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본시장 개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에서 내국인 전용 A주에 투자하려면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Ⅱ) 자격을 따야 한다. 중국 증권 당국은 외국자본이 더 쉽게 QFⅡ 자격을 획득하고 더 많은 돈을 더 쉽고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자본시장 개방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YONHAP PHOTO-0958> The newly-built Shanghai World Financial Center, the tallest building, stands among other high-rise building near Huangpu River Thursday Aug. 28, 2008 in Shanghai's Pudong District, China. The 492-meter-tall ((1,614-ft), 101-story China's tallest building with the world's highest observation platform will be opened to the public on August 30. The 88-stories Jin Mao Tower, right, is the second highest building in China. (AP Photo/Eugene Hoshiko)/2008-08-28 17:06:22/
<저작권자 ⓒ 1980-200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The newly-built Shanghai World Financial Center, the tallest building, stands among other high-rise building near Huangpu River Thursday Aug. 28, 2008 in Shanghai's Pudong District, China. The 492-meter-tall ((1,614-ft), 101-story China's tallest building with the world's highest observation platform will be opened to the public on August 30. The 88-stories Jin Mao Tower, right, is the second highest building in China. (AP Photo/Eugene Hoshiko)/2008-08-28 17:06:22/ <저작권자 ⓒ 1980-200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최근 마련한 규정에 따르면 QFⅡ 자격을 얻기가 한결 쉬워진다. 운용 중인 증권 자산 규모가 과거엔 최소 50억 달러는 돼야 QFⅡ 자격을 신청할 수 있었는데 이 기준을 5억 달러로 크게 낮췄다. 2002년 11월 QFⅡ가 처음 시행될 때만 해도 이 기준은 100억 달러였다. QFⅡ 자격을 얻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 경영 기간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됐다. 이 기간 역시 처음엔 30년이나 됐다. QFⅡ 문턱이 크게 낮춰지면서 중국 A주에 투자하는 외자가 중소 증권사나 자산운용 회사 등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A주에 투자하는 차이나펀드를 운용하는 곳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 당국은 QFⅡ 비준 속도를 높여 왔다. 작년 12월 이후 거의 반년 사이 한국은행 등 51개 외국계 기관투자가가 QFⅡ 비준을 받았다. QFⅡ에 새로 부여한 투자 한도 역시 같은 기간 48억7300만 달러에 달했다. 최근 수년간 승인한 전체 규모를 웃도는 수준(남방일보)이라는 분석이다. QFⅡ 자격 완화는 이 같은 추세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재 QFⅡ 자격을 얻은 곳은 172개사다. 이 가운데 투자 쿼터를 받은 곳은 145개사로, 272억6300만 달러를 할당 받았다.

QFⅡ가 운용할 수 있는 자산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증감회는 중국 외환관리국과 협의해 지난 4월 QFⅡ 쿼터를 총 300억 달러에서 800억 달러로 크게 늘렸다. QFⅡ가 자산을 운용할 때 적용받는 규제도 크게 풀었다. 전체 외자가 매입할 수 있는 특정 상장사 주식 한도가 20%에서 30%로 확대됐다. 또 은행 간 채권시장에도 QFⅡ의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QFⅡ의 운용 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에 대한 규정을 통해 2010년부터 최소 5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도록 요구해 왔으나 최근 이 기준을 폐지했다. 현금 비중이 2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은 유지했다.

중국 당국은 앞으로도 증시에서 외자 비중을 계속 늘릴 방침이다. 중국 언론들은 증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A주 시장에서 QFⅡ가 차지하는 비중(유통 주식 기준)은 1.1%로 주변 국가의 30%에 크게 뒤진다며 QFⅡ 발전 공간이 크다고 보도했다. QFⅡ 규제 완화는 자본 흐름을 자유화하는 자본계정 완전 태환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해외 투자자가 A주와 같은 위안화 표시 중국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확대할수록 위안화 자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2011년 12월 RQFⅡ(런민비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제도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해외의 위안화로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홍콩에서 우선 시행 중이다.

QFⅡ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뛰어난 성적표를 내왔다. 남방일보에 따르면 2003년 7월 UBS를 시작으로 지난 3월 말까지 과거 10여년간 QFⅡ가 중국 A주에 투자한 돈은 1213억 위안으로 연평균 11.9%의 수익률을 올렸다. 과거 11년간 중국 공모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 0.6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확대는 지난가을 신임 증감회 주석으로 영전한 궈수칭(郭樹淸)의 작품이다. 올가을 중국 1인자가 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체제의 증권 당국 수장으로서 미리 임명됐다는 게 정설이어서 중국 증시의 개방 확대 흐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베이징=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