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차는 가솔린 터보엔진이 장착된 ‘레인지로버 이보크 2.0 Si4 다이나믹’인데 4가지 라인업 중 유일하게 3도어 쿠페로 나왔다. 콘셉트 카에 가장 근접한 모델이다.
직렬 4기통 엔진을 가로 배치해 후드는 짧고 트렁크가 없어 측면 비율은 기아자동차 쏘울이나 현대자동차 벨로스터와 비슷하다. 비교적 긴 탑승 공간을 짧은 후드가 끌고 나가는 듯한 모양이다. 물론 풀타임 사륜 구동이다.
내관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 걸맞지 않게 붉은색 가죽으로 된 스포츠 버킷 타입 시트다. 시트만 보면 포르쉐나 람보르기니다. 지붕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 실내 가림막을 열면 하늘 전체가 시야에 들어온다. 해가 쨍쨍한 날엔 뜨겁지만 비가 오는 날엔 낭만적이다. 통유리이기 때문에 선루프처럼 열리지는 않는다.
제원상으로 가솔린 직분사 터보엔진의 제로백(0→100km/h)은 7.6초지만 1999cc 배기량과 1790kg(공차 중량)의 무게 때문인지 등이 시트에 쫙 붙을 정도의 가속력은 아니다. 그러나 순식간에 평범한 자동차들을 따돌리는 실력을 보면 출발이 조금 더딜 뿐이다.
과거 아우디 Q5가 국내 첫 시판됐을 때 2.0 TDI만 나와 배기량에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후 3.0 TDI가 주력으로 나온 바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도 배기량에 조금 변화를 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데, 최근 해외 언론에서 한층 스포티한 버전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바람도 연비를 보면 조금 무리라는 생각도 든다. 지난해 출시돼 전 기준으로 표기된 연비는 리터당 10.3km다. 이론상 연료탱크 70리터로 700km는 갈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500km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디스커버리4’에서 경험한 극한의 부드러움을 기대했지만 ‘쿠페’를 지향해서인지 서스펜션은 다소 단단한 편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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