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균의 日日新 경영

기업 경영에서 빠른 속도는 필수적이다. ‘스피드(speed)’로 경쟁자를 이기려고 하는 ‘슈퍼 스피드(super speed)’ 환경에서 스피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가장 빠른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세계화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속도가 느린 기업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멸망의 길로 들어선다.

단, 기존과 달리 스피드의 개념이 달라졌다. 기존에는 ‘곧바로 똑바로’라는 개념으로 시간적 낭비를 방지하는 방향으로 빠른 추진을 강구했다. 지금은 급소 한 방으로 모든 일을 끝내려고 하는 ‘급소 전략’을 추구한다. ‘급소 전략’은 비즈니스 전쟁의 핵심 키워드다.
급소 전략, 슈퍼 스피드 시대 … 한 방으로 끝내라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본능적인 급소 전략을 통해 일본을 천하통일한 후 다이묘가 됐다. 히데요시는 천민 출신으로 가는 곳마다 말썽을 부려 쫓겨나기 일쑤였다. 착실하고 부지런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급소를 찾는 데는 천부적인 재질을 지녔다. 오다 노부나가를 만나는 과정도 그랬다.

노부나가에게 고용되기 전 그는 노부나가의 행차 앞에 옷을 벗고 길에 드러누웠다. 호위 무사들이 그를 죽이려는 것을 노부나가가 제지하고 소원을 물으니 “도저히 제가 가난해서 살 수 없다”고 대답했다. 노부나가가 그에게 화장실 관리를 시켰더니 그가 청소한 화장실에서는 냄새는커녕 티도 하나 없었다. 기특하게 여긴 노부나가가 자신의 신발을 만들도록 시켰더니 정성을 다해 보풀이 하나도 없이 만들었으며 추운 겨울 장군의 신발을 품에 품고 있다가 따뜻한 신발을 내놓는 행동을 했다.

이런 행동이 노부나가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급소라는 것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알고 있었다. 하루는 노부나가가 실수로 금 술잔을 깊은 우물 속에 빠뜨렸는데 히데요시가 자원해 큰 물통을 여러 개 구한 뒤 물을 우물 속에 한 번에 부으니 물이 올라오면서 금 술잔이 수면 위로 떠올라 재빨리 집어내 바쳤다. 이로써 노부나가의 총애를 받아 출세 길이 열렸다.

우리는 이런 행동을 흔히 ‘아부’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급소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렇게 군주의 환심과 신임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급소 전략을 잘 이용한 셈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행적을 보면 전부 급소를 찾아 해결함으로써 천민에서 다이묘까지 올라간 것을 알 수 있다.

파나마 운하의 개통을 축하하기 위한 ‘파나마 만국 박람회’가 1955년 2월부터 12월까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중국은 제품 선진화와 함께 바이주 명성을 세계에 홍보하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정부와 민간인이 합심해 대회 참가를 준비했다.

중국의 조직위는 약 4000점을 출품했으며 이 중에 마오타이주도 속해 있었다. 마오타이주는 짙은 고동색 항아리에 담겨 있어 포장이 촌스러웠다. 더욱 중요한 것은 농업관에서 콩 식용유와 마 등의 농식품과 같이 진열돼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대표단은 이런 환경에서는 홍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마오타이주를 식품 가공관으로 옮겨 진열하고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급소 전략을 적용하기로 했다. 운반 도중 일부러 실수인양 마오타이주를 여러 개 바닥에 떨어뜨렸다. 병이 깨지자 마오타이주만의 독특한 향기인 마오샹(茅香)의 향기가 전시관을 진동시켰다. 전시관 주변에 마오타이주의 농후한 향기가 나면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정확히 급소를 찾아 공격한 것이다.

손자병법 36계 17항목에 부저추진(釜低抽薪)이란 말이 있다. 부글부글 끓는 솥에 찬물을 부으면 잠시 가라앉지만 금방 비등하기 시작한다. 아궁이에서 타고 있는 장작을 빼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급소인 것이다. 경영 활동을 할 때 빠르고 저비용으로 확실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급소 경영을 하는 것이 오늘날 경영자에게 매우 중요한 사항이며 경영자의 능력이 된다.

어떤 사람은 창의력이 있고 급소를 쉽게 찾아내는데 나는 머리가 나빠서 아니면,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해서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 뇌의 기억 기능에는 ‘단기 기억 기능과 장기 기억 기능’이 있는데, 원인은 장기 기억 기능의 훈련이 안 돼 있기에 그런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거나 급소를 찾으려고 머리를 쓰면 우리 뇌는 ‘중간 뉴런’을 활성화해 화학적 전달자인 세로토닌을 ‘시냅스(신경 전달 부위)’로 방출하게 만든다.

방출된 세로토닌은 시냅스 틈새를 건너 ‘감각 뉴런(신경세포)’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고 이에 따라 환상 AMP가 생성된다. 생성된 AMP는 단백질 키나아제A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 운동 뉴런 신경 전달 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방출을 촉진하며 시냅스를 강화하는 활동을 한다. 이 시냅스의 강화가 기억을 잘하게 하는데 이것이 ‘단기 기억 기능’이다.



“ ‘장기 기억 기능’은 단기 기억 기능과 같이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창고에 있는 물건을 재구성해 서로 다른 여러 물건을 만드는 것과 같으므로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무한대로 만들 수 있다. 이 능력이 창의력이나 급소를 찾아 낼 수 있는 능력이다.”



‘단기 기억 기능’을 발전시켜라

‘단기 기억 기능’은 창고에 있는 물건을 끄집어내 단순히 사용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단기 기억 기능은 저장된 지식과 경험을 조합하거나 응용력 없이 그대로 출력되기 때문에 단순히 기억력만 좋게 한다. 그러나 ‘장기 기억 기능’은 ‘단기 기억 기능’의 축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독립된 현상으로 이뤄진다.

장기 기억 기능은 반복 학습을 통해 학습 효과가 나타나듯이 기억을 반복해 훈련하면 단백질 키나아제A가 핵으로 이동해 ‘감각 뉴런의 유전자’를 발현해 시냅스의 강화가 아닌 새로운 시냅스의 성장을 가져와 장기 기억 능력이 향상된다. 기억의 저장 자체는 단백질의 합성이므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단백질 형성 과정을 말하므로 양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생각의 훈련을 계속하면 ‘감각 뉴런’의 유전자가 발현돼 시냅스를 무한대로 성장시킬 수 있다.

‘장기 기억 기능’은 단기 기억 기능과 같이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창고에 있는 물건을 재구성해 서로 다른 여러 물건을 만드는 것과 같으므로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무한대로 만들 수 있다. 이 능력이 창의력이나 급소를 찾아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창고의 물건이 많아지면 창고조차도 계속 재구성해 무한대로 창고의 크기를 확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능력은 훈련에 의해 무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급소를 찾아내려고 할 때 평상시에는 뇌 전체 기능의 5%밖에 사용하지 않는데, 뇌의 상태에 급소를 찾으라는 불확실한 상황의 정보가 들어오면 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하게 저장된 기억들을 그냥 꺼내 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연결 활동을 통해 재구성해 상상을 추론하는데, 이 상상과 추론을 통해 새롭고 독특하고 강한 출력, 즉 생각을 만들어 낸다.

이 과정은 블링크(blink), 즉 2초 시간 내에 이뤄지며 이때 강력한 뇌의 능력이 바로 ‘창의력이나 급소’를 찾아낼 능력이 된다. 창의력이나 급소를 찾는 능력은 같은 과정을 거친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경험과 지식을 쌓는데 많이 노력하는데 이것은 ‘단기 기억’의 기능만 발달돼 있기 때문에 매일 하는 일이 단기 기억 기능에 의한 경영지표만 체크하느라 회의에 중독돼 있어 창의력이 없는 경영자로 전락하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급소를 찾을 수 없고 혜안도 생길 수 없게 된다. 경영자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 ‘장기 기억 기능’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조건 ‘열심히 챙기고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운이 없다’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말이다.


백대균 월드인더스트리얼 매니지먼트 컨설팅 대표 wimc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