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조사 결과 종합 순위


‘2012 베스트 로펌’ 조사 결과 전체 1위는 김앤장이 차지했다. 김앤장은 2010년 첫 베스트 로펌 조사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앤장의 득표수는 504표다. 전체의 32.85%가 최고의 로펌으로 김앤장을 꼽은 것이다. 전체 로펌 중 500표대를 돌파한 곳은 김앤장이 유일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은] 김앤장 ‘종합 1위’…광장·태평양 뒤이어
김앤장은 10개 부문 중 모두 9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금융 및 자본시장, 조세, 공정거래, 인수·합병(M&A), 송무 및 중재, 상표 및 지식재산권, 국제 분쟁, 형사, 기업 일반 등이 그것이다. 김앤장이 1위를 놓친 것은 인사 및 노무 부문이 유일하다. 김앤장은 9개 부문별 평가를 진행했던 지난 조사에서도 8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른 바 있다.

김앤장에서는 600명에 가까운 변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인재 확보가 회사 경쟁력의 모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로펌 업계는 좋은 변호사를 회사로 ‘모시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최대의 로펌인 김앤장은 다른 로펌에 비해 한 발 앞서 있다.

하지만 단순히 변호사의 수가 많은 것만으로 김앤장이 국내 최고의 로펌으로 평가받을 리는 없다. 법률 시장에서 김앤장의 강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바로 ‘철저한 협업’과 ‘치열한 내부 경쟁’이다.

김앤장에서는 창업자 김영무 변호사의 철학을 바탕으로 수많은 변호사들이 철저한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키운다. 김앤장에서의 모든 일은 사안에 따라 적게는 두세 명, 많게는 수십 명이 함께 역할을 분담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다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라면 바로 그 분야의 전문가와 상의한다. 이런 시스템은 김앤장의 변호사들에겐 ‘체화’돼 있다.

당연히 김앤장 변호사들은 다른 변호사들의 ‘콜’을 받기 위해 자신만의 장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최고 엘리트가 또 다른 최고 엘리트인 동료에게 인정받기 위해 피땀을 흘리는 김앤장 특유의 내부 경쟁의 치열함은 업계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은] 김앤장 ‘종합 1위’…광장·태평양 뒤이어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은] 김앤장 ‘종합 1위’…광장·태평양 뒤이어
광장, 득표율 상승세 뚜렷

2위는 광장이다. 광장은 첫 조사인 2010년 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 조사에서 한 계단 올라선 광장은 이번 조사에서도 또다시 2위를 차지했다.

부문별로 보면 광장은 인사 및 노무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금융 및 자본시장, M&A, 지식재산권, 형사, 기업 일반 등 다섯 개 부문에서는 2위에 올랐다. 또 나머지 부문에서는 모두 3위를 기록했다. ‘2012 베스트 로펌’의 부문별 평가에서 김앤장의 ‘독식’을 막은 유일한 로펌이 광장이며 김앤장을 제외하고 단 하나의 평가 분야에서도 3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은 유일한 로펌이 바로 광장이다.

주목할 점은 득표율의 상승이다. 2010년 13.14%에 그쳤던 광장의 득표율은 2011년 17.12%, 2012년 19.36%로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즉 점점 더 많은 기업에서 광장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다. 광장의 조세, 공정거래, 형사(공동 2위) 부문 순위가 지난 조사에 비해 단번에 두 계단이나 뛰어오른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대형 로펌 간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이 때문에 ‘베스트 로펌’ 조사에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개년의 조사를 보면 종합 순위 10위권 내에서 로펌의 이름이 바뀐 것은 단 한 자리(10위 충정→남산→충정)에 불과하다.

최근 수년간 보여주고 있는 광장의 꾸준한 상승세는 아직 김앤장과 함께 ‘양강 체제’를 형성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김앤장의 유일한 ‘대항마’로 거론되기에 충분하다.

3위는 태평양이 차지했다. 태평양의 득표율은 12.51%다. 전년에 비해 득표율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국제 분쟁·송무·형사 부문의 경쟁력이 밑바탕이 돼 ‘빅3’의 자존심을 지켰다. 태평양은 지난 조사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태평양은 전통적으로 국제 분쟁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로펌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국제 분쟁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또 송무 및 중재, 형사(공동) 부문에서도 2위에 오른 게 눈에 띈다.

로펌이 하는 일은 대부분 상대방 간의 이익 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일이다. 이 중에서도 태평양이 높은 평가를 받은 국제 분쟁·송무 및 중재·형사 부문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바로 그 로펌의 역할, 즉 특정 이슈를 놓고 이른바 ‘팽팽한 법리적 대결’을 펼치는 부문이다. 조사 결과를 놓고 볼때 태평양은 국내 대기업들에 ‘파이팅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공정거래 부문에서 5위 안에 들지 못했다는 사실은 로펌 시장을 호령하는 ‘빅3’ 중 한 곳으로서 보다 분발해야 할 부분이다.

율촌은 4위를 차지했다. 1997년 설립된 율촌은 다른 대형 로펌에 비해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율촌은 지난 조사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4위를 기록하며 ‘4강 체제’를 구축했다. 1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전체 로펌 중 율촌을 포함해 단 네 곳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은] 김앤장 ‘종합 1위’…광장·태평양 뒤이어
율촌, 4강 체제 굳혀

율촌은 조세 부문과 공정거래 부문에서 확실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율촌은 2010년과 2011년 조세 및 공정거래 부문에서 각각 1위와 2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조세와 공정거래 부문이 분리됐음에도 양 부문에서 모두 2위의 성적을 올렸다.

조세 부문은 1위와 불과 3표 차, 공정거래 부문은 1위와 불과 2표 차의 박빙이었다. 순위가 언제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또 전체 10개의 조사 부문에서 모두 5위권 안에 들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4위에 안착한 비결이었다.

5위와 6위는 세종과 화우였다. 세종의 득표율은 8.14%, 화우의 득표율은 5.08%였다. 두 로펌 모두 지난 조사에 비해 득표율을 각각 1~2% 정도 끌어올렸다. 세종은 로펌 업계에서 금융 부문에 강점을 가진 로펌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평가는 ‘베스트 로펌’ 조사에서도 그대로 입증됐다. 세종이 지난 조사에 이어 금융 및 자본시장 부문에서 3위에 오른 것. 세종은 또 전체 10개 부문 중 7개 부문에서 5위권 안에 드는 성적을 내기도 했다. 이 중 형사 부문은 지난 조사에 비해 두 계단 상승해 율촌과 공동 5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우는 각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낸 것이 종합 6위 안착의 밑거름이 됐다. 화우는 조세, 송무 및 중재, 인사 및 노무, 지식재산권 등 4개 부문에서 4위를 차지했다. 또 공정거래 등 1개 부문에서 5위를 차지했다.

지평지성과 KCL는 8위와 9위를 기록했다. 두 로펌 모두 2010년 이후 세 번의 조사에서 모두 10위권 안에 들며 ‘붙박이 상위권 로펌’이 됐다. 2010년 조사에서 종합순위 10위에 올랐던 충정은 2011년 조사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다시 종합 순위를 다섯 계단 끌어올리며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