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잇따르며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LG이노텍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LG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이미 ‘바닥’을 찍었다는 데 대다수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한다. 그만큼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면도 없지 않지만 요즘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둘러싼 상승 분위기는 구체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LG그룹 주식에 대해 ‘매수’ 의견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장밋빛’으로 가득한 리포트들을 쏟아내고 있다. 3분기 이후 돋보이는 실적 달성을 예상하는 호재들이 이어지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더욱 밝은 미래가 예상된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동안 실적 악화와 그에 따른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던 LG그룹은 이제 막 턴어라운드를 시작했다.
[LG, 부활 신호탄 쏘다]주가 ‘바닥’ 치고 본격 턴어라운드 "주요 계열사 ‘강세’…증권사도 ‘강추’"
지난 8월 8일 기준 LG그룹 11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70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초 70조 원 아래로 떨어진 후 3개월 만에 다시 70조 원대로 올라선 것. 이후에도 상승세는 계속돼 17일에는 72조2000억 원을 기록, 7월 초(7월 2일)와 비교해 무려 7조4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LG그룹의 70조 원대 시가총액은 2011년 말 시가총액 수준(68조8000억 원)을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이는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 7월 중순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이후 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 7월 초부터 지난 8월 17일까지 코스피지수의 변동(1851→1946)이 5%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LG그룹주의 상승세는 단연 눈에 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4%, 20% 올랐고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25% 상승했다. LG이노텍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 했다. 시장에서 LG그룹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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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시가총액 70조 원대 회복

LG전자는 7월 23일 5만6600원이던 주가가 7월 25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8월 17일에는 6만4600원을 기록했다. 20여일 만에 14%가 상승한 셈이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휴대전화 부문이 저조했지만 북미 시장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한 단계 오르는 등 각종 지표들이 3분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어 이 같은 분위기가 주가에도 반영된 것이다.

IBK증권 E-BIZ팀 박성환 매니저는 “스마트폰 악몽이 더 이상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 주가는 충분히 하락했다고 본다”며 “이번 3분기부터 휴대전화 출하량이 분기 단위로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 박성민 수석연구원 역시 “하반기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를 위한 비용 투입 지속 등 하반기 영업 실적 감소가 예상되지만 현시점에서 영업 실적 자체보다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좀 더 의미 있는 숫자”라고 전제한 뒤 “백색 가전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 지속 가능성 확인과 함께 스마트폰은 제품 경쟁력 확보 시기를 지나 이제 판매량 확대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주가 수준이 바닥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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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7월 23일 2만2100원이던 주가는 8월 17일에는 2만7000원으로 무려 25%나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미국 민사소송 관련 충당금 반영을 제외하면 사실상 영업 흑자를 달성한 셈인 데다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의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어규진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도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실적을 구현했지만 차별화 포인트는 하반기에 더 강화될 것”이라며 “뉴 아이패드 패널 출하량 증가와 아이폰5 출시, 고해상도 울트라북 패널 출시 등 고부가가치 패널 출하 비중이 60%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LG유플러스의 주가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 7월 23일 6430원이던 주가는 8월 17일 7700원으로 20% 상승했다.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매력적’이라는 의견이 두드러진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2분기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ARPU)이 2만928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는 등 LTE 수혜가 가장 크고 빠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김홍식 애널리스트는 “급속한 LTE 가입자 비중 상승과 LG통신 3사 간 합병 및 회계 처리 변경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비 증가 영향이 2012년 종료되기 때문에 2013년엔 실적이 급격히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화증권 박종수 애널리스트도 “LTE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전국망 구축 비용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3분기 실적은 흑자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 부활 신호탄 쏘다]주가 ‘바닥’ 치고 본격 턴어라운드 "주요 계열사 ‘강세’…증권사도 ‘강추’"
LG화학과 LG이노텍 주가도 오름세다. LG화학은 7월 23일 30만2000원에서 8월 17일 32만8000원으로, LG이노텍은 같은 기간 8만1200원에서 8만9900원으로 각각 9%, 11%의 상승률을 보였다. LG화학은 2차전지 부문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고 있다. 지난 2분기에 2차전지 부문이 호조세를 보였고, 글로벌 불황에도 불구하고 화학 업황에서도 선방해 3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하반기 큰 폭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감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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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면서 지주회사인 (주)LG의 주가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7월 23일 5만4800원이던 주가는 8월 17일 6만1300원으로 12% 가까이 올랐다. 3분기부터 전자·화학·통신 부문 등 모든 부문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주사의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돼 당분간 LG그룹주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