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하이투자증권 고태봉·권순우 애널리스트가 펴낸 ‘2013년 자동차 전망-농무(濃霧), 전조등을 켜도 캄캄한 시야’를 선정했다. 고 애널리스트는 결국 ‘차별화’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어두워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2013년 자동차 산업은 ‘박스권 연장’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먼저 매크로 환경에서 긍정적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수요 측면에서도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비의 근간이 되는 국내총생산(GDP)·실업률 등은 제자리인데 비해 환율·금리 등 주요 변수들은 부정적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또 각국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증가될 이유도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공급 측면에서도 부담이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의 공급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자동차 업체의 생존 키워드는 신흥 시장에의 ‘침투(Penetration)’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공장 건설에 따른 추가 공급 능력은 더 커지는 중이다.

각 업체는 공급 능력이 증가한다고 생산량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 판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재고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주식시장에서는 업체별 재고와 가동률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 이 중 자동차 산업에서, 나아가 기업의 영속성 측면에서 가동률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과 같은 공급과잉 시대에 가동률을 유지하거나 혹은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을 인하하거나 프로모션을 통해 수요를 창출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때 회사의 수익성 하락은 확정적이다.

그렇다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 업체들이 해야 할 일은 뭘까. 원가절감이다. 이를 위해 업체들 간 협력, 시스템 공용, 플랫폼 통합, 부품 공용화 등을 전개하거나 더 저렴한 부품 소싱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같은 작업이 성공하면 원가절감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패하면 잦은 리콜과 품질 저하로 브랜드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즉 품질이 검증된 한국산 부품의 글로벌 확대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화제의 리포트] 2013년 자동차 전망, 주가 ‘ W형’ 추세… 기업별 차별화
이처럼 글로벌 공급 능력이 계속 팽창하고 경기 회복이 더딜 때 나타날 현상은 두 가지다. 모든 업체가 저 성장으로 ‘공존’하거나 업체 간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는 것이다. 만일 후자라면 하위 기업은 판매량과 현금 흐름에 상당한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현금이 계속해 증가하는 기업과 축소되는 기업의 미래는 절대 같을 수 없다.

2013년 타이트한 수요 상황이 이어지면서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체에 대해선 고민이 많을 수 있지만 경쟁에서 차별화에 성공한 기업은 주식시장에서도 역시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업체의 구조조정, 가동률, 인센티브 추이, 재고율, 원가율, 현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중·장기 승패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는 지루한 국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도 환경의 변화에 지속적인 차별화를 보여줘야 할 부담감이 생겼다. 2014년 초 LF쏘나타를 시작으로 전개될 신차 사이클 모멘텀 이전에는 박스권 돌파의 모멘텀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자동차 투자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되 종목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로 압축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정리=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