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에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여전히 팍팍하니 입맛 돌기 힘든 여름이다. 창업 시장에서는 ‘퓨전·저가·무제한’이 여전히 부진한 경기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의견이 있지만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창업자들에게는 스테디셀러가 여전히 가장 안심이 될 듯하다.

덮밥·국수류의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분식류는 특별히 입점 상권에 제한이 없고 고객층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편안함이 있는 업종이다. 보통의 분식점은 취급하는 메뉴의 종류가 많아 식재료 관리가 쉽지 않고 전통적으로 노동 강도가 높은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닐리리맘보’는 분식 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덮밥과 국수를 특화한 프랜차이즈 점포다.
[창업] 성공하는 ‘업종·상권·인테리어’ 선택법, ‘다 알고 있는 사장’ 이 성공한다
프랜차이즈 본사 결정 맹신하면 낭패

아이들이 다 자라 다소간 시간의 여유가 생겼지만 창업을 계획하기에는 특별히 마땅한 기술이 없는 것이 보통의 주부들이다. 하지만 닐리리맘보 응암점을 운영하는 안미애 사장은 “주부도 잘하는 것이 당연히 있다”고 생각했다. 꼼꼼하고 위생적인 면은 한국 주부라면 당연히 최고이고 국수 요리를 좋아해 남편에게 자주 해 먹이고 좋은 평을 들었던 터라 국수 전문점에 눈이 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요리니까 큰 욕심 없이 소소히 운영하는 정도면 될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내심 사업하는 남편을 금전적으로 돕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주부이고 초보 창업이지만 자신의 점포가 입점할 상권을 찾는 과정에서 모른다고 무조건 본사 말만 듣겠다는 생각 대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금의 응암동 불광천 주변의 36㎡ 규모의 점포를 얻게 된 것은 안 사장이 이 근처에서 신혼을 보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젊은 날 이곳에서 지내면서 주변의 상권이나 동네 사람들의 연령별 구성,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유동인구의 흐름까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주변에 동네 주민들을 끌어 모아 주는 대형 마트가 자리하고 있어 가족 단위 고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거리였기에 과감히 입점을 결정했다. 그 결과 주변 주택가 주민들이 주말에 쇼핑 전후 간단한 외식을 위해 찾는 빈도가 높아 주말 매출이 평일의 거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잔치국수나 콩국수 같은 시원한 국수류도 인기지만 불 냄새가 나는 매콤한 낙지덮밥은 직화이기 때문에 독특한 맛으로 손님들에게 평이 좋다. 계절별 특별 메뉴를 포함해 7~8종류의 국수와 5~6종의 덮밥을 주 메뉴로 하니 주방의 인력 부담이 없는 편이다. 주요 식재료는 프랜차이즈 점포인 덕에 거의 완제품 형태로 받는다.

안 사장의 매장은 36㎡ 정도로 그렇게 큰 규모의 매장은 아니지만 전면에 테라스가 있어 외관이 널찍하다. 주부 사장의 깔끔함 덕에 늘 단정한 테라스가 마치 카페 같아 가끔 동네 커피 전문점으로 아는 이들도 있다.

매장 내부 역시 음식 냄새만 아니면 커피 전문점으로 착각할 만큼 깔끔하고 감각적이다. 메뉴는 분식류지만 요즈음 추세는 업종을 막론하고 카페형의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가 고객에게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주부나 초보 창업자들은 창업에서 두려움이 더 큰 편이다. 이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나 프랜차이즈 본사가 제시하는 공개 매출에 선택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당장의 유행이나 매출보다 향후 내가 어떻게 가게를 운영할 것인지를 판단해 ‘내가 할 수 있는 업종’을 찾아 자신감을 갖고 운영하는 것이 안정성과 매출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재영 김앤리컨설팅 소장 jy.lee200@gmail.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