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빠진 ‘본 시리즈’ 성공할까

감독 토니 길로이
출연 제레미 러너, 에드워드 노튼, 레이첼 와이즈
[영화] 본 레거시 The Bourne Regacy
단순히 ‘좋다, 나쁘다’, 혹은 ‘재밌다, 재미없다’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본 레거시’에 내려질 평가는 그보다 가혹하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영화는 지금 앞선 시리즈의 선상에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진위를 의심받을 혹독한 운명에 처해 있다.

알다시피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에 이은 본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데, 잡음이 많았다. 준비 도중 2편과 3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폴 그린 그래스 감독이 제작사와의 갈등으로 하차를 선언했고 주연배우 맷 데이먼도 그래스 감독과 함께할 뜻을 밝혔다.

제작사가 돌파구로 제시한 카드는 ‘스핀오프’다. 스핀오프는 성공한 시리즈를 토대로 원작의 사이드 스토리를 만드는 방식인데, 흔히 원작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조연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것도 스핀오프의 한 방법이다.

영화는 전편 ‘본 얼티메이텀’과 동시간대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국방부에서 비밀리에 진행 중인 아웃컴 프로그램을 통해 제이슨 본을 능가하는 최정예 요원으로 훈련받은 애론 크로스(제레미 러너 분)가 중심인물이다.

제이슨 본에 의해 CIA 트레드스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자 아웃컴 프로그램의 수장 바이어(에드워드 노튼 분)는 각국의 모든 1급 요원들은 물론 프로그램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연구원 마르타(레이첼 와이즈 분)를 제거해 모든 증거를 없애려고 한다. 조직이 벌인 음모의 표적이 된 크로스는 마르타와 함께 목숨을 건 반격을 시작한다.

이번 시리즈의 감독이 지난 13년간 본 시리즈의 각본에 참여한 토니 길로이 감독이란 건 적잖이 다행이다. 기존의 본이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데서 오는 갈등에 초점을 두었다면 길로이 감독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인지가 뚜렷한 인물 크로스를 택함으로써 극의 변화를 꾀한다. 자신을 제거하려는 국가 조직에 크로스가 더 큰 배신감을 갖게 된 건 결국 확신에 찬 액션과 반격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전편의 특징인 추격 신과 빈번한 핸드 헬드를 버리는 대신 길로이 감독은 액션 장면의 구현에 큰 비중을 둔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맷 데이먼의 자리를 대신할 제레미 레너의 임무가 컸는데, 그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콜’과 ‘어벤져스’ 같은 화제의 블록버스터 액션 배우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다.

시리즈 전체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길로이가 각본을 쓰고 그린 그래스가 연출한 둘의 협업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전편의 명성에 가려져 소홀한 평가를 받기엔 이번 시리즈가 가진 장점과 재미 역시 적지 않다.






익스펜더블2

감독 사이먼 웨스트
출연 실베스터 스탤론,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워제네거, 제이슨 스타뎀, 리롄제
EXPENDABLES 2
EXPENDABLES 2
실베스터 스탤론,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워제네거, 제이슨 스타뎀, 리롄제가 뭉쳤다. 1980~ 1990년대 액션 영웅들이 총집합한 액션계의 ‘어벤저스’. 복수를 위해 적진으로 뛰어든 영웅들은 플루토늄 무기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절대악과 맞선다. ‘익스펜더블(2010)’의 후속작.




피에타

감독 김기덕
출연 조민수, 이정진
[영화] 본 레거시 The Bourne Regacy
논란의 작가 김기덕 감독의 열여덟 번째 영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분), 어느 날 이 남자에게 엄마라는 여자(조민수 분)가 찾아온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녀에게 빠져버린 그. 그러나 여자가 사라지고 그와 그녀 사이의 잔인한 비밀이 밝혀진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더 레이디
감독 뤽 베송
출연 량쯔충, 데이빗 듈리스
[영화] 본 레거시 The Bourne Regacy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며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친 아웅산 수치의 삶을 그린 작품. ‘레옹’, ‘제5원소’의 연출가이자 프랑스 액션 영화 제작자로도 이름을 알린 뤽 베송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웅산 수치는 량쯔충이 열연한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