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학 개론] 재테크 전환기의 투자 원칙, 물가·고령화·아프리카 ‘ 주목’
새해가 시작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세계적 전망 기관들의 경제 회복 전망을 배경으로 글로벌 증시는 예상보다 강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하고 미국의 재정 절벽 우려가 재발될 수 있는 민주·공화당 간의 협상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일본 중앙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와 같은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이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혼란스러운 투자 환경은 전환기에 투자자가 경험하는 일반적인 경우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기대한다면 좀 더 보편적인 기준에 따른 투자 원칙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신 건강과 자산의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투자 원칙은 무엇일까.

일단 사계절의 변화와 같이 주기적(cyclical)인 변화에 좀 더 민감해진다면 단순하지만 위험은 낮고 수익은 상대적으로 높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경제와 자산시장의 계절은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reflation) 정책 지속으로, 이른바 초봄에 해당하는 그린슈트(green-shoots) 단계가 진행 중이다.

경기는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회복의 희망을 반영, 경기에 선행해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물론 최근 국내 증시가 경험하는 바와 같이 이벤트적인 수급 요인에 따른 단기 부진은 초봄의 꽃샘추위와 같이 결국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투자 원칙은 모든 자산을 저렴하게 매입해야 수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저렴하다는 것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자산 평가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산출할 수 있는 미래 현금 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현재 가격과 비교하면 자산 가격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다. 이런 평가 방법은 다양한 자산의 비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국내 주식과 채권의 상대 가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상황에 근접한 수준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다.
[부자학 개론] 재테크 전환기의 투자 원칙, 물가·고령화·아프리카 ‘ 주목’
순환적 회복기에는 저평가 주식 ‘유망’

결론적으로 순환적 회복기에는 저평가된 주식이 향후 상당 기간 가장 안전하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순환적 변화는 투자 기간으로 볼 때 3년 정도(중기)에 유효한 원칙이 될 수 있어 국면이 전환되는 시점에는 새로운 선택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런 중기 이상의 기간에 대한 투자는 또 어떤 원칙을 따라야 할까. 이때는 시장의 중기 순환적 변동보다 구조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춘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몇 가지 기준을 예로 들어보자. 양적 완화 이후 팽창한 통화 환경에서 발생하는 장기적인 물가 압력에 대응하는 자산 구성, 고령화로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헬스케어 산업 등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글로벌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에 대한 투자 기회 모색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기준은 과거 선진국 투자자들이 인구구조의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상황에서 선택했던 투자 대안과 일맥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2013년 한국의 투자자들은 순환적인 경기 회복, 고령화, 과다 부채라는 구조적인 한계 속에 전환기를 맞고 있다. 위험과 안전을 가르는 경직적인 이분법적 투자 방법에서 벗어난 투자자의 유연한 투자 자세와 행동을 필요로 한다.

조태훈 삼성증권 SNI지원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