있다.

지난해 도요타자동차의 뉴 캠리가 한국에 출시되자마자 수입차 월간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에 비하면 2013년형 뉴 알티마는 그 정도의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여기서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짐작할 수 있는데, 렉서스급의 완성도를 지향한 뉴 캠리는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이라면 인피니티급을 지향한 알티마는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승차감을 갖고 있다. 알티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완성도라기보다는 취향의 차이라고 파악된다. 얌전했던 디자인은 인피니티 G 시리즈 또는 M 시리즈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날렵하게 변했다.
[닛산 뉴 알티마 2.5] 역동적 외관 ‘깜짝’ ,섬세한 핸들링 ‘감탄’
[닛산 뉴 알티마 2.5] 역동적 외관 ‘깜짝’ ,섬세한 핸들링 ‘감탄’
CVT(무단변속기)의 뛰어난 연비가 장점

NF쏘나타까지 현대·기아자동차는 도요타자동차를 벤치마킹하면서 성장해 왔지만 YF쏘나타 이후부터 내수보다 수출 전략 차종을 쏟아내면서 도요타자동차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비공식 석상에서 “K5는 개발 단계에서 알티마와 파사트(폭스바겐)를 벤치마킹했다”고 말한 바 있다.

K5가 쏘나타보다 조금 더 스포티한 특성을 지향한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알티마는 오래전부터 ‘전륜구동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핸들링을 자랑했는데, 일반 운전자라면 굽은 길이 많은 내부순환로에서 알티마를 직접 몰아 보면 차원이 다른 핸들링이 어떤 것인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굽은 길이 많은 한국에서 고속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알티마가 더 편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국내 소비자 취향 때문인지, 한국닛산은 뉴 알티마의 ‘저중력 시트’를 유독 강조했다. 무중력 상태에서 힘을 빼면 허리와 다리가 살짝 굽어지면서 가장 편안한 ‘중립 자세’가 나오는데, 이 자세에 가장 가까운 시트라는 뜻이다. 아이디어는 독특하지만 알티마의 운전 특성 때문에 뉴 캠리처럼 시종일관 푹신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대신 세미 버킷 스타일로 몸을 감싸는 느낌은 나쁘지 않다.

경쟁 차종과 확실히 구별되는 알티마의 특성은 무단 변속기(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다. 각기 다른 기어가 물리지 않고 풀리(pulley)의 지름을 늘리고 줄이면서 변속을 하기 때문에 변속 시 순간적인 동력 상실이 없어 연비가 뛰어나고 변속 충격이 없어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역동성을 자랑하는 알티마에 CVT가 장착된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직진 가속력보다 핸들링의 묘미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 뉴 알티마의 가격은 3370만 원(2.5 모델), 3770만 원(3.5 모델)이다(부가세 포함).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제공 한국닛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