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초혁신 기술

미국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셰일가스 개발 열풍은 한국의 건설업에 큰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건설 업체들은 천연가스 액화 플랜트를 새 먹을거리로 보고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액화천연가스(LNG) 기술은 탄화수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천연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후 섭씨 마이너스 162도의 초저온에서 액체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천연가스가 액화되면 부피가 기체 상태의 6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수송과 저장이 쉬워진다. 이렇게 액체로 변환된 천연가스는 수요처에서 다시 기화 과정을 거쳐 발전용·산업용·가정용 등으로 사용된다.

천연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전처리 단계는 수분을 건조해 없애고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 등을 제거하는데, 이미 공개된 기술이 많은 편이다. 반면 본격적인 액화 공정에는 팽창법(Turbo Expanser Cycle)·다단냉동법(Cascade Cycle)·혼합냉매법(Multi-Component Refrigerant Cy-cle) 등의 3가지 기술이 사용된다.

팽창법은 특별한 냉매를 사용하지 않고 팽창 밸브와 열교환기를 조합해 온도를 내린다. 이와 달리 다단냉동법은 여러 가지 냉매를 사용한 냉각기 내에서 열 교환에 의해 냉각한다.

혼합냉매법은 탄화수소와 질소 혼합물을 냉매로 천연가스를 응축, 팽창시키면서 초저온에 도달하게 한다. 이 중 다단냉동법이 가장 경제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실제 액화 기술의 선택은 플랜트의 입지, 목적 및 비용 등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결정된다.

전 세계적으로 APCI·콘코필립스·쉘·스타오일-린데(Statoil-Linde)·IFP-악센스(Axens) 등 5개의 기술사가 원천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APCI의 C3 혼합냉매법이 2007년 기준 전 세계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건설] 천연가스 액화 플랜트, ‘셰일가스 열풍’의 핵심 수혜 분야
2016년까지 약 980억 달러 시장

천연가스 산업은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생산량 확대 및 아시아의 꾸준한 수요 증가로 2016년까지 약 40% 성장할 전망이며 이 중 액화 플랜트가 관련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2016년까지 약 980억 달러 규모의 액화 플랜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액화 플랜트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는 JGC(일본)·KBR(미국)·지요다(일본)·벡텔(Bechtel, 미국)·테크닙(Technip, 프랑스)의 선두 그룹과 스남프로게티(Snamprogetti, 이탈리아)·린데(독일)의 후발 그룹으로 이뤄져 있다.

프로젝트 건당 평균 10억 달러를 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에 이미 진출한 선진 EPC(설계·구매·시공) 업체들과 기술사들이 독자적인 시장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어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린데와 같은 후발 주자는 기술사와 액화 공정을 공동 개발을 통해 시장의 위치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 EPC 업체들의 천연가스 관련 사업 진출 현황은 이송 및 저장 시설에 한정돼 있다. LNG 인수 터미널 및 저장탱크 시장은 국제 규격 및 코드에 따라 설계 및 시공 능력을 보유한 업체들의 프로젝트 입찰 참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건설 등 몇몇 업체들은 북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제반 시설을 뛰어넘어 미래의 고부가 가치 산업인 액화 플랜트 공정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독자적 액화 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건설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