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식을 재발견하다

‘나는 세계의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다. 하나하나 세어보면 175개국에 달한다. 그런데 그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최근에 발견한 것은 행복한 사람이 예전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좋은 일자리, 행복을 주는 직업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의 저자 크리스 길아보가 행복한 일자리를 찾는 여정은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한다. 이후 그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4000쪽에 달하는 인터뷰 자료를 분석하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직업’을 찾은 사람들을 연구했다. 이 책은 그 결과 보고로, 크게 사례와 교훈으로 구성된다.

주목할 점은 주로 단돈 100달러 이하의 소자본 창업 사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 실행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 달 이내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사업에 뚜렷한 계획 없이 우연한 기회를 통해 ‘이전보다 더 나은 일’을 발견했다.

음악 강사들의 행정 업무를 도와주는 일, 시간과 정보가 부족한 고객을 대신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이를 ‘마이크로 비즈니스’라고 명명한다.
[Book]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外
솔깃해 보이는 이 말이 가능한 실마리는 ‘발상의 전환’에 있다. 누구나 다 좋아하는 직업이 아닌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에 더 큰 가치를 둘 때 가능하다. 세계관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고민의 끝에는 ‘자유’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물론 저자는 ‘열정만으로 사업이 되는 건 아니다’고 말한다. 소자본 창업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과 고객의 마음을 얻는 법,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팁도 제시하고 있다.


크리스 길아보 지음┃강혜구·김희정 옮김┃416쪽┃명진출판┃1만7000원



이동환의 독서 노트
‘우연을 길들이다’ 세상은 주사위 놀이와 같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17세기 아이작 뉴턴이 발견한 세계는 정연한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였다. 뉴턴은 태양을 둘러싼 행성의 움직임을 정확히 계산해 낼 수 있었다. 이는 행성의 미래 모습도 확실히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세기 인간이 달에 우주선을 보낸 일은 뉴턴의 법칙에 따른 결과였다. 즉 뉴턴에 따르면 세계는 이미 결정돼 있었다. 결정론은 이렇게 시작됐다.

우주가 이렇게 결정돼 있다면 인간 사회의 모습도 결정돼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인간 사회의 미래 모습을 정확히 예상할 수 있다는 말 아닌가. 뉴턴 이후 과학자뿐만 아니라 철학 분야 사람들도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사용한 도구는 바로 통계였다.

합리성을 앞세운 이성의 시대에 지식인들은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우연이란 일반 대중의 무지한 관념으로 생각했다. 그는 “대중이 우연이라고 부르는 것은 원인이 은밀하게 감춰진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 즉 인간의 지식이 쌓이면 우연이라고 보이는 것조차 필연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19세기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우연’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전체로서의 사회가 단순한 개인의 총합이 아니며 전체에서는 개인 단위에서는 없었던 특성이 자체적으로 나타난다는 입장을 취했다. 요컨대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의미였다. 20세기에 나타난 양자물리학의 핵심은 ‘불확정성’이다. 양자물리학 측면에서 보더라도 ‘우연’은 세상을 지배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Book]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外
이 책은 세상은 인과법칙에 의해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연의 조합에 따라 임의화를 통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우연을 길들이다(The Taming of Chance)’라는 이 책의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The Taming of the Shrew)’를 패러디한 것이다.

저자 이언 해킹은 과학철학자로, 사회변동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근대 유럽의 수많은 ‘우연’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유럽 지식의 역사를 습득할 수도 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특징 가운데 또 다른 하나는 번역에 있다. 쉽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번역자가 자신이 직접 주석을 달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언 해킹 지음┃정혜경 옮김┃493쪽┃바다출판사┃2만5000원





리더의 인생수업
삼성경제연구소 엮음┃256쪽┃삼성경제연구소┃1만4000원
[Book]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外
이 책에는 모두 20명의 리더들이 등장한다. 그중에는 샘 월튼(월마트)처럼 이미 세상을 떠난 리더도 있지만 엘론 머스크(스페이스엑스), 블레이크 마이코스크(탐스 슈즈)같이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젊은 최고경영자(CEO)도 있다. 저자들은 20명의 리더의 인생을 위대함으로 이끌었다고 생각되는 힘을 한 가지씩 뽑아 인물을 설명한다. ‘최선을 다한 하루’, ‘결단의 기술’, ‘신념을 지켜낸 집념’ 등 20가지 힘이 언급된다.




우리는 은퇴 걱적 없이 부자로 산다
문근식 외 14명의 농부들 지음┃268쪽┃쌤앤파커스┃ 1만4000원
[Book]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外
부농의 꿈을 이룬 농업 비즈니스맨 15인의 성공담이다.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인적 기반을 최대한 활용해 ‘미래형 농부’로 거듭난 이들이 자신만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밝힌다. 일례로 경기도 평택에 있는 미듬영농조합법인 전대경 대표는 팔리지 않는 쌀을 활용해 쌀과자를 만들어 냈고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 대한항공·스타벅스 등에 판매했다. 15명의 저자는 농촌에서 ‘농촌답지’ 않은 혁신으로 정착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마피아의 실전 경영학
루이스 페란테 지음┃376쪽┃유아이북스┃1만4000원
[Book]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外
책의 저자 루이스 페란테는 전직 마피아다. 그에 따르면 마피아 조직은 역사상 가장 오랜 기업이다. 호황기에는 물론이고 불황기에도 번창하는 산업 분야다. 마피아들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매일같이 투쟁의 삶을 살았다. 시장 상황이 좋건 나쁘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성공한 마피아라면 언제 어디서건 이길 준비가 돼 있다. 또한 불법이라고 지탄받을 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마피아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말한다.




한비자, 피도 눈물도 없는 생존전략
이남훈 지음┃208쪽┃소담출판사┃1만3000원
[Book]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外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를 자기 계발서 버전으로 각색한 ‘샐러리맨 초한지’의 저자 이남훈 씨가 이번에는 ‘한비자’를 조명한다. 중국 역사상 가장 냉철한 고전으로 평가받는 ‘한비자’를 저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며 인간의 심리에 대해 논한다.

이 책은 조직을 둘러싼 두 가지 의문에 답하고 있다. 하나는 냉정한 접근을 통해 조직의 중심에 서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망할 것 같은 조직을 다시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한비가 진실이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비로부터 배워야 한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