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11월 14일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생산 업체인 사우디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6억 달러 규모의 해양 터미널 공사를 수주하고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한화건설은 지난 5월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 수주로 올해 국내 건설사 중 해외 건설 수주 실적 1위를 달성했다.

이번 공사는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자잔(Jazan) 정유 및 터미널 프로젝트 중 14번 패키지로, 정유 플랜트에 투입되는 원유 공급과 생산된 석유제품의 가공·저장 등을 위한 터미널 및 수송을 위한 부두 등을 건립하는 공사다. 약 38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6년 초에 완공될 예정이다.

사우디 자잔 정유 및 터미널 프로젝트는 사우디 남서쪽에 새롭게 건립될 자잔 이코노믹 시티(Jazan Economic City)에 하루 40만 배럴 규모의 정유 플랜트와 원유 및 석유제품을 수송할 해양 터미널을 2016년까지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 업체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생산 업체인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했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한화건설이 후발 주자로 올해 해외 건설 수주 실적 1위를 달성하게 된 데는 김승연 회장의 글로벌 경영 전략과 ‘퀄리티 그로스(Quality Growth) 2020’ 비전에 따라 해외 건설 전담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수주를 위해 100여 명의 이라크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이어 “김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1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2, 3단계 이라크 추가 수주가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며 “김 회장의 조속한 경영 복귀가 아쉽다”고 말했다.
[컴퍼니] 한화건설, 2012년 건설사 ‘ 해외 수주’ 1위 달성
11월, 6억 달러 해양 터미널 수주

이번에 수주한 해양 터미널 공사에는 대형 유조선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기 위한 해상 계류 시설(SPM: Single Point Mooring)과 연장 8.8km 규모의 해저 파이프라인을 설치해야 하는 등 설계와 시공에 쉽지 않은 기술적 요소가 포함돼 있었다.

한화건설은 지난 9월 국내 대형 건설사들과의 경쟁입찰에서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인정받아 ‘EPC 턴키 방식(설계·구매·시공 등을 포함한 일괄 공사 계약)’으로 이번 공사를 수주했다. 이번 공사가 완공되면 홍해와 연결되는 SPM을 통해 32만 톤급 대형 유조선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아 정제 후 다시금 12만 톤급 선박 3대가 동시 접안 가능한 해양 터미널을 통해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운송하게 된다.

한편 한화건설은 지난 5월 우리나라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이자 해외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로 기록되는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본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9월 선수금 7억7500만 달러(약 8700억 원)을 수령한 바 있다.

현재 이라크 현지에 대규모 신도시 건설공사를 위한 캠프를 조성 중이며 바그다드 동남쪽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ha(550만 평)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를 7년에 걸쳐 개발하게 된다. 한화건설은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에 이어 이번 6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 해양 터미널 공사를 수주함에 따라 올해 국내 건설사 중 해외 건설 수주 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2015년까지 ‘글로벌 100대 건설사’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발전 및 화공 EPC 플랜트를 기반으로 한 해외 사업 지역 확대, 건축·토목으로의 해외 공사 공종 다각화, 태양광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등의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 사업 및 신사업 분야에서 ‘퍼스티어(1st tier: 최상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또한 2015년까지 매년 20% 이상의 해외 성장률을 유지, 해외 매출 40%를 달성할 계획이다.

한화건설이 올해 해외 건설 수주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김승연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의해서였다. 하지만 현재 김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100억 달러 이상의 이라크 추가 수주가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