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또 “부진한 상품을 핵심 우량 상품으로 교체하도록 지원하고 적극적인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Trust) 금융 투자회사가 돼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 6월부터 대우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 사장은 자신의 경력 중 상당 부분을 대우증권에서 보낸 ‘대우증권맨’이다. 이후 그는 메리츠증권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 회사를 대안 투자의 강자로 만든 것은 물론 또 하나의 증권업 사관학교로 키워냈다. 10년 만에 대우증권의 지휘자로 컴백한 김 사장은 단호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아직도 대우증권의 인적자원은 국내 최고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뛰어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모회사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과 연계해 시너지를 높이고 해외 비즈니스 확대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현재 국내에는 60여 개나 되는 금융 투자회사가 경쟁하고 있다”면서 “증권업을 이끄는 대형사는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위기로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체력이 저하된 현 상황이 오히려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해외시장 공략 시 지역에 따른 차별화된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또 그는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면서 아시아권 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을 국제금융의 헤드쿼터로 삼아 해외 진출에 속도감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아시아 중심의 이머징 마켓에서는 전통적인 비즈니스(기업금융·트레이딩·브로커리지)를 확대해 나갈 것이며 유럽·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이번 금융 위기로 무수익 여신(NPL), 크로스보더 인수·합병(M&A) 등의 투자 기회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자기자본투자(PI)·사모펀드(PE) 비즈니스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해외 전략을 통해 김 사장은 현재 4% 수준의 해외 수익 비중을 2015년까지 10%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또 기업금융 부문에서 강력한 역량을 가진 산업은행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신용도·프로젝트파이낸싱(PF)·M&A 등의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은행과 해외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해 PI·PE 투자 및 은행을 통한 대출(loan) 등을 주선하고 금융 계열사 상품을 해외에서 판매하는 등 이종 시장 간의 교차 판매(Cross-selling)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대우증권은 해외 현지 금융회사들과의 제휴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실익이 없는 형식적인 양해각서(MOU) 체결을 지양하고 실제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합작 및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특정 섹터나 지역에 강한 중소형 규모의 글로벌 증권사와의 네트워크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몽골 등에서 합작 증권사 투자·설립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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