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초혁신 기술
세계적으로 의료 서비스 시장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유는 선진국의 인구 고령화, 웰빙 트렌드의 확산, 중국·인도 등 신흥국의 급성장 때문이다.현대의 의료 서비스가 의학은 물론 제약 및 바이오 기술, 수술 기구 등의 전통 제조업, 각종 진단 장비 등 정보기술(IT) 산업까지 아우르는 복합 산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을 따져본다면 이 분야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결코 놓칠 수 없는 분야다.
이 중 한국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경쟁해 볼만한 분야는 의료 기기 산업이다. 현재 제너럴일렉트릭(GE)·존슨앤드존슨 등 상위 10대 다국적 의료 기기 회사 중 7개가 미국계 기업이다. 즉 미국이 의료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있는 것이다.
의료 기기 산업 전문 예측 기관인 에스피콤(Espicom)은 최근 자료에서 2011년 기준으로 2733억 달러였던 의료 기기 세계시장 규모가 2013년 2985억 달러, 2016년 3487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이 의료 기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IT’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의료 기기 회사의 기술력은 다국적기업 대비 80% 수준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의료 기기 회사들은 미드테크(Mid-tech) 시장 위주로 진출 중이다.
하지만 한국의 IT를 접목한 의료 정보 시스템 분야는 의료 영상 전송 시스템(PACS), 전자 의무 기록 시스템(EMR), 처방 전달 시스템(OCS) 부문은 한국 기업들이 최고 기술을 보유해 세계 1위의 보급률을 나타내고 있다. 각종 진단 및 관리 시스템 ‘세계 1위’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각광 받는 3D 의료 기기 시장에서는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미 ‘정맥주사 시뮬레이션 시스템’, ‘3D 의료용 현미경과 녹화 장비’, ‘3차원 진단 지원 시스템’ 등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3D 의료 기기들은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례로 인피니트헬스케어가 개발한 3차원 진단 지원 시스템 ‘젤리스(Xelis)’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로부터 스캔된 의료 영상을 PC에서 3차원으로 구현해 주는 3D 솔루션이다. 심장·대장항문·치아 등의 영상을 실제 몸속 환경과 거의 유사하게 구현해 의료진의 진단을 빠르고 정확하게 지원한다.
그간 한국 의료 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규모’의 경제도 삼성·SK 등이 속속 이 분야에 진출하며 해소될 조짐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5대 신수종 산업으로 의료 기기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IT를 활용한 ‘디지털 병원’도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성장이 예상되는 부문이다. 디지털 병원은 병원 내 각종 의료 정보 체계와 디지털 의료 기기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이를 진료·처치·처방에 연계함으로써 전체 진료비를 30% 정도 절감할 수 있는 토털 의료 솔루션을 의미한다. 이미 정부는 의료 기기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단기 과제로 ‘한국형 디지털 병원 수출’을 추진 중이다.
SK건설은 작년 연세의료원과 디지털 병원 수출 협약을 체결하고 일본·베트남·중국·사우디아라비아에 디지털 병원을 수출하고 있다. SK텔레콤 또한 작년 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디지털 병원 수출, 차세대 의료 서비스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삼성그룹 또한 작년 해외 병원 패키지 수출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이미 그룹 내 역할도 명확히 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수출 패키지 프로젝트 총괄을 담당하고 건설무문은 병원 건립, 삼성전자는 의료 장비 생산, 삼성SDS는 의료 관련 전산 시스템 구축, 삼성서울병원은 현지 의료진 교육을 담당할 전망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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