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올해 연구·개발(R&D)에 4조9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5년 전인 2008년 투자액인 2조8000억 원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4조3000억 원과 비교해도 6000억 원이 늘어난 수치다. 미래를 담보할 원천 기술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방침의 표현이다.

LG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그린 비즈니스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에는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그린 신사업이 그룹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것이라는 ‘그린 경영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전기자동차 부품, 수처리 등 그린 신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올해 그린 비즈니스 매출 목표 4조 원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우선 전기차 부품 사업을 위한 인천 전기자동차 부품기지 ‘V-ENS 인천 캠퍼스’가 하반기에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배터리팩, 인버터, 탑재형 충전기, 공조 모듈 등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에 공급할 부품의 연구 및 시제품 시설이 본격 가동하게 된다. LG는 지난해 8월 GM이 생산하게 될 미래 전기자동차의 주요 부품 등 핵심 솔루션을 공동 개발·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 부활 신호탄 쏘다]‘성과 가시화’ 미래 성장 부문 "그린 신사업 ‘질주’…올해 매출 4조 원"
2020년 그룹 전체 매출 15% 목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LG화학이 맡아 이끌어 가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만 약 3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는 오염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가장 친환경적인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 6월에는 4500만달러를 투자해 발전용 연료전지 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 plc)의 자회사 ‘롤스로이스 퓨얼셀 시스템즈’의 지분 51%를 인수, ‘LG퓨얼셀시스템즈(LG Fuel Cell Systems Inc.)’를 새롭게 출범했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LG퓨얼셀시스템즈는 양사의 공동 R&D를 통해 3, 4년 내에 발전용 연료전지를 상용화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 부활 신호탄 쏘다]‘성과 가시화’ 미래 성장 부문 "그린 신사업 ‘질주’…올해 매출 4조 원"
수처리 사업은 지난 2월에 ‘LG-히타치 워터 솔루션’이 공식 출범했으며 지난 5월에는 여수시와 시설 용량 3만5000톤, 총사업비 450억 원 규모의 하수 처리수 재이용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영하 LG전자 사장은 “올해 세계 수처리 시장은 약 450조 원을 웃도는 규모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매년 5%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친환경 미래 사업”이라며 “토털 솔루션 보유 능력을 바탕으로 수처리 시장에서 글로벌 리딩 업체로 발돋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는 전기차와 수처리 사업 외에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스마트 그리드 사업 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시동을 걸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위아래 300도까지 넓게 비출 수 있는 가정용 LED 램프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백열전구 대비 80% 이상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수은과 납이 없는 친환경 제품이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백열전구에 비해 연간 81%까지 줄일 수 있다. 수명은 일반 전구의 25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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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LG전자는 자사의 독자적 스마트 가전 기술인 ‘스마트 씽큐(Smart ThinQ)’를 선보였다.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에 스스로 작동하는 세탁기, 저장 식품의 보관 기한 알림 및 저장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 정보를 제공하는 냉장고 등이 ‘스마트 씽큐’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이후연 기자 leew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