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핫 트렌드 분석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자영업자까지도 ‘어떤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늘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마케팅의 최전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제일기획 김홍탁 마스터에게 급변하는 마케팅 트렌드를 물었다. 김 마스터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기업 이미지 광고, 갤럭시의 캠페인 등을 담당해 왔다. 현재 국내외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모두 아우르며 기업에 마케팅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마케팅] ‘소비자 교감 코드’가 성공 키워드
최근 마케팅 트렌드는 기존 전략에 비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까.

기존 TV 광고에 크게 의존했지만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등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다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기존에는 마케팅이 미디어 형식에 맞춰야 했지만 뉴미디어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다양해졌죠. 그 덕분에 기존에 불가능했던 스토리텔링이 다양하게 구사되고 있어요. 광고주들도 소셜 미디어 부서와 통합 마케팅 부서를 만들고 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광고 업계에서 매출 기준으로 뉴미디어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 업계가 30%, 제일기획이 10%입니다. 뉴미디어는 아직 매출 면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만들어지는 콘텐츠의 양은 전통 미디어보다 많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은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해야 하고 만일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 빠르게 긍정적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등 해야 할 일이훨씬 많아요. 콘텐츠를 전달할 수단이 많아지면서 마케팅 전략을 전방위적이고 통합적으로 진행합니다. 따라서 여러 직종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해요.


뉴미디어 마케팅의 효과는 어떻습니까.

TV 광고는 수용자의 인지도 등을 측정하는 과학적 방법이 많습니다. 하지만 뉴미디어는 조회 수와 댓글 수 정도로 가늠할 뿐 아직 과학적 측정 방법이 없어요. 하지만 뉴미디어 마케팅은 상호작용·참여형이기 때문에 구전 효과가 강력합니다.

물량을 많이 투입할수록 역시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까.

가시적인 마케팅 효과를 보기 위해 물량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뉴미디어도 새로운 콘텐츠가 발화돼 입소문이 되기까지는 미디어 비용이 필요합니다. 많은 기업 관계자가 뉴미디어 마케팅은 적은 비용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에 무료로 올리면 퍼지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도달하거나 이들을 콘텐츠로 유도하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요구됩니다.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이 시도됩니다. 그중 성공과 실패로 나뉠 텐데 그 기준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매출이나 인지도가 짧은 시간 안에 오르지 않으면 실패라고들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산불 나듯이 캠페인이 매출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매출을 결정하는 요인은 광고뿐만 아니라 가격 정책과 품질 등 여러 가지입니다. 성공한 캠페인은 공통적으로 소비자 교감 코드를 갖고 있습니다. 미네워터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부 마케팅은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 좋은 일에 참여하려는 의도가 저변에 깔렸기 때문에 이를 쉬운 방법으로 유도해 성공할 수 있었어요. 미네워터는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 교감할 수 있었던 것이죠.

마케팅에서 행동경제학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마케팅 대상이 대중 소비자에서 쇼퍼(현장에 물건을 구매하러 온 사람들)쪽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대형 매장 등에서 쇼핑 중인 소비자를 어떻게 물건을 집게 하느냐가 관건이죠. 안일한 커뮤니케이션으로는 어렵습니다. 호객꾼이 사람들을 끌어가듯 강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구매 패턴을 보이는지 분석이 필요해요. 빅 데이터를 통해 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케팅이 궁극적 목적인 매출 증대로 바로 연결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케팅은 좋은 제품, 가격 경쟁력 등 모든 요소를 갖춘 상태에서 매출 상승의 점화플러그 역할을 합니다. 좋은 광고 하나만으로 매출이 급상승되던 시대는 이제 갔습니다. 또한 마케팅 수단이 많아지면서 하나의 광고로 선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가지 마케팅 캠페인이 조화롭게 통합돼야 합니다. 한편 최근 제품 론칭쇼가 마케팅의 주 메뉴가 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독특한 콘셉트로 행사를 열어 언론과 소비자의 주목을 끄는 것이죠.

혁신적인 마케팅에 앞서 혁신적인 제품이 전제돼야 한다는 말이군요.

현대카드는 이전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카피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마케팅에서는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가입률 상승 등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죠. 상품이 기존 것이나 타사와 차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듣기 좋은 메시지만 던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현대카드는 디자인·혜택 등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인포그래픽 중심의 TV 광고, 해외 유명 스타 공연 마케팅을 하며 젊은 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일으켰고 곧바로 가입 증대 효과를 거뒀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마케팅] ‘소비자 교감 코드’가 성공 키워드
최근 독특하거나 ‘핫’하게 떠오르는 마케팅 방법을 소개한다면.

던킨도너츠의 캠페인이 재미있습니다. 직장인들은 아침 시간 버스에서 힘겹게 출근합니다. 이때 정류장 안내 방송 뒤에 나오는 광고에 던킨도너츠 메시지를 넣습니다. 그리고 광고 끝부분 던킨도너츠 상호를 말할 때 버스 내에 설치된 장치에서 커피 향을 분출합니다. 던킨도너츠의 광고를 듣고 커피 향을 맡은 이들이 그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던킨도너츠 매장을 마주합니다. 자연스레 사람들은 커피를 떠올리며 매장으로 발길을 이끕니다.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 현실적인 조언을 부탁합니다.

TV 광고는 오래됐지만 아직 강력합니다. 하지만 미디어 형식이 오래됐다는 것은 새로운 뭔가를 담아내기 힘들다는 겁니다. TV 광고를 보고 있더라도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걸러내고 집중하지 않습니다. 대기업이 아닌 이상 TV와 같은 대규모 광고비용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편강탕’의 사례처럼 새로운 전법을 시도하는 것이죠.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얻기 위해 게릴라식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 등에서 회자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대중과 상호작용을 통해 그들의 입으로 홍보를 할 수 있습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