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부문에서는 올해도 정보기술(IT) 업종의 선전이 기대된다. 2013년 IT 산업에서 가장 크게 주목해야 할 부문은 태블릿 PC 시장의 양적 팽창 시대 진입과 IT 산업의 변화일 것으로 판단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8용 태블릿 PC 시장에 진입하면 IOS-안드로이드-윈도8의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절대 강자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기존 PC 제조업체들에는 또 다른 기회의 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2013년부터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관련 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초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소개되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TV가 본격적으로 소개되기에 앞서 2013년은 시장 형성의 첫발을 내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한국 IT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는 가속화 중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 성공에 이어 갤럭시 노트, 갤럭시 S3와 갤럭시 노트2의 분기 판매가 각각 500만 대를 넘어서는 등 스마트폰 판매 수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로써 최대 경쟁사인 애플을 넘어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생산 업체로 자리 잡았다. 2013년은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대가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원료-부품-완제품생산의 ‘삼박자’를 갖춘 한국 기업들의 선전이 예상된다.

물론 위험 요인도 있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는 ZTE·화웨이·샤오미·쿠파이 등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하고 있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 인도 및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의 선점, 전자 재료 등의 원천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2013 한국·세계경제 대전망] 산업·과학기술 - 통신·조선·화학,‘바닥’이 보인다
스마트폰은 꾸준히 경쟁력 이어갈 것

국내 통신 업종의 업황은 2012년이 최악의 시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3세대 이동통신에서 4세대 이동통신(LTE: Long Term Evolution)으로 세대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이와 관련한 설비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2년을 기점으로 이에 대한 지출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2013년부터는 ‘이익 회수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 및 LTE 네트워크 구축에 따라 ‘모바일’이 인터넷·게임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인 변화가 아닌 중·장기에 걸친 변화라는 점에서 2013년에도 인터넷·게임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여전히 ‘모바일’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리서치 기관의 전망을 종합해 보면 2013년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100% 증가한 3600억 원 수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또한 전년 대비 45.1% 증가한 92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는 2013년에도 모바일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2013년을 2012년만큼이나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체감 경기’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은 유통업계다. 2011년 국내 소매 유통시장은 연평균 7.7%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2012년은 2% 중반까지 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2012년 소매 유통시장은 지난 5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3년에도 유통 업종의 성장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쇼핑은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경기 침체가 지속될수록 고가 채널인 백화점 내에서 여성 정장과 고가 화장품 및 명품의 소비는 상대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지만 ‘쇼핑’을 끊을 수 없는 여심의 마음이 작용하며 상대적으로 중저가 채널인 홈쇼핑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IT와 함께 한국 경제를 이끄는 것은 자동차다. 2013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8080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 증가 증가 폭이 전년(5.9%)에 비해 감소되는 가운데, 이머징 국가들을 중심으로 산업 수요 증가세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2009~2011년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증가를 통해 ‘양적 성장’을 보여준 해였다면 2012년은 현대·기아차의 경쟁 업체 대비 높은 수익성으로 그들이 약속한 ‘질적 성장’을 보여준 한 해였다. 2013년 역시 이 같은 ‘질적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유는 2013년 해외 공장 생산 비중은 현대차 60%, 기아차 40%로,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플랫폼 공유 효과에 따라 지속적으로 매출원가가 감소하고 있다. 향후 플랫폼이 공유된 신차 출시가 증가함에 따라 플랫폼당 생산 대수가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매출 원가 감소로 수익성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선 업종은 세계경기를 많이 타는 업종이다. 유럽 재정 위기에 따른 해운 시황 악화 및 선박금융 시장 위축으로 상선 부문 발주량이 급락했다. 2011년 3319만CGT(부가가치 환산톤)를 기록했던 글로벌 발주량은 2012년 9월까지 1434만CGT 발주되는데 그치며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물동량 둔화 우려와 선박금융 시장 위축이 그 주된 요인이다.

선박 발주 수요는 2013년 상반기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2013년 한국의 조선 산업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라며 “국제 유가가 100달러대를 유지해 주면서 해양 생산 설비 발주 모멘텀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하반기부터 상선 업황 개선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3 한국·세계경제 대전망] 산업·과학기술 - 통신·조선·화학,‘바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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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홈쇼핑 선전 ‘주목’

석유화학 부문 역시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큰 축이다. 2013년 석유화학 업종은 2012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시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근거는 ‘지연된 수요’의 회복이다. 2012년 연초 화학 업종은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왜냐하면 에틸렌 생산능력 증가가 전년 대비 1.5%에 그쳐 과거 평균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과 중국발 경기 둔화로 에틸렌 수요가 생산능력 증가분에 미치지 못하며 사실상 공급과잉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3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 감소하며 이익 하락 폭이 컸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2013년 석유화학 3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증가하며 이익 개선을 보일 전망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황 회복과 함께 2013년 화학 업체의 고수익성 중심의 제품 증설이 가동돼 석유화학 업체 이익 개선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최근 개발이 가속화되는 셰일가스도 관련 업종의 전망을 밝게 하는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철강 업종의 전망은 2013년에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 2013년 철강 업황은 중국의 경기 부진 탈피와 미국 등의 경기 부양책 효과 등으로 2012년보다 다소 좋아지겠지만 개선 폭은 공급과잉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은 20억 톤이고 5억 톤이 공급과잉이다.

공급과잉 물량의 반절인 2억5000만 톤이 한중일 동아시아 시장이다. 결국 철강 업계는 글로벌 차원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품종으로 생산성을 높여 불특정 시장에 파는 전략에서 벗어나 각각의 소비자에 맞는 여러 품종을 생산해 시장이 아니라 실수요자에게 파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지니어링업·에너지업 등 수요자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고 다양한 강종 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1년 5월부터 하락세를 보인 태양전지 관련 제품 가격은 2013년 상반기부터 공급초과가 해소되면서 안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2013년 태양전지 시장이 올해보다 30% 정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그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원자력발전을 줄이려는 일본의 태양전지 수요 확대다. 둘째, 내수 시장을 키우는 중국의 수요 확대다. 마지막은 일조량이 많은 미국 중서부 및 동남아시아·호주가 경제성을 확보한 태양광발전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홍표 기자 hawl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