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명 머큐어 앰버서더 강남 쏘도베 대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외곽에서 묵는 이유는 호텔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저렴한 호텔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지난 3월 강남에 오픈한 비즈니스 호텔인 ‘머큐어 앰버서더 강남 쏘도베(Mercure Ambassador Sodowe Seoul, 법인명: 희앤썬)’의 우희명 대표(회장)가 밝히는 사업 동기다. 대기업 계열의 특급 호텔은 너무 비싸고 관광 호텔은 비즈니스 방문객이 묵기에는 시설이 열악하다 보니 비즈니스에 특화된 호텔은 오히려 부족하다는 점이 사업을 시작하게 만든 것이다.
‘머큐어(Mercure)’는 앰버서더 계열 중 최고급인 소피텔에 이은 중고가 브랜드로 노보텔과 같은 급이다. 그 아래 중저가인 이비스가 있다. 머큐어는 해외에는 700개가 있지만 국내에는 처음 도입된 브랜드다. 머큐어 앰버서더 강남 쏘도베는 역삼역 사거리의 옛 한불화장품 사옥을 허물고 신축됐다. 대지 1347㎡(408평)에 지상 21층, 지하 7층의 건물이 들어서 총면적 1만8428㎡(5584평)로 객실 수는 288개다. 약력 : 1950년생. 동국대 건축공학과, 동국대 경영대학원 졸업. 79년 남광토건 입사. 1983~2003년 극동건설. 2007년 희앤썬 대표(현). 2012년 머큐어 앰버서더 강남 쏘도베 오픈.
국내 최초 ‘머큐어’ 브랜드 도입
건축학을 전공한 우 대표는 1979년 남광토건에 입사한 후 24년 동안 건축 업계를 경험했다. 2003년 극동건설 명예퇴직 후 5년 넘게 호텔 사업을 준비하면서 해외 호텔을 돌아보며 아이디어를 모았다. 흔히 토목·건설업이 주는 이미지는 ‘불도저’에 가깝다.
그러나 이 호텔 곳곳에 숨겨진 세심한 디테일에서는 우 대표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다. 우선 대형 건물 앞에 하나씩 있게 마련인 미술품은 근엄한 구릿빛 동상이 아니라 알록달록한 높이 5m 정도의 팝아트적 조형물이다. 로비 기둥은 원통형의 대리석 마감이 아니라 울퉁불퉁하게 처리해 나무의 느낌을 줬다. 딱딱한 콘크리트 건물이라도 자연에 온 듯 편안함을 느끼도록 배려했다.
빨간색·노란색 등과 재미있는 무늬로 칠해진 지하 주차장은 호텔이 아니라 디자인 전문 회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차장을 설계할 때 건축가가 차량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타워식을 권유했지만 우 대표는 램프식을 고집했다.
타워식은 주차를 더 많이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객실 또한 우드·대리석 마감보다 화이트·베이지 위주의 모던한 감각으로 꾸며져 내·외관의 통일성을 추구했다.
편의 시설은 비즈니스에 최적화돼 있다. 객실의 75%를 싱글룸(더블베드)으로 구성해 ‘나홀로’ 숙박하기 편리하다. 전 객실에 초고속 인터넷이 무료로 제공되며 테이블 위의 멀티 탭을 이용하면 USB 드라이브 내의 파일이나 PC 화면을 40인치 대형 TV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객실 내 미니 바와 로비의 커피숍 가격도 합리적으로 정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호텔을 이용할 때 가장 싫었던 것이 식음료 가격이 비싼 것이었다”는 우 대표는 객실 내 식음료 가격은 편의점 가격보다 15~20% 높은 수준으로 정했고 로비의 커피 가격은 커피 전문점 가격 수준인 4500원(부가세 별도)에 맞췄다. 투숙객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인 점심시간에는 주변 직장인들을 위한 9900원(부가세 포함)짜리 ‘스파게티+아메리카노’ 세트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2층의 레스트랑 ‘카페 쏘도베’에서 식사한 뒤 21층 스카이라운지 ‘클라우드’에 영수증을 제시하면 강남 경치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스파게티 세트 메뉴가 호응을 얻은 뒤 10월 10일부터 9900원짜리 점심 뷔페 메뉴를 새로이 제공하고 있다.
호텔 명칭 중 ‘쏘도베’는 영문 ‘우리도 할 수 있다(So Do We)’의 독일어식 발음으로 우 대표가 직접 지어 넣은 것이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늘 생각하는 그는 “언젠간 쏘도베를 국내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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