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보다 ‘볼거리’에 방점

미래의 브리튼 연방. 평범한 남자 더글러스(콜린 파렐 분)는 매일 밤 뜻 모를 악몽에 시달린다. 그는 악몽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완벽한 기억 이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환상을 체험하게 해준다는 ‘리콜’을 방문한다. 하지만 기억을 심는 과정에서 의문의 사고가 일어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더글러스는 자신이 10여 명 정도의 특수 경찰을 모두 해치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심지어 사랑하는 아내 로리(케이트 베킨세일 분)마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 한편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난 꿈속의 여인 멜리나(제시카 비엘 분)는 브리튼 연방의 코하겐 총리(브라이언 크랜스톤 분)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Colin Farrell stars in Columbia Pictures' action thriller TOTAL RECALL.
Colin Farrell stars in Columbia Pictures' action thriller TOTAL RECALL.
필립 K 딕의 단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영화화한 폴 버호벤의 1990년 영화 ‘토탈 리콜’이 당시 안겨줬던 시각적 충격은 대단했다. 더글러스(아놀드 슈워제네거 분)가 뚱뚱한 여자로 분장하고 나와 그 얼굴이 여러 갈래로 조각나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특수 분장의 뛰어난 퀄리티보다 그것의 효과적인 사용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할 것 같다. 즉 버호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과 기억의 문제를 육체에 대입하고 그것의 파괴와 오용에 대해 블랙 유머와 난폭한 폭력을 거치면서 매우 효과적으로 시각 효과를 활용했다.

‘언더월드’ 시리즈로 유명한 렌 와이즈먼 감독은 버호벤과 방향을 달리했다. 그는 지구의 양쪽 반구를 17분 만에 넘나들 수 있는 미래 세계의 풍경, 그리고 미래 세계에서의 추격전과 총격 장면의 구현에 대한 상상에 집중했다. 기억의 문제 역시 육체의 재현보다 공간의 배치를 통해 드러난다.

‘공각기동대’를 연상시키는 복잡하고 황량한 레이어가 겹치는 미래 도시의 풍경에서, 추격자와 쫓기는 자 모두 이곳을 건너뛰면 어떤 공간이 기다릴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계속 뚫고 찢고 뛰어들며 질주한다. “이게 바로 꿈속이야”라고 명백하게 전제하고 들어가는 ‘인셉션’의 공간보다 어쩌면 좀 더 흥미로운 내면의 은유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많은 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1990년의 로리(샤론 스톤 분)와 비교했을 때, 2012년의 로리(케이트 베킨세일 분)는 관능보다 남성들을 압도하는 무시무시한 액션 쪽에 방점을 찍는다.

“왜 날 죽이려는 거냐”는 남편 더글러스의 물음에 로리가 “권태기라고 생각하든가. 나 같은 여자가 너 같은 놈이랑 결혼해 이런 시궁창에서 살겠어?”라고 차갑게 비웃는 ‘부부 유머’가 좀 더 늘어난 것도 재미 포인트다.



대학살의 신
감독 로만 폴란스키 출연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크리스토프 왈츠, 존 C. 레일리
[영화] 토탈 리콜 Total Recall 外
열한 살 재커리는 친구들과 다투다가 막대기를 휘둘러 이턴의 앞니를 부러뜨린다. 아이들의 다툼을 중재하기 위해 두 아이의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교양과 이성으로 다듬어진 대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유치찬란한 말싸움을 거쳐 육탄전으로 발전한다.




알투비:리턴투베이스
감독 김동원 출연 정지훈, 유준상, 신세경, 이하나
[영화] 토탈 리콜 Total Recall 外
공군 특수 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조종사 태훈은 에어쇼를 난장판으로 만든 뒤 21전투비행단으로 이적된다. 동기 유진과 후배 석현의 도움으로 점차 적응하던 태훈은 비행단 내 톱건 철희와 마찰을 일으키고 에이스 정비사 세영과 호감을 쌓아간다.



스텝업4:레볼루션 S
감독 스콧 스피어
출연 라이언 구즈먼, 캐스린 매코믹영
RYAN GUZMAN (center) stars in STEP UP: REVOLUTION
RYAN GUZMAN (center) stars in STEP UP: REVOLUTION
‘MOB’의 리더 션은 유튜브 댄스 배틀에서 1000만 조회 수를 돌파해 10만 달러의 상금을 받으려고 한다. 한편 거대 호텔 사장의 외동딸 에밀리는 정식 무용단의 프로 댄서가 되는 것이 꿈이다. 춤 안에 자신들의 외침을 담는 MOB의 열정에 감동받은 에밀리도 그 팀에 합류한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