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회장

“중국은 착륙하지 않습니다. 계속 날아갈 뿐입니다.” 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은 회장은 8월 21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중국의 경착륙 혹은 연착륙 논의는 별 의미가 없다”면서 “경제는 꾸준한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지 않고 한 자릿수라고 하더라도 후반대의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국가라는 설명이다. 그는 “얼마 전 중국의 중소 도시를 방문했는데, 여기서도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단 대규모 기업공개(IPO) 물량 등에 의해 주가는 부침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비우스 회장은 456억 달러(약 52조 원)를 운용하는 글로벌 투자 업계의 큰손으로, ‘닥터 모비우스’라는 별명과 함께 대표적인 이머징 시장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모비우스 회장은 간담회를 통해서도 이머징 시장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이머징 마켓 전체의 평균 성장률은 6%대로 선진국 평균인 1.4%보다 4배 이상으로 높다”면서 “올해도 이머징 마켓 성장률을 5.4%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2005년을 기점으로 이머징 마켓의 외화보유액이 선진국을 추월했을 정도로 기초 여건(펀더멘털)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도 글로벌 분산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의 수익률이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봤을 때 이머징 마켓만한 곳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이머징 마켓과 글로벌 마켓의 투자 성과를 1년 단위로 끊어 봤을 때 글로벌과 11번 중 9번이 이머징 마켓이 높았다. 당연히 선진국 시장은 물론 한국 시장에 대비해서도 이머징 마켓의 투자 수익률이 훨씬 앞섰다.
“중국 시장 장기 투자 여전히 매력적 ”
하지만 그는 이머징 시장에 대한 투자는 ‘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투자자들은 종종 유행을 쫓아간다”면서 “유행을 따르는 투자는 ‘상투’를 잡을 위험성이 크고 결국 이는 투자수익률이 악화되는 결과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장기 투자와 함께 적립식 투자를 권유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향후 한국 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해 “현재의 비중을 유지할 것이지만 펀드 전체의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금액상으로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때 다음의 세 가지 기준을 고려한다고 했다. 첫째, 업종별로 세계시장에서 1~3위 안에 드는 주도 기업. 둘째, 이익률이 최소 10% 이상인 기업. 셋째, 총수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 기업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또 기업이 속한 산업군의 경쟁력도 고려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마진이 적은 항공 업종 등은 투자를 신중히 하는 편이라고 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이 밖에도 인터넷이나 화학·장비 분야에서 신기술을 가진 중소형 회사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은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라면서 “이런 회사들에 대해서는 모든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재정 줄다리기’에 대해서는 “협의의 당사자들이 유권자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결국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은 각국이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고 재정 적자 감축과 같은 방법론에 대해 ‘큰 틀의 방향’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유럽연합(EU) 해체와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모비우스 회장은 최근의 유동성 랠리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00조 달러에 달하는 파생상품과 각국 정부의 인위적인 자금 공급 그리고 EU의 채무 조정 방안 발표 등 이벤트에 편승해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